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 19 : 5'… 천안고교평준화 3월엔 뒤집힐까?
'14 : 19 : 5'… 천안고교평준화 3월엔 뒤집힐까?
[기획시리즈 천안고교평준화] ① ‘교육감 길들이기’ 논란 왜?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5.03.05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찬성표를 받았음에도 천안고교평준화 시행여부가 안갯속에 쌓여있다. 충남도교육청이 당초 계획인 2016년 시행을 목표로 도의회에 시행조례안을 제출했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도의회가 부결과 보류로 통과를 가로막고 있는 탓이다. 충남도교육청은 철저히 준비를 마쳤다고 하지만 도의회는 설명부족과 준비부족을 들어 여전히 통과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형국이다.
지루했던 논쟁은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일정상 2016년에 시행을 하려면 3월회기에 반드시 통과돼야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10여일 뒤에 있을 3월 회기에서는 천안고교평준화 시행여부가 결판나게 된다. 충남도교육청으로서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고, 도의회는 이제 보류 없이 투표에 들어가야 하는 처지다.
당사자인 천안지역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혼란스러움은 극에 달하고 있다. 언제 바뀔지 모르는 입시제도에 촉각을 세우며 가슴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시행 기로에 선 천안 고교평준화, 어떻게 나아가야 학생들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까? 굿모닝충청이 기획시리즈로 논란의 현장을 되짚어보고 학교 구성원들의 생생한 얘기를 토대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본다.       [편집자 주]

▲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이 2월 5일 제 27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천안 고교평준화 조례안과 관련, 의원 한분 한분께 사과말씀 드려야 하지만, 이렇게 본회의장에서 사과하는 점을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기획시리즈 천안고교평준화] ① ‘교육감 길들이기’ 논란 왜?

현 도의원 18명 발의해놓고…"준비부족' 딴죽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제출, 상정, 부결. 다시 제출, 보류’ 천안 지역 고교평준화 조례 개정안이 지난 1년간 거친 과정이다. 이 조례안은 지난해 10월 충남도의회 본회의에서 부결됐으며, 올해 2월 회기인 제 276회 임시회 교육위원회에서는 논의도 안 된 채 보류됐다. 이에 따라 코앞으로 다가온 내년 시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처럼 고교평준화 조례안이 도의회의 산을 넘지 못할 때마다 따라 붙는 말이 있다. 바로 ‘교육감 발목잡기’이다.

일각에선 도교육청이 천안 고교평준화를 모두 준비했음에도 도의회가 정치적 논리 등을 적용, 조례안 통과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 고교평준화, 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일까? 조례안이 발의된 배경은 이렇다. 천안 지역에선 자녀들이 어떤 고교를 다니는지 묻는 것은 실례로 여겨진다. 또 교복은 학생들의 평가기준이 된다.

즉, 비평준화인 천안 지역 학생들은 성적순에 따라 고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명문고 교복을 입고 있으면 사람들은 그 학생을 공부를 넘어서 인성까지 훌륭한 학생으로 평가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학업 수준이 떨어지는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은 정반대의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지나친 학교 서열화가 학생들의 행복을 파괴하자, 약 10년 전부터 천안 시민들 사이에선 고교평준화 시행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교평준화는 지난 2012년 4월, 한 도의회 교육의원에 의해 본격 추진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해당 도의회 교육의원은 현재 천안 고교평준화 때문에 초조한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김지철 현 교육감이라는 것. 김 교육감은 당시 이 조례안을 동료 도의원 33인과 함께 대표 발의했다.
여기서부터 발목잡기라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지난해 8월에 열린 도의회 제 273회 임시회 교육위원회에서 이 조례안은 무기한 계류됐다.

당시 나왔던 반대 명분 중 하나는 도교육청이 제 10대(민선 6기) 도의회 의원들에게 고교평준화에 대해 충분히 알려주지 않고, 급하게 조례안을 상정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김 교육감이 대표로 발의한 조례안을 살펴보면, 33인 의원들 중 제 10대 도의회에 포함된 의원들은 총 9명이고, 9대에 이어 10대에 재선한 도의원들까지 합치면 18명에 달한다.

특히, 현재 교육위원회 소속 서형달 의원(서천1), 유익환 의원(태안1), 김석곤 의원(금산1), 김종문 의원(천안4), 맹정호 의원(서산1)도 33인 발의안 명단에 포함돼있었으며, 이는 지금의 교육위원회 의원 8명 중 5명으로 대부분 인원을 차지하고 있다.

또 도교육청이 당시 조례안을 상정시킨 이유도 속사정을 들으면 이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 고교평준화 실시를 위한 여론조사는 도교육청이 지난 2013년 11월 6일부터 약 한달동안 2016년 고등학교 입학대상자인 천안지역 중학교 1학년생과 학부모, 초등 6학년 학부모, 학교운영위원, 고교동문 등 2만9962명 중 2만6539명(88.6%)이 참여해 73.8%의 찬성을 얻어 실시가 결정됐다.

하지만 당시 도교육청은 이 조례안을 바로 도의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새로운 교육감이 취임하고 난 뒤에 이를 처리하자는 주장이 제기돼 도교육청은 머뭇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교육감이 취임한 시기인 지난해 8월 14일 이 조례안은 도의회에 제출됐다. 도교육청 입장에선 이 조례안을 하루 빨리 처리해야 당장 2년도 안 남은 고교평준화 시행에 발맞춰 움직일 수 있었으며, 8개월 동안 묵힌 이 조례안이 조금만 늦게 제출돼도 ‘직무유기’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앞뒤 정황을 살펴보면, 도의회 입장에서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지만, 도의회는 이를 걸고넘어졌다.

아울러 최근 도의회에서 제기된 여론조사 재실시 주장의 경우도 발목잡기라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한다.

재실시 주장 이유는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으로, 이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여론조사와 관련, 징계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일부 교사들은 찬성 당위성을 설명하는 유인물을 배포, 8명이 경징계, 이를 주도한 교사 한명은 중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여론조사에서 특정한 답변을 유도한 것 자체가 큰 문제가 되지만, 한 학교에서 고작 9명이 이를 주도한다고 하더라도, 수만 명이 찬성한 사안에 대해 과연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느냐는 것이다.

또 여론조사 재실시하는 것도 비용을 수반하는 일이며, 이를 시행한지 고작 1년 2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명분 없이 재실시를 요구한다는 자체가 발목잡기라는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여론조사도 전화 설문조사가 아닌 질문지법으로 진행됐으며, 특히 경기도‧강원도교육청과 다르게 도교육청은 학교운영위 참여 비율을 23.4%나 설정해 객관성을 높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기도는 해당 지역 고교평준화 실시를 위해 학교운영위 참여비율을 11%로 설정했으며, 강원도는 이에 대한 비율 자체를 편성하지 않았다.

이밖에도 아산지역 고입 대란도 해결된 상황이다. 고교평준화 반대 논리 중 하나가 아산 지역 학생들이 관내 고교에 입학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으나, 올해 고입 결과, 51명의 미달로 지난해 발생했던 고입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