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보물선' 마도4호 언제 침몰했나
또 하나의 '보물선' 마도4호 언제 침몰했나
국내 최초 조선시대 선박 가능성 커...도자기로 볼때 15∼19C 추정
  • 한남희 기자
  • 승인 2014.11.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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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직원들이 누리안호를 이용해 마도4호선에서 닻가지를 건져올리고 있다.

[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 최근 태안 근흥면 마도해역에서 발견된 마도4호는 국내 최초의 조선시대 선박일 가능성이 높아 학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배 안에 실려 있던 도자기는 조선 후기(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지방요에서 만든 백자로 이것이 해로를 통해 다른 지방으로 운반됐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기존 학설을 뒤집은 사례로 꼽힌다.

그동안 조선 후기에는 전국 각지에 가마가 산재해 있어 수요처와 공급처가 사실상 같은 지방에 있어 해상유통을 통한 장거리 운송이 필요없었다는 게 정설이었다.

이번 출수된 백자는 이러한 기존 학설을 깬 것이어서 학술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태안 마도해역에서 최근 발견된 마도4호선에서 건져 올린 각종 유물.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 이하 연구소)는 지난 6월 1일부터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 대한 발굴조가 결과 해저에 묻혀 있는 고 선박을 발견, 분청사기 2점을 포함해 조선시대 백자 111점을 인양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고 선박은 마도 인근 해역에서 발견된 다섯번째 배지만 첫 번째 발견된 배가 태안1호선이고 마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견된 3개의 배부터 마도라는 이름을 붙여 마도5호선이 아닌 마도4호선이다.

이 배는 지난 9월 발굴조사선인 누리안호(290톤급)가 기관 수리로 발굴작업을 중단한 사이 보조선인 씨뮤즈(19톤급)가 대체 투입됐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마도4호선은 고려시대 일색이던 기존 배들과 달리 조선시대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연구소는 태안해역에서 태안1호선과 마도 1·2·3호선 등 4척을 포함해 지금까지 서해에서 12척의 배를 발견했는데 최근에 발견된 영흥도선(통일신라 시대 것으로 추정)을 제외하면 모두 고려시대 것이다. 학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마도 4호선은 내년 4월부터 정밀 수중발굴을 시행할 예정이다.

▲ 태안 마도해역에서 최근 발견된 마도4호선에서 건져 올린 분청사기.

현재 확인된 선박의 규모는 길이 11.5m, 폭 6m이고, 생김새는 전형적인 한국의 고 선박 형태를 띠고 있다. 

이제까지 태안 마도 해역에서 출수된 유물들은 고려 시대 청자가 일반적이었는데, 마도 4호 선체 내부에는 조선시대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도자기들이 거의 원형을 보존한 채 무더기로 발견됐다. 백자발 59점(1점 유실된 것으로 추정)과 접시 40점, 잔 10점, 촛대 2점 등 111점이 출수됐다. 

백자는 선체 위 30㎝가량의 진흙 속에 10개가 한 묶음씩인 다발 형태로 파묻혀 있었다. 연구소는 1m 가량의 진흙을 뚫고 선박 내부를 시굴하는 테스트 피트(가로 세로 1m, 깊이 2m) 작업을 하던 중 분청사기(인화분청) 두 점도 발굴했다.

도기의 생산연대는 백자의 경우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인데 반해 분청사기는 15세기 16세기께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분청사기가 배 안에서 나왔기 때문에 침몰연대를 여기에 맞추고 있다. 하지만 백자다발도 배 주변이 아닌 배 위에서 나왔기 때문에 좀 더 연구를 해봐야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태안 마도4호선에서 5일 건져올린 닻가지.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직원이 줄자로 길이를 재고 있다.

연구소 측은 이날 마도4호선에서 목재 닻가지(가지처럼 생긴 닻에 달린 갈고리) 3점을 끌어올렸다. 이날 작업을 끝으로 다시 작업이 가능한 내년 4월까지는 현장을 그대로 보존할 방침이다. 진흙을 걷어내고 방치하면 나무 좀벌레에 의해 목재가 쉬 손상돼기 때문이다.

연구소 측은 유물발굴이 내년 연말까지 마무리 될 경우 늦어도 내 후년에는 선체 인양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재구 연구소장은 "마도4호선은 수중발굴 최초로 조선시대 선박 인양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조선 후기에는 그 지방에서 만든 백자는 그 지방 향교나 서원, 양반가에서 대부분 소비됐는데 민간요에서 만든 백자가 해로를 이용해 유통됐다는 과정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고 말했다.

   
▲ 태안 마도해역에서 최근 발견된 마도4호선에서 건져 올린 백자 촛대.
   
▲ 5일 태안 근흥면사무소에서 문환석(왼쪽)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발굴과장과 직원이 마도4호선에서 건져올린 백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5일 태안 근흥면사무소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이 마도4호선 발굴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 태안 마도 인근 해역에서 건져올린 닻돌.
   
▲ 5일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마도4호선에서 닻가지를 건져올리는 작업 중 직원이 잠수통제실에서 모니터를 보며 작업을 지휘하고 있다.
   
▲ 태안 마도 해역을 발굴조사 중인 잠수부들.
   
▲ 태안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마도4호선에서 5일 건져 올린 목재 닻가지에 바다대벌레(새우 모양)가 기어다니고 있다.
   
▲ 태안 마도 해역 수중발굴선인 누리안호(뒷쪽)와 씨뮤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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