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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광률의 영화읽기] 어떻게 게임을 지배해야 하는가10편 10색 - 영화, 생각을 지배하다 : 머니볼 (상)

    [굿모닝충청 고광률 소설가]

    프레임을 들여다보자
    어느 개인도, 어떤 단체도 세상의 전체를 살아갈 수 없다. 단지 주워진 ‘해당 부분’만을 살아갈 뿐이다. 선거 때만 되면 정당의 정치인들이 앞 다퉈 의제를 선점하고 프레임을 짜느라 온갖 거짓과 비방을 일삼는 등 추악한 짓거리들까지 마다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마 지금 이 순간도 그러고들 있을 것이다. 즉 자신들에게 유리한 의제로 선거 주도권을 잡고, 유권자들이 자신들이 짜 놓은 그럴듯한 기준에서 판단토록하기 위해 프레임을 짜는 것이다. 이른바 종북 프레임도 그런 것이다. 문재인 후보자가 빨갱이여서 또는 빨갱이라고 생각해서 빨갱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빨갱이로 만들어야 무찌를 수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 프레임에 빠져 문재인을 빨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국 정치는 진실과 정의와는 담 쌓고 사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갈 때 나의 강점으로 세상의 약점과 부딪쳐 싸우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쉽지가 않다. 기득권자들은 돈-권력-지식(학벌)으로 공고한 프레임을 짜고 그에 따라 우열과 등수를 매긴다. 이 우열 속에 주류와 비주류, 메이저와 마이너가 갈린다.

    결국 사람이 세상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보다는 기존 틀 속에서 살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기존의 공고한 프레임 속에서 허둥대며 사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러나 훌륭한, 위대한 사람들은 이 프레임을 바꾼다. 이순신 장군이 이런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전 -승으로 전승을 했는데, 질 것 같은 싸움은 하지를 않았고, 이길 수 있는 프레임을 짠 뒤 싸웠다는 얘기다. 이른바 히딩크 식으로 말하자면, 게임을 지배한 것이다.

    답들이 있을 뿐, 정답은 없다
    ‘머니볼’은 메이저리그 구단 단장인 빌리 빈(브래드 피트)을 통해 주워진 여건과 상황 속에서 험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살아남아서 희망을 좇을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게임의 규칙과 기준은 중요하다. 그래서 규칙과 기준을 따라야만 한다. 게임을 하려면 그 규칙과 기준에 맞춰 이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보면 게임을 회피 또는 거부할 수도 있고, 규칙과 기준을 바꿀 수도 있다. 왜냐하면 게임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못한다. 이는 기득권이 그렇게 딴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만든 때문이다. 게임을 회피하거나 거부하면 낙오자라고 하고, 게임에서 지면 패배자라고 한다. 이래야 지배-종속 관계 속에서 우열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마치 세상에는 하나의 게임만 있는 양(공부를 잘 해야 산다, 돈을 많이 벌어야 산다 등), 일사불란한 경쟁을 요구하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자신의 역량과 자질을 떠나 하나의 게임을 좇는 것이다. 게임만 좇는 것이 아니라, 규칙과 기준까지도 순종하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는 이를 통해 계통과 질서를 유지한다. 심지어 게임의 주도권을 행세한 지배자들도 자신들의 궁극적 이로움을 위해 게임의 결과를 놓고도 그 규칙과 기준을 엄히 지킨다. 그들은 설령 그 게임에서 져도 그 규칙과 기준을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버틴다.

    국가 통치라는 게임에서 나라는 왕[선조]이 지키는 것이지, 일개 장수[이순신]가 지키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선조는 자신이 말아먹은 나라를 구해낸 이순신을 곱게 볼 수 없는 것이다. 왕이 지키지 못한 나라를 감히 장수가 지켰기 때문이다. 그런 장수는 죽어줘야 왕의 면이 설 수 있는 것이다. 이래서 세상은 무섭다는 것이다.

    열정과 도전이 삶을 바꾼다
    빌리 빈은 이런 게임에 들어와 싸워야 하는 단장이다. 게임을 피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해서 주워진 조건[돈과 개별 선수들의 실력]에 맞는 성적을 내기도 싫다. 무언가 돌파구가 필요한데, 그 돌파구가 게임의 프레임을 새롭게 짜는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실력과 성적이 좋은 유명 선수들의 스카우트에 성패가 달린다. 이런 유명 선수는 감언이설로 데려올 수 있는 게 아니다. 오직 돈과 구단의 명성만이 이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

    그러나 빌리 빈의 구단은 돈이 없다. 돈이 좌우하는 게임에 돈이 없는 것이다. 결국 꿈을 낮게 가져가자고 한다. 그러니까 분수에 맞게 살자는 것이다. 그러나 빌리 빈은 꿈을 낮추지 않는다. 그러던 중 빌리 빈이 선수 트레이드를 위해 한 구단 방문을 마치고 나오다가 피터(조나 힐)를 만나게 되는데, 경제학을 전공했다는 이 피터가 게임의 프레임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빌리 빈은 게임을 지배하는 법칙이 돈뿐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피터와 함께 돈 대신 통계와 확률 그리고 효율적 조합을 앞세워 게임을 지배하려고 한다.

    기득권은 강자의 세계에도, 약자의 세계에도 있는 법이다. 미래의 꿈도 좋지만, 당장의 밥도 중요한 것이다. 빌리 빈은 내부 저항에 부딪힌다. 게임의 법칙을 바꾸면 가장 먼저 파장을 일으키는 것이 내부의 적들이 아닌가. 그들은 무모함과 불확실성을 내세워 저항한다. 그 누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따라가려고 나서겠는가. 또 그 길을 가려면 가자고 한 사람을 따라야 하는데, 그러려면 산전수전 다 겪은 운영자들이 기득권과 주도권을 포기하고 빌리 빈의 의견과 주장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 이순신이 단지 왜놈들만 상대로 싸운 것이 아니라, 늘 반역을 의심하는 선조와, 싸움을 질질 끌며 뭐 주워 먹을 것 없나 살피기만 한 명나라와 싸운 것처럼, 빌리 빈도 자신의 소신과 승리를 위해 주변(주변이지만, 빌리 빈에게는 전체이다)과 싸운다. 그리고 이 모든 싸움에서 이기고 살아남으려면, 자신과의 싸움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고광률 소설가  ryul@dj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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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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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환 2017-07-18 13:29:52

      영화 꼭 봐야겠습니다. 나를 알고 이겨야한다는 기본을 잊고 있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삭제

      • 금소영 2017-07-16 11:08:29

        이 영화 정말 재밌게 봤는데 글로 읽으니 영화 한 장면, 장면이 떠오르네요-! 잘보고갑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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