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먹는 하마 VS 착한 적자
혈세 먹는 하마 VS 착한 적자
  • 신상두 기자
  • 승인 2013.12.22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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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립의원은 1일 평균 이용자가 53명에 불과해요. 거기다 주말과 공휴일·야간에는 3.9명에 지나지 않죠. 그런데도 매달 1억여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니… 시민의 혈세를 먹는 하마예요”(박영송 세종시의원·민주)

“개원 5개월 밖에 안된 이 시점에서 적자만을 부각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지금의)적자는 공공재 성격의 ‘착한 적자’라고 봅니다”(세종시 행정부)

요즘 세종시 정가에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세종시립병원 적자운영과 관련된 공방이 뜨겁다. 논란의 핵심은 저조한 환자이용율과 늘어나는 적자폭이다. 이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이는 박영송 시의원. 그는 지난달 26일 열린 시의회 정례회에서 시립의원의 부실 운영과 야간진료의 허점을 꼬집었다.

7‧8‧9월 세달간 손익을 계산한 결과 4억1천여만원이나 마이너스였다는 것. 박의원은 지금까지의 적자폭보다 내년의 적자폭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도 시립의원관련 예산은 전속의료진 전세금(4채) 4억원, 자산 및 물품취득비 2억7천만원, 민간위탁금 40억원 등 총 47억이 계상되어 있어요. 밑빠진 독에 시민의 혈세를 쏟아붓는 꼴”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뿐만 아니었다. 박의원은 “응급진료가 주말과 공휴일에는 운영되지 않는 반쪽짜리로 전락해 효과도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시 집행부는 맞불을 놨다. 신인섭 시 경제산업국장은 2일 기자브리핑을 갖고 세종시립의원을 (서울대운영)종합병원급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시립의원이 현재는 적자가 발생할 수 있지만, 국내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건강한 적자’이자 기업 유치 등을 위한 투자”라며 박의원의 ‘혈세먹는 하마’발언을 반박했다.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논쟁은 12일 열렸던 시의회 예산결산특위(위원장 김부유‧민주)에서 시립의원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재점화됐다.

예결특위는 당초 시 행정부가 제출했던 내년도 시립의원 운영자금 44억원 가운데 절반이상인 24억원을 칼질했다. 예결특위에 참여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시립의원의 공공성을 인정하면서도 “유한식 시장이 (서울대병원을 유치했다는)치적을 쌓기 위해 경영진단이나 인력운용 계획 등 중장기 발전 로드맵 없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수 시민들의 혈세 낭비가 뻔한 상황이어서 거액의 세금투입을 억제키로 했다”고 삭감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16일 있었던 시의회 본회의에서 예산삭감은 ‘없던 일’이 됐다.

이경대 의원 외 6인의 새누리당 의원들은 “市가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세종시립의원의 운영예산이 예결특위에서 깎이는 바람에 의원(醫院) 운영이 어렵게 됐다”며 삭감된 예산을 살리는 수정예산안을 제출해 통과시켰다.
이들은 예산이 삭감될 경우 ▲의료공공재 기능을 위축시킬 가능성과 ▲2015년말까지 한시 운영을 협약한 서울대병원측이 연장운영을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경대 의원은 “市가 시립의원의 정상운영을 위해 내년부터 가정의학과 2명,소아청소년과 1명, 정형외과 1명, 응급의학과 4명의 전속의사를 상주토록 할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노력들이 향후 운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야당의 시립의원 적자운영 실태 고발과 예산삭감으로 불거진 ‘적자유치 VS 착한 적자’논란은 여당의 ‘예산 되살리기’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내년도 경영 성과에 따라, 발목잡기(야당)였는지 시민혈세 낭비(여당)였는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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