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숨] 지방선거와 세월호 참사 세월호 희생자 추모는 살아있는 자의 도리다
[세상의 숨] 지방선거와 세월호 참사 세월호 희생자 추모는 살아있는 자의 도리다
스토리밥 작가협동조합 기획 - 세상의 숨 ⑥ 2018.6
  •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 승인 2018.06.22 13:00
  • 댓글 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스토리밥작가협동조합] 6.13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참패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보수의 몰락이라는 분석이 우세했고 향후 전망의 시나리오도 여러갈래로 나왔다. 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 대표는 ‘오만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사의를 밝혔다. 그런데 불과 1년 반 전 만 해도 집권여당이었던, 더구나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시기에 책임여당이었던 그 당의 중진의원이 6.13 지방선거의 참패를 세월호 참사에 비유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월호처럼 완전히 침몰했잖아!”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대국민사죄퍼포먼스 장소로 이동하면서 취재진에게 말한 내용이다. 그는 2016년 5월부터 12월까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이 사건을 두고 세월호 유가족인 예은아빠 유경근씨는 SNS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저놈들에게 세월호참사는 그저 배가 침몰한 사고일 뿐. 그 안에서 어이없이 죽어간 아이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세월호 망언’을 하는 그들에게 세월호란 무엇일까? 단순히 정치적 참패를 비유할 하나의 사건일 뿐이었을까? 앞뒤 맥락없이 기자에게 던진 ‘세월호처럼 완전 침몰했잖아’라는 열 두글자가 불편한 것은 필자 뿐일까? MB정부는 무리하게 선령을 완화하고 증축을 허가해주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고박, 과중, 선체 이상 등에 대해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았다.

304명의 국민을 잃고야 말았던 이 사고를 ‘막말과 민심 이반, 네거티브 선거전, 무능력한 한국 보수의 민낯’을 철저하게 보여준 자신들의 패배에 붙여야 했을까. 여전히 그들은 ‘세월호’가 어떤 의미인지, 얼마나 깊은 상처인지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지방선거에서 세월호를 이용한 사람들
뜨거웠던 지방선거 기간 동안 경기도와 안산에서는 또 한 번 유가족들이 남몰래 눈물을 흘려야 했다. 바로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 반대’를 정책 전면에 내세우고 선거전을 치른 안산과 경기도지사 선거의 후보자들 때문이다.

세월호 추모공원이라 불리는 416 생명안전공원은 '세월호 참사 피해 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안산시에서 추진중인 사업이었다. 2018년 4월 16일. 제종길 안산시장은 화랑유원지 전체 61만 8천미터 중 2만 3천여 미터의 공간에 세월호 추모공원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에 있는 국립 911 추모공원처럼 환경친화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고 국제적인 안전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봉안시설은 약 200여 평으로 지하에 조성하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난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은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다시 상처를 주었다. 416 생명안전공원을 ‘납골당 반대’프레임으로 몰아 자신들의 메시지로 담은 것이다.

특히 세월호 희생자들이 살았던 추억의 동네이자 참사가 일어난 직후 동네 자체가 슬픔에 빠졌던 고잔동, 초지동에서 출마한 어떤 후보는 세월호 희생자를 ‘강아지’에 비유하는 문구를 자신의 공보물에 넣었다. ‘집안의 강아지가 죽어도 마당에는 묻지 않잖아요?

이 후보는 이런 문구를 넣어가면서 세월호 추모를 혐오스러운 분위기로 몰아가는 선거전략을 취했다.

아이들의 추억이 묻어있던 안산 선부동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는 선거 홍보물을 온통 416안전 공원 반대로 도배했다. ‘세월호 납골당 화랑유원지 결사 반대’라는 문구가 자신의 공보물 메인 페이지의 전체를 장식했다. 명품 공원으로, 안전교육의 현장이자 함께 기억하고 치유하는 416 안전공원을  <납골당>이라고 비유하며 정치적으로 승리를 거두려는 의도였다.
해당 정당들의 시장 후보 또한 4.16 추모공원에 대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어떤 후보는 ‘화랑유원지 봉안시설 문제로 시민의 반감이 확산됐다’며 반대했고, 또 다른 후보는 ‘"화랑유원지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은 주민 갈등이 아주 심하기 때문에 반드시 철회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세월호 참사를 주민 간 갈등으로 폄훼하는 이들, ’세계적인 안전공원‘ 건립을 ’납골당‘프레임으로 만드는 이들, 그들은 죽음을 통한 교훈을 외면했다. 이에 대해 ‘416 가족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별이 된 우리아이들 덕분에 국민의 생명을 저버리고 국정을 농단했던 무리들을 끌어내릴 수 있었는데, 여전히 우리는 화랑유원지에서 따나라, 광화문광장에서 떠나라는 막말을 들으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중략)  이웃의 죽음과 고통에 등 돌리고 박근혜 호위에 앞장섰던 적폐정치꾼들은 세월호참사 희생자 앞에 무릎 꿇고 사죄부터 하라”

선거결과는 냉엄했다. 416 안전공원을 납골당으로 폄훼하고, 노골적인 반대를 정치적 프레임으로 내건 다수의 후보가 이번 선거에 낙선했다. 4.16가족협의회가 선정한 18명의 적폐정치꾼 중 15명이 떨어진 것이다. 안산시민들의 선택은 냉정하고도 차분했다. 세월호 추모공원을 비하한 보수 야당을 심판한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416 안전공원을 위하여
선거는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으로 끝이 났지만, 여전히 숙제는 남아있다. 4.16안전공원을 이들의 프레임을 넘어 안전을 생각하는 명품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세월호 유가족이자 416 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인 준형 아빠 장훈 씨는 SNS에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늦지 않았다. 이런 사소한 전투에서 이겼다고 들뜨지 마라. 당신이 준비하고 행동하고 연대하지 않는 한 당신들은 또 당할 것이다.  우리 준비하자.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 정의롭고 사람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줘야하지 않는가? 정신차리고 다시 시작하자. 난 내 아이들이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 이 글을 읽는 이들이여. 제발 우리 행동을 그리고 외침을 멈추지 말자. 끝내 우리는 이길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남긴 교훈과 유가족의 상처는 정치적으로 접근할 사안이 아님에 분명하다. 그것은 생명의 존귀함을 가슴깊이 새기자는 다짐이며 실천이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안전공원 조성은 평화로운 삶, 안전한 삶을 돌아보는 소중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

4.16 안전공원 조성은 특별법에 명시된 사안이며,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안산 시민 뿐 만 아니라 우리 모두 이를 예의주시하며 그 과정을 들여다 볼 의무가 있다. 참사의 치유, 그 대상은 바로 우리 모두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8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산시민 2018-06-25 13:29:01
수십만 주민이 사는 집앞 공원에 유골 250구가 묻히는 공동묘지시설을 선물이라며 들이밀면서, 아무도 바라지 않는데, 마치 자신들이 대의를 위해 자식유골을 희생하는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해대니, 참 그 속내가 역겹습니다. 자식 유골이 무슨 국고 열쇠도 아니고, 뭐 필요하면 자식 유골 들이밀며 "내 자식이 죽었는데, 이것도 못해주냐"며 특혜를 당연한 듯 요구하고, 사고 후 4년 지나 자신들의 특혜가 점점 줄어들 것 같으니, 자신들의 평생 특혜 보장을 위해 법도 제정하고 영구상징물(납골당)도 도시한복판에 세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추하네요

대한민국 2018-06-24 15:56:48
말귀를 못알아듣는건 왜일까? 416생명안전공원을 반대한 안산시민 아무도 없습니다. 안산 중심부인 화랑유원지 건립을 반대한것일뿐 외곽 공원묘지에 얼마든지 세우세요 안산엔 아늑하고 훌륭한 공원묘지가 4개나 있잖아요. 그런데 안산시민들 의견 철저히 무시하고 찬성ㅡ반대 프레임으로 몰아 시민들을 나쁜사람들로 매도하는 세월호유가족들의 치밀한 정치적계산에 분노가 치미네요. 정말 나쁜 세월호유가족들!

국민 2018-06-24 11:43:25
악플 다는 사람들보다 조용히 응원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아직도 저렇게 악플 다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마음이 아프네요. 그만 속상해하셨음 좋겠습니다. 이미 찢어질대로 찢어져 아무 느낌도 없으실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픕니다.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

국민 2018-06-24 11:41:59
세월호 유가족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되길 바랍니다. 더 이상 상처 받지 않도록

국민 2018-06-24 09:56:36
그래서 그 좋은 생명안전공원을 세월호가 침몰한 가장 가까운 팽목항에 세우라는거다. 아니면 안산엔 4곳의 공동묘지가 있으니 그곳에 모시자는거다(하늘공원묘지양상동 공동묘지화정동 공원묘지꽃빛공동묘지).ㅡ생명안전공원을 세우겠다는 안산 화랑유원지는 반경 3km이내에 70만 안산시민들이 살고있으니 반대하는거다. 그리고 안산은 지난 4년동안 세월호만장기가 도심한복판에 펄럭이며 지역경제가 붕괴되고 골목경제가 망해도 참고견뎌낸 자랑스런 시민들이다. 그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이 세월호유가족들이 상식의 도를 넘은 적폐갑질인걸 진정 모른단 말인가?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