[청년광장] '토착 왜구' 소리가 그렇게 듣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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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사관’에 찌든 정진석의 망언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0.12 09:39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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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여야 간 친일 공방으로 대립 중이던 가운데 11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는 정진석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적었다. 정진석의 이 말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욱일기가 한반도에 다시 걸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한 말을 비판하기 위해 내뱉은 것이다.

정진석 의원의 이 말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전형적인 ‘식민사관’에서 비롯된 인식이다. 침략이란 게 꼭 무력으로 침략해야만 침략인 줄 아는 것인가? 정진석 의원의 할아버지는 일제 강점기 때 계룡면장을 지냈던 정인각이란 인물인데 역시 친일 행적이 있는 인물이었다. 

식민사관은 크게 3가지 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는 당파성론(黨派性論)이라는 것이다. 일제는 조선인들은 본래 파쟁 의식이 강하여 항상 힘을 합칠 줄 모르고 늘 분열해서 싸우기만을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로 든 것이 바로 붕당 정치이다. 흔히 조선이 당파 싸움 때문에 망했다고 알려진 것도 사실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두 번째는 정체성론(停滯性論)이다. 이것은 독일의 학자 카를 마르크스가 주장한 유물사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르크스는 인류 역사는 원시 공산제-노예제-봉건제-자본제-공산제 순으로 5단계의 발전 과정을 거친다고 주장했다. 일제는 이 마르크스의 유물사관을 왜곡하여 조선에는 봉건제 사회가 없었으니 왕조 교체만 빈번하게 일어났을 뿐 20세기 초에 멸망한 대한제국까지 고대 사회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세 번째는 타율성론(他律性論)이다. 일제는 조선은 늘 주체적으로 발전을 하거나 자립을 못해서 항상 큰 나라에 사대를 하고 늘 외세의 개입에 의해서만 발전하는 나라라고 왜곡했다. 그로 인한 대표적인 사례는 문헌 사료에서는 전혀 검증되지 않는 위만의 철기 전래, 중국 동부에 있었던 것을 한반도 북부에 있었다고 왜곡한 한사군, 대마도에 있었던 것을 한반도 남부에 있었다고 왜곡한 임나일본부 등이 있다.

이 세 가지 학설을 종합해 보면 결론은 이렇게 나온다. “너희 조선은 안에서는 늘 너희들끼리 갈라져서 스스로 발전을 못하고 정체되어 있으며 항상 사대를 하고 외세의 개입이 있어야만 발전하는 놈들이다. 그러므로 우리 일본이 너희 조선을 식민지로 다스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지금 우리가 너희들을 지배하는 것은 너희를 발전시키고 교화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제가 주장한 식민사관의 내용이다.

물론 조선 말기 사회가 문제가 심각했던 것은 사실이다. 안동 김 씨, 풍양 조 씨로 대표되는 세도가들이 순조, 헌종, 철종까지 3대 60여 년 동안 조선 정치를 떡 주무르듯 주물렀다. 어느 누구도 이 세도정치를 견제할 수 없었고 결국 조선 사회는 극도로 경직되어 갔으며 매관매직과 부정부패가 성행하였다. 그로 인해 민란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흥선대원군이 집권하여 이 세도정치를 척결하고 다시 개혁의 칼을 뽑아 성과를 거두는 듯 했으나 경복궁 중건과 그에서 비롯된 당백전 발행으로 재정을 파탄내어 도로아미타불이 되었다. 흥선대원군이 하야한 이후엔 명성황후를 중심으로 한 여흥 민 씨 일가의 척족 정치가 찾아왔고 조선 사회는 이전 세도정치 시절처럼 다시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조선이 스스로 무너졌는가? 절대 아니다. 일제는 분명히 그 당시에 조선을 침략했다. 1875년에 일본이 강화도 앞 바다에서 일으켰던 운요호(雲揚號) 사건은 침략 행위이고 도발 행위가 아니면 무엇인가? 당시 일본은 1854년에 미국에 의해 개항된 이후 막부 정치를 종식하는 과정에서 내전이 일어났다. 그 내전이 일단락된 후 내부 봉합을 위해 시선을 외부로 돌리려 했는데 그 때 들어온 타깃이 바로 옆에 있었던 조선이었다.

일본은 이 운요호 사건을 통해 조선을 도발했고 결국 1876년 강화도 조약이라는 불평등 조약을 통해 침략의 길을 열었다. 그 후로 일본은 정치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조선을 점점 예속화시켰다. 조선이 일본의 간섭에서 벗어나 독자 행보를 걸으려 하면 틈틈이 무력 도발도 자행했다. 1895년에 일본 공사 미우라 고로가 명성황후를 시해했던 을미사변은 그 대표적인 예시다.

명성황후가 친러 행보를 보이며 러시아를 끌어들여 일본을 견제하려 하자 일본이 손을 써서 경복궁에 무단으로 침입해 명성황후를 시해한 것이다. 이것은 침략이 아니면 무엇인가? 정진석 의원은 대답해 줬으면 좋겠다. 지하에서 명성황후가 통곡할 일이고 우금치 전투에서 처참하게 죽어간 10만의 동학 농민군이 통곡할 일이다.

이렇게 조선을 정치적, 경제적으로 예속화시킨 일본은 청․일 전쟁과 러․일 전쟁에서 연달아 승리한 후 더욱더 노골적으로 조선을 집어삼키는 것에 주력했다.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박탈하고 1907년 정미늑약을 통해 군대마저 해산시켰다. 그리고 1910년엔 경술국치로 대한제국은 무너지고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었다.

각지에서 의병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지만 서울진공작전이 실패한 후 와해되기 시작했고 결국 1909년 일제의 남한 대토벌로 인해 한반도 내에서 무력 투쟁은 실패했다. 의병들이 모여 만든 독립군이 만주로 이동하게 된 이유다. 이렇게 일본은 무력 도발로 시작하여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다방면으로 조선을 집요하게 노렸고 결국 식민지로 삼은 것이다.

그런데다 정진석 의원은 “조선왕조는 무능하고 무지했다.”고 말하며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가는 조선왕조를 집어삼켰다. 조선은 자신을 지킬 힘이 없었다.”고 했다. 정진석 의원의 말은 매국노이완용의 말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조선이 안에서 썩었든 말든 그건 우리 스스로 개혁해서 고치고 나아가야 할 것이었다. 일본이 뭔데 우리나라에 개입해서 우리나라를 없애고 자신들 식민지로 삼는단 말인가? 당시 조선 사람들 중에 누가 일본더러 이런 썩어빠진 나라를 대신 멸망시켜달라고 청원했다던가? 껍데기만 조선 사람이었던 매국노들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고려가 권문세족들의 전횡으로 썩어가자 이성계의 역성혁명으로 조선을 세웠듯이 조선이 썩었으면 우리가 안에서 혁명을 일으켜 새 왕조를 세우고 개혁을 하면 될 일이었다. 조선이 썩어빠졌으니까 일본이 기어들어왔고 그래서 식민지가 되었다는 건 전형적인 왜놈들의 말이고 친일파들의 말이다. 이 자들을 ‘조선 왜놈’이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하다.

오죽했으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진석 의원의 망언에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유승민 전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이게 우리 당 비대위원장의 말이 맞나?”라고 하며 “이순신, 안중근, 윤동주는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당장 이 망언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질타했다. 김웅 의원 또한 “고구려도 내분이 있었는데 그럼 당나라의 침략으로 망한 것이 아닌가”고 하며 “전형적인 가해자 논리”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 비대위원장은 일제가 조선 침략 명분으로 삼은 전형적인 식민사관을 드러냈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역대급 망언”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 자신들에게 ‘친일 프레임’을 뒤집어 씌운다고 떠들 자격이 없다. 이미 당신들 스스로가 친일 정당임을 여러 차례 각인시켰다. 이번도 그 사례 중 하나다.

이번 사례로 알 수 있듯이 국민의힘은 뼛속부터 친일인 정당인 것 같다. 조상 중에 독립운동가가 있는가는 중요한 게 아니다. 호부견자란 말이 있듯이 조상이 독립운동가였어도 후손이 친일파라면 후손은 욕을 먹어 마땅하다. 당장 안중근 의사의 아들 딸인 안현생-안준생 남매도 친일파였다. 그런데도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자녀들이라고 안현생과 안준생을 ‘친일파’라고 부르면 안 되는 것인가? 호부견자가 있으면 견부호자도 있다. 조상이 친일파였어도 그 후손이 조상의 행적에 대해 사죄하고 친일파를 단죄하는데 앞장 선다면 그 사람은 칭찬받아 마땅한 사람이다.

즉, 현재의 행보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국민의힘 안에도 독립운동가를 조상으로 둔 정치인들이 있고 더불어민주당 안에도 친일파를 조상으로 둔 정치인들이 있다. 허나 독립운동가 조상을 두고서도 친일, 반민족 행보를 보인다면 그건 이미 훌륭한 친일반민족주의자인 것이다. 어느 정당에 독립운동가 후손이 더 많고 친일파 후손이 더 많은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현재 그 당의 행보가 더 중요한 것이다.

국민의힘에 독립운동가를 조상으로 둔 사람이 더 많다고 해도 지금 그들이 친일 행보를 보이니까 ‘친일 정당’이라고 불리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 왜 당신들이 ‘토착 왜구’ 소리를 들었겠는가? 늘 일본 편을 드는 행보를 보이니까 그런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신 못 차리고 이런 헛소리를 하고 있으니 당신들은 계속 ‘토착 왜구’ 취급을 당해도 뭐라 말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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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마 2023-02-27 00:19:57
토착왜구

김옥균이 운다 2022-10-13 10:57:09
사대주의자 집합소네

철퇴를 2022-10-13 09:21:54
일본에 가서 의원을 해라 저러한 생각으로 똘똘 뭉친 국캐의원이 하는 의정활동은 결국 대한민국을 쇠락하게 하는 것일 수 밖에는 없을 것이 자기 조국이 일본이라고 생각하는 저런 자는 반드시 척결하여 발 붙일 곳이 어

문제는 2022-10-12 13:57:18
문제는 다음번 총선에도 지역주민들은 국민의힘을 뽑을것이라는~~속고속고 또 속다 스스로바보를
자처하는 주민들이 있을테니 어쩔도리 있나

매국 정권 2022-10-12 13:25:49
일본의 삽살개 윤석열이 미국의 푸들 일본에 머리 조아리고 꼬리를 흔들고 있으니, 별 거지같은 것들이 탈을 벗고 친일파임을 공식 천명하며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도저히 용서 못한다. 정진석 국회에서 쫒아내라.
윤 정부는 친일파 김태효를 비롯해 별의별 인간 퇴물들을 모아놓고 대체 뭘 하려는 건가 ?
박진 장관은 광우병 촛불 시민들을 '기술로 무장한 도시 게릴라식 시민 불복종'이라 했다. 이 촛불들로 미국으로 부터 많은 양보를 받았는데, 도시 게릴라라니. 국민과 역사를 보는 썩은 정신이 국민과 국익을 위해 무슨 외교를 하나. 정진석, 김태효, 박진 다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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