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엠바고는 장식인가?
[청년광장] 엠바고는 장식인가?
미 부통령의 비공개 일정을 언론에 누설한 한덕수 총리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09.29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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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잇단 외교 참사로 국익을 해치고 국격을 실추시키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또 다시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도대체 이 정부는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우왕좌왕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9일에 방한 예정인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가 DMZ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미리 발표를 해버린 것이다.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모르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DMZ는 Demiltarized Zone의 약자로 ‘비무장지대’라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군 복무를 한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비무장지대’는 엄밀히 말해서 진정한 비무장지대가 아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당시 남북 양측은 군사분계선(MDL)을 설정하고 남북으로 2km씩 비무장지대를 두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비무장지대 안에 각각 마을 하나씩을 두기로 결정을 했다. 그래서 생긴 마을이 남한에는 대성동 마을이 있고 북한에는 기성동 마을이다.

비무장지대의 의미는 무장한 병력 즉, 군대 주둔을 할 수 없는 지역이란 뜻이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의 비무장지대엔 무장 병력이 주둔해 있다. 북한이 먼저 휴전협정을 위반하고 GP(Guard Post)를 설치해 군대를 주둔시켰기 때문이다. 분명히 그 GP 소초엔 조선인민군이 주둔해 있지만 휴전협정 위반이라는 지탄을 피하기 위해 꼼수로 북한은 GP에 주둔해 있는 부대를 ‘민경대대’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민경대대의 ‘민경’은 ‘민정경찰’이란 뜻인데 이들은 군대가 아닌 경찰이란 뜻이다.

비무장지대엔 군대 주둔은 불가하지만 경찰 주둔은 가능하기에 군대에 경찰 이름을 붙여서 꼼수를 부린 것이다. 이에 우리도 질 수 없다는 뜻으로 똑같이 비무장지대에 GP를 설치하고 군대를 투입시켰다. 물론 GP에 투입되는 우리 국군도 군복에 ‘민정경찰’이란 표찰을 부착하고 투입된다. 이 부대는 군대가 아니라 경찰이란 뜻으로 그렇게 붙인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비무장지대는 말만 비무장지대이지 실제로는 군대들이 주둔해 있는 ‘무장지대’다. 2019년 9.19 군사합의로 남북이 상호 11개 GP를 시범 철수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없어진 건 아니다. 그런 곳인만큼 DMZ 안으로 들어가려면 합참의장이라도 아니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도 반드시 사전에 예통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절대 철책선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그만큼 위험한 곳이기에 높으신 분들이 DMZ 안을 방문할 계획이 있으면 예하 부대에만 넌지시 통지하고 언론에는 절대 알리지 않는다.

그런데 한덕수 총리가 미리 언론에 떠들어버리면 어떡하란 말인가? 이건 회담 당사자인 미국 측과는 어떤 상의도 없이 한덕수 총리가 혼자서 떠들어버린 것이다. 뭐가 그리 급해서 혼자 언론에 신나게 떠든 것인가? 북한도 마냥 바보는 아니다. 어떤 경로로든 남한 측 뉴스를 듣는다. 특히 북한 김 씨 정권은 남한 방송 애청가로도 유명한 사람들이다. 죽은 김정일의 장남이자 지금 북한 최고권력자 김정은의 이복형인 故김정남이 코미디언 이주일의 열성팬이었다는 일화도 있지 않던가?

만약 북한이 한덕수 총리의 발언이 담긴 남한 뉴스를 몰래 듣고 해리스가 DMZ를 방문할 때 해리스를 저격해버리면 그 땐 어떻게 책임지려는가? 물론 북한이 아무리 막 나가는 행보를 여러 차례 자행했어도 그 정도로까지 막 나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란 말이 있지 않은가? 앞서 말했듯이 비무장지대는 그 특성 때문에라도 방문 전까지는 예하 부대에만 조용히 알리고 언론에는 함구해야 정상이다.

그런데 도대체 한덕수 총리는 무슨 생각으로 해리스의 DMZ 방문을 엠바고 해제 전에 혼자서 신나게 언론에다 떠든 것인가? 친미 정부를 자처하면서 정작 그들이 하고 있는 짓은 전부 미국을 엿 먹이는 짓들밖에 안 했다. 미국 정계 서열 3위에 해당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아예 문전박대해버렸고 1위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선 뒷담화를 깠다가 외신에까지 쫙 퍼졌다. 이젠 2위 카멀라 해리스의 DMZ 방문을 미국 측과 협의도 없이 제멋대로 알려서 동선을 노출시켰다. 도대체 왜 이러나?

한덕수 총리가 이렇게 아무 대책 없이 해리스의 DMZ 방문을 언론에 떠들어버리자 결국 미국 백악관도 하는 수 없이 공식 발표를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백악관은 “이번 방문은 한미동맹의 힘과 북한이 제기하는 어떠한 위협에도 한국 편에 서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강조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인해 또 어떤 파장이 생길지는 정말 예측불허다.

이미 여러 차례 외교적으로 사고를 잔뜩 친 윤석열 정부이기에 이번에도 뭔가 사고가 터지겠거니 하는 불안감은 있었는데 카멀라 해리스가 오기 전부터 사고를 칠 거라곤 정말 생각도 못했다. 이 정부의 외교 행보는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가 문제 투성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인가? 외신들의 지적대로 지금 윤석열 정부는 아예 기본이 안 되어 있는 정부다. 사상누각(沙上樓閣)이란 말조차도 아깝다. 그나마 사상누각은 겉보기라도 멀쩡하다는 뜻이 담겨 있는데 윤석열 정부는 겉보기도 안 멀쩡하다.

한덕수 총리는 카멀라 해리스와 만나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라 하는데 별 성과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지금 조 바이든의 처지가 한국을 봐줄 만한 상황도 아니다. 우선 이제 본인의 임기도 반환점을 돌았고 올해에 미국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 선거는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이냐 공화당의 정권 교체냐를 판단하는 시금석(試金石)이 될 선거이다.

그런 상황에서 제 코가 석 자인 조 바이든이 한국을 챙겨줄 여유가 어디에 있겠나? 조 바이든 입장에선 어떻게든 철저하게 미국의 국익을 최대한으로 획득했다는 성과를 남겨야 여당인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고 아울러 정권 재창출을 이룰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런 만큼 지금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보다 강경하게 통과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게 지금 미국의 현실이다.

거기다 지금 윤석열 정부가 바이든 정부의 눈에 별로 마음에 드는 짓을 한 게 없다는 것도 문제다. 최소한 딜을 시도하려면 우리도 뭔가를 내놓아야 한다. 자기 것은 꽉꽉 묶어서 쟁여두고 남에게만 뭔가를 베풀어달라는 이런 수전노 같은 행보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낸시 펠로시가 방한했을 때 최소한의 대접이라도 베풀었다면 그나마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펠로시가 한국에 온 시점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고 중국이 그에 대해 압력을 넣기 시작한 시점인데도 최소한의 대접을 했다면 미국은 그래도 한국이 완전히 ‘친중’으로 기울진 않을 것이라 믿음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펠로시를 완전히 푸대접했다.

그러니 지금 바이든 정부는 윤석열 정부를 ‘친중 정부’로 인식하고 친중 행보를 계속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산업 육성법이 바로 압박의 일환이다. 정부의 아마추어 외교로 인해 결국 죽어나는 건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다. 이게 도대체 뭐하는 짓인가?

윤석열 정부는 이번 미국 부통령의 방한을 놓고 인플레이션 감축법 및 반도체 산업 육성법 등에 대해 협상을 시도하겠지만 아마도 그건 공상으로 끝날 것 같다. 오히려 지금 미국의 행보를 볼 때 청구서를 더 세게 내놓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좀 자중이라도 했으면 모르겠는데 한덕수 총리가 또 미국의 심기를 자극했으니 일이 더 커질 것은 명약관화다.

지금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욕설 영상이 엠바고 해제 전에 온라인에 유출됐다며 수사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는 상황이다. 그런 잣대라면 국무총리 한덕수 총리도 경질하고 수사를 받도록 하라고 목청을 높여야 정상일 것이다. 한 쪽이 하는 건 그저 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친절한 설명이고 다른 쪽이 하는 건 국익 훼손이라는 건 불공평한 처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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