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 폐소 위기… 500여명 아이들 어디로?
대전 유성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 폐소 위기… 500여명 아이들 어디로?
센터 관계자들 “억지 의혹으로 예산 삭감… 센터 정상 추진 막는 특정 세력 있나”
유성구 “예산 확보 위해 시와 지속적 협의 중”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2.01.05 16:30
  • 댓글 1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전 유성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 꿈드림. 자료사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대전 유성 학교밖청소년 지원센터 꿈드림. 자료사진/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굿모닝충청 김지현 기자] 대전 유성구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이하 센터)가 대전시의회 예산 삭감으로 폐소 위기에 처해 있다.

센터가 센터장 부정 채용, 가족 경영, 공무원 겸직 등의 문제로 예산 삭감까지 가게 됐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까지 부풀려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는 것.

만일 센터가 문을 닫게 되면 현재 지원받고 있는 500여 명의 학교 밖 청소년들은 갈 곳을 잃는 것이나 다름없어, 해당 사안에 대한 시·구청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센터는 지난해 10월, 센터장 부정 채용으로 처음 도마 위에 올랐다.

센터를 위탁운영 하는 비영리 단체 ‘청소년하임교육문화원’ 대표의 배우자 이씨가 허위경력으로 센터장 자리를 차지했다는 의혹이다.

하지만 이씨는 2015년 센터가 생기기에 앞서 2012년부터 학교 밖 청소년들을 집으로 들이는 대안 가정을 운영했으며, 비영리 단체 특성상 후원조직이 활발하지 않으면 인건비성 지출이 어려웠기에 비급여 실무자로 상근했다.

실제 이씨의 건강보험 득실 확인서에는 해당 기간 동안 타 직장 가입 이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이씨는 지난해 11월 센터장 허위경력을 다뤘던 유성구 행정사무감사에서, 당시 청소년 자원 활동을 증명하는 유관 기관장들의 실무자 상근 확인서를 제출했으며 그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났다.

센터의 팀원 자격 기준 중 청소년 관련 분야(상담학, 교육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청소년학 등) 학사 학위 보유자가 아닌 친인척을 채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는데, 당시 친인척 A씨는 사회복지사 2급의 실습까지 마치고 자격증 발급이 예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A씨는 사직했고, 며칠 후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이 발급됐다는 게 센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가족 경영 논란도 있었는데 센터 측도 이 같은 문제를 우려, 지난해 3월 학교 밖 청소년 지원 사업을 주관하는 여성가족부(여가부)에 해당 사항을 질의했다.

당시 여가부는 “해당 기관은 청소년복지지원기관으로 사회복지시설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사회복지시설로 권고가 된 사항(운영자 및 시설장과 배우자 등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서는 적용받지 않는다. 다만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경우에도 공개채용이 원칙이므로 공채 절차를 거치지 않고 법인의 임원 등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자를 채용하는 경우 규정에 어긋난다”고 답변했다.

센터의 운영자 및 시설장과 배우자, 자녀, 친인척 등 특별한 관계라고 해도,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채용 시 위탁기관의 운영 내부 규정에 의거해 진행되면 관계없다는 것이다.

이 밖에 이 씨의 배우자인 B씨가 구청 직원임에도 대표직을 겸직한 것이 드러나 문제가 일었지만, 대표자 자리에서 내려오면서 지적된 문제들은 모두 해소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센터장 이씨는 지난달 말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를 두고 관계자들은 센터의 정상적인 추진을 막는 특정 세력이 있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센터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C씨는 “이씨는 전국에 학교밖청소년 지원 센터가 생기기 전부터 대안 교육 운동을 하며 방황하는 아이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직접 발로 뛰며 노력한 사람”이라며 “센터 개소 직후에도 적은 보조금 탓에 여의치 못한 상황에서 직접 사비를 털어가며 노력한 사람이라는 걸 센터와 관련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학교 밖 청소년’이 이슈화되고 선거철이 다가오니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는 게 수상쩍다”고 의심했다.

이어 “현재 센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유성구 센터의 정상 추진을 막으려는 특정 세력이 있는 것 같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일각에선 한 시의원이 예산으로 이씨에게 압박을 주며 센터장 사퇴를 종용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는데, 이게 만약 사실이라면 정말 질타를 받고 사퇴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나 또한 특정 세력이 있는 것 같다는 소문을 들었으며 대체 이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건 이들에겐 학교 밖 청소년은 중요치 않다는 것”이라며 “예산 부족으로 센터가 문을 닫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이 떠안게 되는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며 센터의 운영을 방해하는 행태는 그 어떤 목적이 됐든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센터 운영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D씨는 “특정 세력이 있다고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세력의 한 축으로 지목되고 있는 시의원 등이 뇌전증을 앓고 있어 센터에 다니는 학생을 불러다 몇 가지 질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뇌전증 특성상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언제 갑자기 발작할지 모르는 아이를 데려다 그런 행위를 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으며, 대체 무슨 억하심정이 있길래 이렇게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유성구 관계자는 “사실상 예산이 없으면 센터가 운영되는 건 불가능하므로, 예산 교부가 이뤄지는 1월 말 전까지 예산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예산에는 인건비뿐만 아니라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비와 사업비 등이 포함되기 때문에, 국비만이라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지속해서 시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9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현 2022-01-11 21:02:08
센터를 설립하고 수고하신 선생님들, 봉사자들의 헌신에 감사하고 더욱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예산 삭감 일방적 행정처분은 말아주세요.

Ejk 2022-01-07 07:50:36
이용하는 아이들에 대한 대책도 없이 예산삭감,폐소를 진행하는것인지 의문이네요 모두 대한민국의 소중한 아이들입니다 .

은정 2022-01-07 07:47:09
그동안 이용하고 있는 아이들은 어디로 가라고 예산을 삭감하는지??
또 그아이들을 위해 애써주신분들의 노력에대한 보상은 커녕 일의 의욕까지 꺽는지 ??
그동안 수고가 헛되지않기를 바랍니다

메일짱 2022-01-07 00:06:49
특정 분들 때문에 아이들이 힘든거 보면 안타깝네요...

임현영 2022-01-06 22:41:18
우리 아이들이 갈곳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