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과-교과 교사, 교감·장 승진 “소수자 차별-역할 제한적” 갈등
비교과-교과 교사, 교감·장 승진 “소수자 차별-역할 제한적” 갈등
영양·상담·사서 담당 “보건교사 2013년부터 허용, 부당한 차별”
교과 교사들 “업무 특성 고려하고, 권리주장 앞서 의무 다해야”
교육부 법령 개선 약속 8년째 제자리… 제도 개선 요구 목소리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1.08.02 15:4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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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장 승진 제도 개선을 놓고 비교과 교사들과 교과 교사들이 이견을 보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교감·장 승진 제도 개선을 놓고 비교과 교사들과 교과 교사들이 이견을 보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비교과 교사들과 교과 교사들이 교감·장 승진제도 개선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소수자 차별’이란 주장과 ‘업무 특성상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

특히 비교과 교사들은 2013년부터 보건교사에게 교감 승진이 허용된 것과 비교해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계에 따르면 영양·상담·사서를 담당하는 비교과 교사들의 승진제도 개선 요구에, 담임 및 생활지도 등의 업무를 맡는 교과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급식실, 상담실, 도서관 등에 상주하며 각자의 업무를 맡고 있으나 수업과 행정 등 학교의 일반적 업무와는 거리가 먼일을 주로 하는 비교과 특성상, 학교를 총괄하는 자리인 교감·장으로의 승진을 요구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 요구라는 것이다.

실제로 영양, 상담, 사서 등의 교사는 전 학년을 두루 맡고 있어 한 학급을 1년간 책임지는 담임을 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승진제도가 열려 이들이 교감과 교장이 된다면 학교가 돌아가는 전반적 상황을 놓칠 가능성이 커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본인도 힘들고 그 아래 교사들도 곤란해질 거라는 게 교과 교사들의 주된 의견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지난달 1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실 주최로 열린 ‘미래 교육을 위한 승진제도 개선 정책토론회’에 참가한 비교과 교사 및 교육 관계자들은 영양·사서·상담교사에게도 교감·장 승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 조직에서 소수자라는 이유로 승진의 기회를 주지 않고 차별하는 것은 부당하며, 같은 비교과인 보건교사는 지난 2013년부터 교감 승진이 허용된 것과 비교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게 요지다.

이에 대해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업무를 총괄할만한 자격이 있을 때 승진이 되는 거지, 업무는 평등하지 않은데 무조건 승진할 수 있는 평등한 길을 열어달라는 건 승진을 위한 승진을 원하는 것이 아니냐”라며 “수업과 행정 업무 외 학부모 민원 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 부분을 경험하지 않고 교감·장으로 승진했을 시 과연 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교사는 “학교 교육과정, 신규 대상 임상 장학, 학교폭력 업무, 학부모 응대 등의 업무는 경험도 중요하나 그 과정을 거치며 생기는 노하우나 능력도 중요하다”라며 “교감·장 등 관리자는 이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담임교사 업무 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경력 없이 관리자 역할을 하겠다는 건 의무는 선행하지 않은 채 권리만 먼저 요구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승진제도는 열어놓되 교감·장 자격에 담임교사 n회, 업무부장 n회 등 경력을 명시하거나, 비교과용 직원들만의 승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보건교사는 승진을 허용하고 나머지 비교과 교사는 승진을 불허한 것이 차별임을 인정한 것이다.

대전지역 A학교의 한 교사는 “나머지 비교과는 되지 않는데 보건교사는 왜 승진이 허용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비교과 교사들 입장으로서는 차별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비교과 교사도 담임 업무를 하거나, 교감·장이 아닌 해당 분야 장학사 등으로 승진할 수 있는 등의 여러 가지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대전에서 영양교사로 근무 중인 B씨는 “보건교사 교감 진급 기회를 준 이후 그 외 비교과 교사도 승진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선한다고 해놓고 벌써 8년인데, 여태껏 아무 방침도 내놓지 않고 있는 교육부에 화가 난다”며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라 비교과 교사들도 상위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대전의 한 교육 관계자는 “비교과 교사들은 학교 구성원으로서 차별감을 느낄 수 있고, 교과 교사들 또한 의무는 하지 않은 채 권리만 요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며 “양 측의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교육당국은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정책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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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 2023-02-16 03:24:56
글쎄...초등 경우는....

교대에 초등교육전공 속에 (국어부전공, 실과부전공, 체육부전공 등등)처럼 사서부전공 특수부전공 보건부전공으로 일부 부전공과목으로 흡수되어 임용친거면 전체를 아우르는 거라 납득이 갈텐데..... 초등교사 임용티오가 늘었음 좋겠네. 영양교사 처음 시험칠 때 말도 안되게 쉬운 교육학 치던 차별적인 시험문제 기억난다는....

새로미 2022-07-19 13:05:50
아래 나그네님 같은 사람이 울아이 담임 된다면? 정말 끔찍하네요. 저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한테 무슨 인성을 배우겠어요. 교사 전체 욕먹이지 말고 교양있게 행동합시다^^

나그네 2021-08-04 11:07:50
야간경비하라고 뽑힌 사람이 나도 이 회사 사장해 보겠다고 부서업무 달라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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