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다고 짜게 먹다간 큰 코 다친다
싱겁다고 짜게 먹다간 큰 코 다친다
위암의 적 '소금'
  • 유병연
  • 승인 2012.07.11 11: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할머님, 아침 식사 많이 하셨어요?” 아침 회진 중 건 낸 질문에 박 씨 할머님의 퉁명스런 대답이 날아온다.

“잠은 잘 잤는데 밥은 거의 못 먹었어!” “왜요?” “맛이 있어야 먹지. 도대체 음식이 싱거워서 먹을 수가 있어야지” 입원한 환자들에게서 흔히 듣는 말이다.

물론 입원하면 몸이 아파서 밥맛이 없기도 하지만 많은 환자들은 병원에서 주는 식사가 싱겁다고 말을 한다.

최근 직장에서 먹는 샐러리맨들의 단체급식 음식이 너무 짜서 고혈압, 심장병 등 성인병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경고했다.

이번 식약청 조사에 따르면 회사에서 단체급식을 먹는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음식을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급식을 이용하는 18세 이상 직장인 2529명을 대상으로 짠맛 선호도를 측정한 결과, 전체의 75.6가 ‘보통’ 이상의 짠맛을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연구는 나트륨 농도를 조절해 서로 다르게 간을 한 콩나물국 다섯 가지를 각각 맛보게 한 뒤, 실험자가 느낀 짠맛의 강도와 선호도를 기록하게 했다.

그 결과 “보통으로 먹는 편”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1169명(46.2%)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고, “약간 게 먹는다”는 사람과 “짜게 먹는 편”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599명(23.7%)과 144명(5.7%)였다. 음식을 짜게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비춰볼 때, ‘보통’이라고 답한 이들을 포함한 4명 중 3명이 짠 음식을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WHO에서는 1일 나트륨 섭취량을 최대 2000㎎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한국인의 평균은 4646㎎이며, 특히 30-50대 남성 평균은 6327㎎으로 많은 양의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김치찌개 한 그릇에만 WHO 하루 권장량에 해당하는 나트륨이, 짬뽕은 무려 두 배나 많은 양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단체급식 한 끼를 먹을 때 섭취하게 되는 나트륨양은 평균 2236㎎으로, 이는 외식(1959㎎)이나 가정식(1342㎎)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다.

이처럼 나트륨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무슨 문제가 나타나는가?

나트륨을 과잉 섭취할 경우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은 물론 혈관에 손상과 염증을 일으킨다. 따라서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짠 음식을 선호하는 한국은 고혈압으로 인한 입원 비율이 인구 10만 명당 191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넷째다. 특히 최근에는 짠 음식이 위암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소금 자체가 위 점막 세포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키게 되며, 손상을 입은 세포는 재생해야 하기 때문에 세포가 분열하게 된다. 세포 분열이 많아지게 되면 다른 발암 물질이 작용할 기회가 늘어난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에 발표된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과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1983년 이후 25년 동안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위암 사망률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냉장고 보급으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의 섭취량이 늘어난 반면 염분 섭취는 감소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대규모 상관성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 주민 205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염분 섭취량과 24시간 소변 내 나트륨의 농도를 해당 지역의 위암 발생률 및 사망률과 비교 분석한 결과 위암 발생의 감소가 짠 음식의 섭취량이 감소되기 때문이라는 연구의 가설을 뒷받침하였다.

왜 자꾸 짠 것을 찾는 것일까? 중독성이 강한 소금의 짠 맛은 뇌의 쾌락 중추를 자극해 한 번 맛을 보면 습관적으로 더 많이 먹게 하기 때문이다. 짭짤한 과자 칩을 먹기 시작하면 한 봉지를 다 먹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더불어 나이 드신 노인들은 맛을 느끼는 감각이 감소되어 자꾸 짜게 간을 맞추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맵고 짠 음식, 단 음식, 기름진 음식 등을 즐겨 먹는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짜게 먹지 않을까? 이러한 음식관련 습관은 어릴 때부터 집에서 먹는 음식으로부터 길들여지게 되어서 한 번 들게 되면 참 고치기가 어렵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싱겁게 먹고 필요에 따라 첨가할 수 있도록 꾸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겠다. 실제로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7대 만성질환으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진료비가 지난 한해만 10조 원을 넘어 전체 진료비의 27%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만성질환의 주범인 나트륨의 섭취를 오는 2020년까지 20% 줄이기 위해 범국민 운동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 주도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교육, 계몽, 홍보가 가장 우선돼야 하고 소금 섭취를 줄이기 위한 노력에 전체 국민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