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의 잇단 역사 왜곡 망언
태영호의 잇단 역사 왜곡 망언
백범 김구 선생을 비하한 태영호 의원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04.19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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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 사건을 두고 망언을 일으켜 구설에 올랐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이번엔 백범 김구 선생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제주 4.3 사건을 두고 망언을 일으켜 구설에 올랐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이번엔 백범 김구 선생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제주 4.3 사건을 두고 역사 왜곡 망언으로 구설에 오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이번에는 또 김구 선생을 두고 망언을 일으켜 논란이 되고 있다. 태영호 의원은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고 망언을 했다. 그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좌파들이 권력을 갖게 되면 역사를 왜곡한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18일 공개된 <월간조선>와 인터뷰에서 “지난 구정 때 KBS ‘역사저널 그날’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승만 대통령은 ‘통일정부 수립’을 반대하고, 김구 선생은 마지막까지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노력하다가 암살됐다는 식으로 역사를 다루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북한을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김구 선생이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고 하겠지만, 북한의 대남 전략 전술을 아는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 김구 선생이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일성은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막고, 공산 정권을 세우기 위해 김구 선생을 이용한 것이다. 그런 북한의 전략까지 알려줘야 정확한 비교가 되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태 최고위원은 이런 사례가 ‘좌파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에서도 좌파들이 권력을 갖게 되면, 역사를 왜곡한다”며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걸 이용해서 현재 권력을 공고히 하고, 거기에 기초해서 앞으로 20∼30년 동안 좌파 정권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토양을 만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 태영호 의원의 망언이 점점 도를 넘고 있는 것은 우선 국민의힘 지도부가 그를 제대로 징계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사람이 천지 분간을 못하고 아무 말이나 막 떠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살다살다 김구 선생을 두고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고 떠드는 이 자를 뭐라고 해야 할까?

정부는 김구 선생에 대해 "통일국가를 추진했고 좌우합작을 일궈냈다"며 최고 명예훈장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했는데, 정부의 입장과도 다르고 국민의힘이 1년 전 밝힌 입장과도 차이가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김구 선생 서거 73주기에 "생을 마치실 때까지 통일을 위해 노력했다"며 "조국과 민족을 사랑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고자 했던 김구 선생의 뜻을 이어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태 최고위원에 대해 당내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허은아 의원은 "당 지도부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방관만 할 것이냐"며 "국민이 국민의힘을 버릴까 두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제주 4.3 사건도 모자라 김구 선생까지 폄훼하는 망언을 계속 방관할 것이냐"고 논평했다. 이에 태영호 의원은 KBS에 "김구 선생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항상 사고는 칠대로 다 쳐놓고 그런 의도는 없었다고 하는 것이 그의 주특기인 모양이다. 왜 매번 이렇게 역사 왜곡 망언을 떠드는 것인지 공개적으로 태 의원에게 질의하고 싶다. 태 의원 말대로라면 김구 선생은 결국 김일성에게 놀아나서 자신도 모르게 북한 공산정권 수립에 도움을 줬다는 소리 아닌가?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의 역사 왜곡 망언에 대해 비판하며 징계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같은 당 태영호 의원의 역사 왜곡 망언에 대해 비판하며 징계를 요구하는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38선을 베고 누워 죽는 한이 있더라도 분단은 막아야 한다며 어떻게든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이 아닌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해 기울였던 백범 선생의 노력을 이 따위로 비하하는 자가 국회의원의 자격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리고 태영호 의원이 뭘 잘 모르는 모양인데 백범 김구 선생은 해방 정국 당시 백색테러를 자행했던 우익 집단 백의사의 수장이었던 사람이다. 고로 김구 선생은 오히려 극우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런데 무슨 ‘좌파 정권’이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한 것이니 하는 소리를 하는 것인가?

1945년 해방 이후 1948년 정부 수립 이전까지 약 3년 동안 김구 선생은 극우 단체인 백의사의 수장으로 활동하며 백색테러의 배후로 활동한 바 있었다. 그 점은 김구 선생이 비판받아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그는 반공주의자인 동시에 민족주의자였다. 그런 그에게 있어 남북 분단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리하여 1948년에 백범 선생은 반공 투쟁 노선에서 좌우 합작 노선으로 선회하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정적이나 다름 없었던 김규식 선생과 손을 맞잡게 된 것도 이 시점부터였다.

그가 이렇게 노선을 선회하게 된 이유는 남북 분단이 기정사실화되는 조짐을 보인데다 결정적으로 분단이 고착화될 경우 동족상잔의 피바람이 불 것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범 선생이 1949년 6월 26일에 육군 소위 안두희의 총격에 피살된 뒤 만으로 1년이 채 되지 않은 1950년 6월 25일에 6.25 전쟁이 발생했다.

1948년은 이미 좌우의 대립이 극단적으로 치달아 남북한의 단독정부수립이 기정사실화된 시점이었기 때문에 김구 선생이 나선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평가는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분단을 막기 위해 남북의 정치인들이 대화를 시도했다는 의의와 분단을 막지 못하면 남북간에 전쟁이 나서 동족간에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는 미래를 예측한 혜안은 높게 평가받아야 한다.

그걸 김일성에게 이용당한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고 폄훼한 것이 태영호 의원이다. 도대체 태 의원은 왜 안 들어먹어도 될 욕을 세 치 혓바닥을 잘못 놀려서 사서 먹으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급기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태 최고위원을 비공개로 불러 언론 인터뷰를 금지하는 등 강하게 경고했다고 한다. 김기현 대표는 어제 오후 태 최고위원을 불러 경위를 들은 뒤 강하게 경고하며, 당분간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말고 역사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과연 그 정도 징계(?)로 태영호 의원의 잇단 망언으로 인한 파장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태영호 의원이 정말 이 사건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 선생의 묘소를 찾아가 사죄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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