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광장] 대통령의 시대착오, 거만함
[청년광장] 대통령의 시대착오, 거만함
  • 조하준 시민기자
  • 승인 2022.12.15 10: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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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계속되는 고환율에 김진태가 저지른 레고랜드 사태, 사상 최악의 무역 적자까지 여러 모로 나라 경제가 위기인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수습책은 없다. 안으로만 사고를 치면 모르겠는데 밖으로까지 사고를 치고 있다.

대통령 부부가 해외 순방 때마다 외교 참사 논란에서 자유로운 적이 있었던가? 단 한 번도 조용히 넘어간 적이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만 못하면 모르겠는데 김건희 여사까지 마치 자신이 대통령인 양 주객이 전도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더욱 빈축을 사고 있다. 내치든 외치든 윤석열 대통령은 아무 것도 잘 하는 게 없는 것 같다. 

그런데다 그의 사고방식은 2020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기보다는 1970년대 냉전시대 때 사람들 사고방식 같아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실상 ‘문재인 케어’ 폐기를 선언했다.

그는 “인기영합적 포퓰리즘 정책은 재정을 파탄시켜 건강보험 제도의 근간을 해치고 결국 국민에게 커다란 희생을 강요하게 되어 있습니다.”고 했다.

복지를 포퓰리즘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대단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돈 없는 사람은 아프면 죽으라는 소리나 무엇이 다를까? 포퓰리즘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마을주치의 제도 같은 현실에도 맞지 않는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았었다. 

그리고 당선되자마자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었다. 그런데 누구한테 포퓰리즘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는 것인지 모르겠다.

대다수 노년층들은 빈곤하게 살고 있다. 별 달리 할 일도 없고 수입이라고는 다달이 나오는 연금밖에 없다. 그 연금 몇 푼으로 본인이 병에 걸렸을 때 어떻게 치료할 수 있겠나? 문재인 케어는 이런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년층들을 돕고자 내놓은 정책이다. 이걸 포퓰리즘이라니. 이런 사고방식은 1929년 세계 대공황 이전의 자유주의자들이나 하는 방식이다.

물고기를 잡아서 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자유주의자들의 발상이었다. 하지만 무작정 시장의 자유에 맡겼다간 국가 경제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 바로 세계 대공황이었다. 그래서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다.

안 그래도 OECD 국가 중에 복지 수준이 열악한 축에 속하는 게 대한민국인데 여기서 재정 건전성을 핑계로 삭감하겠다는 건 무슨 심보인가? 노년층들을 잡아놓은 물고기로 보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화물연대 파업을 두고 “자유민주주의를 깨려는 세력은 끊임없이 거짓말을 반복해서 선동함으로써 대중을 속아 넘어가게 하거나 그것이 통하지 않으면 폭력을 동원해 겁을 주려 한다.”며 “이런 세력과는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마디로 화물연대 측이 자유민주주의를 깨려는 세력이란 뜻이다.

본인들의 생계와 안전을 위해 파업을 한 것이 자유민주주의를 깨는 것이란 건 어디서 튀어나온 발상인가? 수출만이 살 길이니 닥치고 일만 하라는 박정희 시절 사고방식이 아니고서야 이런 철 지난 사고방식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그리고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란 도대체 무엇인가? 파업은 헌법에도 보장된 자유이고 권리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노동자 본인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 벌이는 일인데 그게 자유민주주의를 깨는 세력인가? 자신의 자유만 중하고 남의 자유는 안 중한가? 입으로는 늘 자유민주주의를 떠들면서 실제 행동은 독재국가주의와 닿아 있는 것 같다. 

또 월드컵이 끝난 후 윤석열은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스타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정당한 보상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국가대표 선수들이 제대로 보상받았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9일 경제단체장 비공개 만찬에서 “고생은 선수들이 했는데 왜 축구협회가 배당금을 더 많이 가져가느냐”라고 언급한 뒤 나온 발언이다. 축구협회가 선수들이 받아야 할 정당한 몫을 빼앗았다는 식이다.

이에 대하여 비판한 기사는 한겨레 기사가 유일했다. 

대한축구협회를 싫어하는 필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말에는 절대 동의할 수가 없다. 각국 축구협회는 월드컵 성적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다. 이번 대회 한국이 받을 배당금은 약 170억원이다.

협회는 이 중 100억원을 운영 자금으로 쓰고, 70억원을 선수 포상금으로 쓸 계획이었다. 1인당 2억 1,000만원∼2억 7,000만원 정도 돌아간다. 반면 역시 16강에 오른 일본은 선수들에게 평균 약 9,600만원을 지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이 받는 금액은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더욱이 축구협회로 가는 돈은 결국 대표팀과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쓰인다. 월드컵 기간에는 선수들이 주인공이지만, 그 무대를 위해서는 4년 동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협회는 대표팀 훈련을 지원하고 친선전도 잡는다. 장기적으로는 유소년 선수를 키우고, 축구 인프라도 늘려야 한다.

월드컵 배당금은 당연히 여기에 쓰인다. 축구협회 수익 중 정부 지원금은 약 20%. 나머지는 배당금 등 자체 수익과 복표 수익으로 충당해야 한다.

한 마디로 윤석열 대통령은 뭣도 모르면서 축구협회를 약탈자로 매도하고 좌표 찍기를 하며 갈라치기 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윤석열 대통령의 말에 좋아할 사람들은 평소엔 축구에 전혀 관심이 없지만, 월드컵 때면 대표팀과 대한축구협회에 온갖 비난을 쏟아내는 이들이자 축구계의 오랜 적폐인 소위 ‘FC 코리아’들밖에 없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FIFA는 정치가 축구에 개입하는 것을 엄금한다. 자꾸 그렇게 대통령이 나서서 협회 일에 간섭하려 들면 FIFA가 우리를 향해 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

실제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당시 북한이 우리보다 축구를 더 잘했던 시절에 박정희 정권은 북한과의 맞대결을 피하려는 명분으로 고의로 불참하게 했다. FIFA는 정치가 축구에 개입했다는 죄목으로 벌금 5,000달러를 부과했다.

북한 역시 이번 대회 예선 도중에 코로나로 인해 순연된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의 개최지가 대한민국으로 결정되자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불참했고 FIFA는 2026년 대회까지 출전 금지를 결정했다.

나이지리아 역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후 대통령이 축구 협회 일에 개입하려고 시도하자 출전 정지 당할 뻔한 적이 있었다.

이렇게 정치가 축구에 개입하려 하면 그 즉시 제재가 들어온다. 그러니 제발 축구 일에 신경 끄고 본인 할 일이나 잘 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것들보다 더 큰 흠결은 바로 거만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에 열린 경상북도 울진군에 건설된 신한울 원전 1호기 준공식에 불참했는데 그 이유가 걸작이다. 바로 한파 때문이란다.

즉, 본인이 추워서 못 가겠다는 것이다. 당신만 추운가? 추운 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 날 울진군의 최저 기온은 –2℃였다. 

국군 장병들은 그보다 훨씬 더 추운 날씨에서 소총 들고 보초 서고 있다. 필자도 경기도 연천군의 GOP 부대에서 군 복무를 했는데 필자가 그 당시에 경험했던 일 최저기온이 –28℃였다.

당시 필자는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마스크를 끼고 경계근무를 서면 날숨 때문에 안경에 김이 서리는데 그 즉시 김이 얼어서 얼음이 되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스키파카를 껴입어도 추위는 여전했고 방한화 역시 별로 도움이 안 되었다. 어찌나 칼바람이 수시로 불어대던지 발이 너무 시려워서 발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까지 했다.

이런 날씨에도 야간 경계 근무를 서야 했다. 그런데 고작 –2℃에 춥다고 행사에 불참하는 게 과연 국민들이 납득할 사유라고 생각하나? 다른 사람들은 추워서 얼어 죽든 말든 행사에 나와야 하고 본인은 대통령이니까 안 가도 되는 것인가? 본인이 만인의 위에서 군림하고 있다는 거만한 사고가 아니라면 이런 식의 행동은 절대 나올 수 없다고 본다. 

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프로메테우스는 못 되더라도 에피메테우스는 되지 말자. 예지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는 한 누구나 프로메테우스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에피메테우스가 되는 일은 피할 수 있다.

과거의 유사 사례들을 보고 반면교사로 삼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까지는 실수였다고 치더라도 이제 세 번의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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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저리 2022-12-15 22:09:38
화물은 쥐잡듯 잡으며 운전대 잡고 죽으라면서, 축구선수 포상금 2억 이상이 적다고 비분강개.
나라 경제는 휘청거려도, 무심한 두뇌는 축구 선수들 캐비어 못먹고살까 근심으로 환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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