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이래서 ‘코로나19가 무서운 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손이 벌벌 떨려요.”
코로나19 집단 감염사태로 전교생과 가족들이 자가격리 중인 대전 서구 도안초등학교의 한 학부모가 불안과 공포에 떨어야만 했던 새벽녘을 회고했다.
자가격리 중이었던 지난주 어느 날 새벽, 아이가 갑자기 40도에 가깝게 열이 올랐으나, 병원에 데려가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새벽에 갑자기 아이 몸의 열이 40도까지 올라 인근 병원 모든 곳에 전화를 해봤지만, 자가격리자는 받아줄 수 없다고 했어요. 임시로 격리해제 승인을 해줄 보건소 직원들은 이미 퇴근했는지 연락이 되지 않았고요.”
그는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머리끝까지 난다”며 “하루빨리 자가격리자에 대한 응급상황 대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격리 중 위급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격리해제 승인을 받지 못하면 뾰족한 대응법이 없다는 걸 실감한 것이다.
지난 18일 도안동의 한 태권도장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 감염 여파로, 현재 도안초 학생과 학부모는 자가격리 중에 있다.
자가격리자는 외출할 수 없으나 위급상황 시 보건소 등 관계기관 허가 하에 제한적으로 외출이 가능하다.
문제는 보건소와 연락이 어려운 한밤중이나 새벽에 고열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다.
격리 해제를 승인해줄 보건소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꼼짝없이 해열제에 의존하며 아침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전지역 커뮤니티에도 이 같은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격리 중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갈 수 있는 곳은 시에서 지정해준 특정 보건소인데,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4~50분 거리에 있는 곳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도 종종 거론됐다.
시 방역당국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방역 인력은 기존 그대로인 상황에서 전파력이 빠른 변이바이러스는 속출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백 명에 달하는 자가격리자가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방역과 역학조사, 검사 등을 감당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가득이나 인력이 부족해 과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밤샘 근무까지 강요할 수는 없다는 게 시 방역 당국의 입장이다.
시 방역당국 관계자는 “격리 중 새벽에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에 대한 대책이나 조치가 아직 마련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아침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등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