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대형 개발 사업, 신중에 신중 더해야
[긴급진단] 대형 개발 사업, 신중에 신중 더해야
  • 최재근 기자
  • 승인 2015.02.10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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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안면도가 시끄럽다. 26년 전부터 시작된 안면도관광지 개발이 최근 또다시 주춤거리고 있는 탓이다. 물론 대형사업인만큼 계획대로 추진되고 성공적인 성과까지 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공영개발에서 민자개발로 전환한 뒤 사업자만도 벌써 5번이나 바뀌다보니 지역 주민들의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굿모닝충청이 안면도관광지 개발을 긴급진단 해보고 앞으로 대형 사업이 가야할 올바른 길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 안면도<상> 황해경제자유구역 조감도<하>

[긴급진단 안면도 개발] 4. 대형개발사업 패러다임 바꿔야 <끝>

[굿모닝충청 최재근 기자] 황해경제자유구역과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 등 충남 대형 개발 사업이 최근 중단되거나 재검토되고 있다. 모두 전임 지사 시절부터 오랫동안 추진했던 사업들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과 일부 도의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안희정 도지사가 사퇴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대형 개발 사업 중단 잇따라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물론 이들 대형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성공적인 성과까지 낸다면 최선이겠지만 과연 가능한 사업이었는지도 따져볼 문제이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은 1991년, 황해경제자유구역은 2005년에 각각 시작됐다. 두 사업 모두 부동산 불패의 신화가 이어지고 건설 사업으로 경기를 부양하던 때에 기획되고 추진된 셈이다. 전국의 각 지자체들도 오랫동안 경쟁적으로 대형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지자체 주도의 대형 개발 사업들이 큰 손실을 내거나 무산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용산 국제 업무지구, 인천 용유·무의 경제자유구역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주민들에게 기대만 불어 넣고, 막대한 경제적 피해까지 입혔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개발 사업들이 변화된 세계 경제 환경을 무시한 채 처음 입안한 계획대로 추진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천문학적인 손실이 뒤따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칫 지자체 파산으로 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대형개발사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제 대형 개발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08년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 이후 대한민국의 개발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깨졌고, 대규모 개발 사업이 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십조를 투입한 4대강 사업만 봐도 그렇다. 이제 부동산은 더 이상 오르기 어렵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 방에 대박을 터트리는 시대는 끝났다는 게 요즘 부동산 업계의 분위기다. 더욱이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지자체의 무분별한 대규모 개발 사업은 오히려 재앙을 부를 수 있다는 인식마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어느 때보다 현명하게 재정을 써야하고,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은 개발 사업들은 검토에 검토를 거쳐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공성을 가미하면서도 무리한 사업추진을 구조적으로 차단해 안정적으로 개발사업 운영이 가능하도록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충남도가 상당한 반발이 예견된 안면도관광지 개발 사업을 보류하고 황해경제자유구역에서 철수한 것은 아마도 이러한 고민에서 비롯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면도는 천혜의 관광자원인 만큼 한 번 개발이 잘못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자칫 잘못 개발되면 천혜의 자연 환경마저 크게 변할 수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할 필요성이 높았다.

황해경제자유구역 역시 변화된 세계 경제 환경에서 투자자도 없는데 강행 추진하는 것은 무모한 짓으로 비칠 수 있다. 막대한 투자를 하고도 정작 들어올 사람들이 없어 황량한 벌판만 바라보게 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충남도민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개발에 직접적인 이익을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는 개발은 충남도 전체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안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잡고 있으면 오히려 주민들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임민환 충남도 관광산업과장의 말은 이 같은 상황의 반영이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 보다 신중하게 후속대책 마련해야

이제 충남도는 대형개발사업과 관련 주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만 여기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우선 대규모 개발 사업일수록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 표를 의식해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다면 사업 착수와 동시에 실패를 잉태하는 것이다. 보다 철저한 검증 등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한다.

특히 도지사 입장에서는 자기 임기 내에 끝내겠다는 조금함을 버려야 한다. 30년 100년 앞을 내다본 사업 추진이어야 한다.

충남도는 몇 년 사이에 도청 이전,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세계대백제전 성공적 개최 등 전임 도지사부터 추진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안희정 지사는 이러한 사업들을 전임 지사의 공으로 돌리곤 한다. 바람직한 자세로 평가받는 이유이다. 대형 개발 사업 역시 후대 지사에게 칭송을 받겠다는 자세로 차분히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주민들과의 소통은 필수적이다. 대규모 개발 사업은 수많은 주민들의 인생을 좌우한다. 기대가 클 수밖에 없고, 개발 지연이나 중단에 따른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급적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교환함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하는 가운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 ‘실패?'아니면 '합리적 선택?'

대규모 부동산 개발 사업의 시대는 지났다. 한정된 자원을 생산적인 분야에 투입해야 한다. 불확실한 대형 개발 사업을 변화된 세계 경제 환경이나, 재정 여건 등을 따지지 않고 여론에 떠밀려 강행하는 것은 어쩌면 자살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

안면도 주민이나 일부 도의원들의 경우엔 안면도 관광지 개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상실에 대해 사업 실패라고 하며 반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이유로 충남도의 안면도 사업 중단을 ‘실패’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합리적 선택’이라고 평가해주기도 한다. 무리하게 강행함으로써 더 큰 피해를 불러오기 보다는 이왕 우선협상대상자가 사업포기를 선언한 만큼 오히려 숨고르기를 하면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개발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현재 올 상반기 안에 안면도 개발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개발사업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이에 걸맞는 개발 계획을 입안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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