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동백 아가씨’, 그리고 박지원 ‘휴대폰 속 노래’ 한곡
尹의 ‘동백 아가씨’, 그리고 박지원 ‘휴대폰 속 노래’ 한곡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2.10.29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청담동 술자리'에서 '동백 아가씨'라는 노래를 불렀다는 제보가 나온 가운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최근 솔깃한 발언을 해서 주목된다. 대체 ‘내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다’는 윤 대통령의 노래는 무엇일까? 사진='더탐사' 화면 캡처/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청담동 술자리'에서 '동백 아가씨'라는 노래를 불렀다는 제보가 나온 가운데,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최근 솔깃한 발언을 해서 주목된다. 대체 ‘내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다’는 윤 대통령의 노래는 무엇일까? 사진='더탐사' 화면 캡처/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출근길 문답에서 '청담동 술자리'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가짜뉴스'라는 자극적 표현으로 반박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이날 "그런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솔직히 말해서 입에 담기도, 대통령 입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 자체도 국격에 관계되는 문제 아니겠나"고 딴청 피웠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참석여부에 대한 가부 답변을 말하지 않고, ‘가짜뉴스’라는 말을 앞세워 논점을 회피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에게 버럭 화를 내며 취한 언행과 일맥상통하는 화법이다.

동반 참석자로 의심 받는 한 법무부 장관은 최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술자리 참석과 술자리 사실여부를 묻는 김 의원의 질문에 가부를 밝히지 않은 채, "제가 술 못 마시는 거 알죠?" "거짓말이 몇 번 째냐" "장관직은 물론 앞으로 모든 공직도 걸겠다" "김 의원은 뭘 걸겠냐" "근래 10년 간 청담동에 간 적이 없다"는 둥 맥락을 비켜간 주장을 들이대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전형적인 ‘논점 회피’로 의심 받을 만한 답변이다.

아울러 국민의힘과 수구언론은 입수한 제보 녹취록을 근거로 처음 보도한 〈시민언론 더탐사〉 취재의 문제점을 한목소리로 들추었다. ‘술자리를 특정하지 못했다’는 트집을 잡아, 제보자의 신상털기에 나서는 등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는 고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궁색한 트집잡기와 딴지걸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명백히 제보자가 존재하고, 관련 녹취록 또한 가짜가 아닌 사실로 확인된 상태이며, 간판이 없는 술집과 정확한 지번을 특정하지 못했을 뿐 '청담동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 골목에 위치한다'는 내용까지 이미 구체적으로 언급된 상태다.

무엇보다 일국의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참석, 사법 카르텔의 주범으로 지탄 받는 국내 최대 로펌 변호사 다수와 ‘우리는 하나다!’라는 건배사를 한 것으로 녹취록에 나와 있어,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해충돌과 국정농단 혐의로 대통령과 장관이 당장 탄핵 당할 수도 있는 중대 사안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이유에서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메신저 공격이나 허접한 트집과 말꼬리 잡기에만 골몰할 게 아니라, 당장 특별취재팀이라도 꾸려서 진상규명을 위한 본격 취재에 나서야 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거꾸로 퇴행하는 '쓰레기 언론(Junk Media)'의 모습을 취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후각이 좋아 말(word)의 냄새도 잘 맡는다”라고 말했던 '정치 9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한마디가 재조명되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보도된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지엽말단적이지만,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는 '중요한 한마디’를 흘렸다. 관련 대목을 인용해보자.

-(기자) 윤 대통령이 노래 '동백 아가씨'를 불렀다는 (제보자) 녹취록 부분이 좀 시끄러운데.
▶(박지원) 대통령이 또 술 한잔 하면 노래도 해요. 내 휴대전화에 지금 노래 한 개 가지고 있어요. 공개는 할 수 없지만. 술 마시고 기분 좋으면 노래도 할 수 있죠. 그러니까 노래도 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지만, 어쨌든 특정 로펌의 변호사를 대통령이 사석에서 만난 것은 굉장한 문제의 소지가 있는 거죠.

윤 대통령이 술자리에서 불렀다는 ‘동백 아가씨’ 노래가 언급되자 그가 “내 휴대전화에 지금 노래 한 개 가지고 있어요. 공개는 할 수 없지만”이라고 답한 것이다.

그는 “술 마시고 기분 좋으면 노래도 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지만, 어쨌든 특정 로펌의 변호사를 대통령이 사석에서 만난 것은 굉장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제가 사실 여부는 모르지만, 그 문제 제기를 보면 대통령이 왜 그 모임을 했느냐가 질문이 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박 원장이 조성은 전 국민의힘 선대위 부위원장과 사전모의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이 나왔을 때, 경향신문(9월 14일)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나는 여러 사람을 만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다 만난다. 윤 전 총장 본인은 검찰총장하면서 검찰청 내부 사람하고만 밥을 먹었나? (윤 전 총장은) 저와도 술 많이 마셨다. 내가 국정원장하면서 정치개입 안 한다고 입 다물고 있는 것이 본인한테 유리하다. 내가 나가서 불고 다니면 누가 유리하나. 사람 가만히 있는데…. 그 이상 말 안 하겠다.

지난 6월 11일 JTBC와의 인터뷰에서는 '윤석열 X파일'을 언급하기도 했던 그다.

공교롭게도 '청담동 술자리'에서 불렀다는 '동백 아가씨'라는 노래가 혹여 ‘박 전 원장의 휴대전화에 저장돼 있다’는 윤 대통령의 '18번 레퍼토리'는 아닐까?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26일 보도된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술 마시고 기분 좋으면 노래도 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지만, 어쨌든 특정 로펌의 변호사를 대통령이 사석에서 만난 것은 굉장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제가 사실 여부는 모르지만, 그 문제 제기를 보면 대통령이 왜 그 모임을 했느냐가 질문이 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시사IN/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26일 보도된 〈시사인〉과의 인터뷰에서 “술 마시고 기분 좋으면 노래도 할 수 있고 술도 마실 수 있지만, 어쨌든 특정 로펌의 변호사를 대통령이 사석에서 만난 것은 굉장한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제가 사실 여부는 모르지만, 그 문제 제기를 보면 대통령이 왜 그 모임을 했느냐가 질문이 되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시사IN/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출근길 문답에서 '청담동 술자리'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가짜뉴스'라는 자극적 표현으로 반박에 나섰다. 사진=채널A/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출근길 문답에서 '청담동 술자리'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가짜뉴스'라는 자극적 표현으로 반박에 나섰다. 사진=채널A/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