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맛집 취재를 하면서 “유레카!”를 외친 곳이 ‘분당 일품국수’다. 두 세번 가보면 다른 이들에게(아까워서) 알려주고 싶지 않은 그런 집이다.
가게 이름만 보면 경기도 분당에 있는 음식점으로 착각할 수 있는데, 실은 세종시 조치원 홍익대 세종캠퍼스 인근(섭골길 51-23)에 위치해 있다.
타 지역이름을 따서 작명을 한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갈 기회가 있으면 주인장에게 물어보시길…)
이 곳의 주인 아주머니는 전라도 순창이 고향이다. 다른이에게 배운적이 없다고 하는 자칭(?) 타고난 요리 실력을 갖췄다.
“(식당 개업전 수년동안)남편을 따라서 다양한 음식점을 찾아다니면서 많은 음식을 접해봤지만, 제가 집에서 만든 것보다 맛이 없는 거예요. 유명하다는 식당도 가봤지만 합성조미료나 설탕으로 맛을 낸 곳이 대부분이고… 그래서 제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 고객들의 입맛을 잡아보기로 했어요. 사실 제가 음식을 좀 잘하거든요…ㅎㅎ”
이같은 자부심 때문에 손님상에 내놓는 모든 음식은 주인이 직접 만든다. 주방 보조를 절대로 쓰지 않는다. 손님이 많이 오면, 서빙 보조를 활용하는 정도다. 이 때문에 단체손님이라도 오는 날이면 나머지 손님들은 한참 기다려야하는 경우도 생긴다.(예약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음식에 대한 (개인적인)평을 해본다.
국수전문점 답게 토속적인 맛이 빼어난 된장국수가 대표 메뉴다. 이 국수가 맛있는 이유는 이 집에서 사용되는 모든 된장이 수제라는 점이다. 매년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메주를 띄어 담근다. 합성조미료가 ‘덕지 덕지’포함된 일부 음식점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국수에 들어가는 육수도 남다르다. 황태머리와 국내산 멸치‧표고버섯‧다시마 등 15가지 재료를 푹 끓여 우려낸 국물 맛이 대부분 메뉴의 풍미를 더한다.
이 때문에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들깨국수도 강하지 않은 부드러운 맛으로 고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계절별미로 제공되는 동치미 국수와 서리태 콩국수도 빼놓을 수 없는 맛을 자랑한다.
하지만 (본 기자가 생각하기에는) 이 식당은 전라도식 한정식 집에 가깝다.
여기에 전라도 고유의 음식인 홍어 삼합과 홍어전을 비롯해 동태전, 완자전, 해물부추전 등은 술안주 겸 한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홍어도 손님이(미리 예약을 하면) 원하는 정도로 삭힌 것을 제공한다. 때문에, 식성에 맞게 ‘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별미중의 별미’로 여길 수 있는 것은 서비스로 나오는 각종 제철 푸성귀(미나리 무침, 살짝 찐 호박잎)다. 참고로 가을철인 요즘은 토란국 맛이 끝내준다.
이 국수집을 처음 찾은 미식가라면, 메뉴선택을 주인장에게 맡기는 것도 좋다. 쥔장이 ‘알아서’ 궁합에 맞는 음식을 세트로 제안해 준다.
아주머니가 손님의 고향과 젓갈 선호도 등을 물은 뒤, 딱 어울리는 메인 메뉴와 사이드 메뉴를 섞어서 적당량을 내온다.
끝으로 이 맛집을 한 문장으로 평하자면, ‘합성조미료로 쪄든 우리의 몸을 힐링(치료)할 수 있는 깔끔한 자연식을 맞춤식으로 접대하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반 식당의 인스턴트식 음식에 질린 사람이라면 세종시에 있는 ‘분당 일품국수’를 찾아보길 권한다.
취재를 끝내고 가게를 나서는 나에게 주인장이 한마디 덧붙인다.
“손님이 적당히 와야 잘 대접할 수 있는데…(맛집 기사를 보고)많이 몰려오면 어쩌죠. 걱정이 앞서네…”(ㅋㅋ 장사해서 돈벌기 싫은 모양이다) 연락처:044-866-6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