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미국 뉴욕에서 행한 ‘이XX, 저XX’라는 상욕 파문이 커지자 미국 의원들이 아닌 우리나라 야당을 향한 것이었다고 대통령실이 수정발표했음에도, 정작 국회에 들러서는 “사과할 일은 하지 않았다”라고 잡아뗐다. 특유의 유체이탈식 거짓말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진행된 5부 요인 및 여야 지도부 비공개 환담자리에서 정의당 이은주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회에 대한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은 국회 모독”이라며 “사과에는 시기가 따로 있지 않다. 사과하시라”고 요구하자 이렇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하지 않은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자신의 욕설자체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은 왜 사과하지 않으시나? 야당 국회의원들을 향한 욕설 정도는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의미냐”며 “아니면 국민 모두가 들은 대통령의 ‘이 XX들’ 비속어가 '조작'이라고 우기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아직도 ‘바이든을 언급한 적 없으며, 이 XX들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비속어를 국민 모두 들었다. 여당 내에서 나오는 비판처럼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모습은 그만 두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특히 “대통령은 ‘무오류의 존재’가 아니다”라며 “국민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대통령의 정정당당한 모습을 바랄 것이다.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민과 야당에 사과하라. 그것이 추락한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일깨웠다.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는 "윤석열은 '이 XX'가 욕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라고 꼬집었다. '상욕'의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게 아니라, '이 XX'라는 발언을 욕설로 인식하지 않아서 '사과할 일이 없다'고 말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김성회 씽크와이 정치연구소장은 “뻔한 거짓말로 현실을 외면하는 대통령에게 협치를 요구했던 제가 다 부끄럽다”며 “국회 없이 할 수 있는 건 수사 정도일텐데, 수사로는 예산은 어쩌시려느냐”고 개탄했다.
그는 “바이든이 아니고 날리면이라고 부득불 우긴 게 대통령실 아니었느냐”고 윤 대통령의 뉴욕 ‘상욕’ 발언을 다시 되뇌인 다음, 대통령실이 수정 발표한 버전의 비속어를 한번 더 떠올렸다.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