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글 채원상, 사진 정석호 시민리포터] 봄이 얼었던 대지를 간지럽혀 하나씩 하나씩 꽃을 피우고 있다.
9일 천안시와 아산시를 잇고 있는 광덕산 들녘에 야생화들이 속속 고개를 내민다.
코로나 속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의 기운을 느끼며 봄의 전령사 야생화를 만났다.
제일 먼저 만난 꽃은 복수초보다도 먼저 핀다는 변산바람꽃이다.
변산바람꽃은 어떻게 지온과 기온을 감지할까?
아직은 아침이 찬데 뽀송뽀송한 솜털로 몸을 덮고 하얀 꽃을 활짝 피우고 있으니 신기한 조화다.
변산바람꽃은 너도바람꽃과 함께 바람꽃 중에서 이른 봄 가장 먼저 개화한다.
한국특산종으로 역시 희귀보호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변산에서 채취해 처음 학계에 보고가 되어 변산바람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사랑스럽다는 말이 아깝지 않은 변산바람꽃이 군락을 지어 피었다.
꽃말이 덧없는 사랑이라는 만주바람꽃도 수줍게 피어 있다.
햇살을 받아 뽀송한 솜털이 빛나는 연약한 모습의 노루귀가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해 떨어지고 말라죽은 가지와 낙엽 잡초의 사체를 헤집고 방긋 웃고 있다.
빨갛게 봉오리진 모양이 가엽기도 하고 앙증스럽기도 하다.
봄이 되면 산과 들에서 흔하게 만나는 제비꽃도 보인다.
제비꽃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무렵에 피는 꽃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지와 음지 어느 곳이든 물빠짐이 좋은 곳에서 잘 자란다.
산밑에서 현호색을 만났다.
이 꽃은 날렵하고 긴주머니가 달린 형태가 종달새를 닮았다.
입술처럼 위아래로 벌어진 두 장의 꽃잎을 정면에서 바라보면 어미새가 먹이를 달라며 입 벌린 새끼 새들을 연상케 한다.
소화제 활명수가 바로 한약재와 현호색을 섞어 만든 의약품으로 알려져 있다.
들녘을 내려와 잠시 현충사를 둘러봤다.
야생화는 아니지만 홍매화가 붉은 입술을 자랑하고 있다.
답답한 일상을 벗어나 야생을 체험한 기분 좋은 봄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