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원내대표, 당내 입지 다지려 북미정상회담 자제 발언 공개했나
나경원 원내대표, 당내 입지 다지려 북미정상회담 자제 발언 공개했나
‘총선 전까지 북미정상회담 자제 요청’ 발언 공개 일파만파...靑·정치권 강한 유감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1.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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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 측에 총선 전 북미정상회담을 열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YTN은 27일 나 원내대표가 비공개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지난 20일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게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리나라 총선이 있는 내년 4월 전후로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핵심은 나 원내대표가 자신의 발언을 공개한 이유다. 나 원내대표가 비건 대표에게 한 발언 자체도 문제인데다 해당 발언을 공식 석상에서 공개한 점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나 원내대표는 궁색한 처지다. 패스트트랙 법안 발의 당시 물리적 충돌 사태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다 자녀들의 입시특혜의혹이 불거졌다. 이어 스페셜올림픽 사유화 의혹까지 터져나왔다. 

공교롭게도 나 원내대표가 미국으로 떠나던 날 황교안 대표는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나 원내대표로선 당내 입지를 다지고 비판 여론을 잠재울 필요가 있었던 셈이다. 방미 성과를 내세울 필요도 없지 않았다. 

그럼에도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정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나 의원의 행태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나 의원 발언이 알려지면서 청와대는 강한 수위로 유감을 표시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안위와 관련된 일조차도 ‘정쟁의 도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자신의 발언이 외부에 알려지자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당해 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넘어 분노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청와대가 정치권의 움직임에 즉각 유감을 표시한 건 이례적이다. 

정의당도 즉각 논평을 냈다. 정의당은 오현주 대변인 논평에서 "북미 대화는 한반도 평화를 판가름할 중차대한 사건이다. 가능한 빨리 이뤄져야 하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며 "나경원 원내대표는 도대체 어느 나라 소속인가"고 물었다. 그러면서 "고작 유리한 총선 구도를 위해 북미 대화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하다니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자격이 없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여진은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8일 오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반도 평화는 국민 모두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자 국가적 숙제이다. 그보다 더 중한 것이 당리당략이고 자당의 선거승리 인가?"라면서 "과거 선거승리를 위해 북풍,총풍마저 서슴지 않았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이게 사실이라면, 나경원 대표는 공당의 원내대표는 물론 대한민국 국회의원 자격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아산을)은 나 원내대표 발언과 이를 공개한 사실에 대해 동시에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미 정상 회담에 대한 이야기, 즉 비핵화와 관련된 일도 진행이 되지만 지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인 국면 아닌가? 협상 상대방에게 제1 야당 대표가 우리는 지금 내부적으로 이런 고민이 있다라는 갈등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결국 이게 방위비 협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전 이렇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는 이걸 외부에 공개했기 때문에 이게 미국으로서는 이렇게 할 때도 저렇게 할 때도 이 입장들에 대한 정치적 해석들이 추가될 수 있다. 즉 미국의 입장에서 굉장히 협상이 유리한 국면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우리 입장에서는 협상이 불리해졌을 뿐더러 사실은 대외적으로 우스운 모양새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 발언 파문과 관련, 한국당은 “비핵화와 무관한 시간 끌기용 이벤트, 총선용 가짜 평화쇼를 경계하자라고 문제 제기를 한 것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적까지 운운하는 것, 제1 야당 원내 대표 국적까지 운운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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