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식의 잡학사전] ‘사랑의 묘약’ 호르몬… 환경호르몬은?
[김근식의 잡학사전] ‘사랑의 묘약’ 호르몬… 환경호르몬은?
13-환경 호르몬, 그것들과 공존하기
  • 김근식
  • 승인 2015.12.07 16:4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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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前) 국회의원 보좌관 T.041-565-8004 http://cafe.daum.net/theClassic

[김근식 더클래식아카데미 원장] 관념적으로는 히포크라테스 시대부터 호르몬 형태의 물질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하는데 이를 과학적으로 연구하게 된 것은 19세기가 되면서부터이다.

먼저 프랑스의 C.베르나르가 간으로부터 글루코오스가 혈액 속으로 보내진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다시 1891년 C.E.브라운세카르 등이 동물체의 세포가 특수한 물질을 혈액 속에 분비하며 그것이 혈액과 더불어 순환하여 멀리 떨어진 다른 세포에 영향을 준다고 하고 세포의 이러한 작용을 내분비라고 불렀다.

1902년에 호르몬의 존재와 생리적 의의를 알게 되는 단서가 된 것은 영국의 E.H.스탈링 등에 의해 세크레틴이 발견되고 몇 년 후에 세크레틴과 같은 물질을 널리 ‘호르몬’이라 부르자고 제창한 것이다.

호르몬은 그리스어로 ‘자극한다’ ‘흥분시킨다’ ‘각성시킨다’는 뜻에서 따온 이름이다. 한 때 호르몬이라 하면 뭔지 모르지만 힘이 샘솟는 듯한 긍정적 느낌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이 앞에 ‘환경’이라는 두 글자가 맞물리면서 갑자기 공포의 대상으로 둔갑했으니 ‘자극’과 ‘흥분’보다는 ‘각성’쪽에 무게를 두게 된 이름이다.

수년 전 우리는 혜성과 같이 나타난 이상구 박사의 텔레비전 건강 프로그램 강연을 통해 그동안 잘 들어보지도 알지도 못했던 ‘엔도르핀’이라는 단어를 접한 바 있는데 이것이 다름 아니라 사람에게 좋은 기능을 하는 대표적인 호르몬 중의 하나이다.

체내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단계에 이르면 안정을 되찾아 서로를 소중히 여기게 되며 마약과 같은 물질로 통증을 없애주고 즐거움과 기쁨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사랑의 기쁨이 몸과 마음에 충만한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고 하니 가히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등장하는 묘약보다 더 유익한 물질이라 하겠다.

그런가 하면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는 시기에 대뇌의 변연계에서 화학적인 작용이 시작되면서 사랑의 전령자 역할을 하는 도파민이 만들어지는데 상대방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낀다.

만일 이때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농도가 급격히 낮아지면 강박증이나 정신분열증 같은 정신질환을 앓을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변연계에서 분비되는 페닐에틸아민은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천연 각성제 구실을 하는데 페닐에틸아멘이 분비되면 이성으로 제어하기 힘든 열정이 분출되고 행복감에 빠지고 이때 쯤이면 사랑하는 사람을 껴안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이어서 시상하부의 뇌하수체에서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상대방의 자극에 예민해지면서 육체적인 사랑을 원하기에 이른다 하니 호르몬은 아담과 이브 이래로 인류의 종족을 보존하고 번성시켜온 보이지 않는 사랑의 전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는 것이 병’이라는 말이 있듯이 환경호르몬과 관련한 이런저런 얘기들을 접하다 보면 우리의 생활 구석구석에 파고 든 위험으로부터 피할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플라스틱 용기에 의한 환경호르몬 우려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아이의 젖병을 유리용기로 바꾸고 냉장고용 식품보관용기도 유리제품으로 전환하는 바람이 불었고 급기야는 플라스틱 용기 제조회사의 항변에 따라 유해여부를 검사한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는 플라스틱 식품보관용기가 안전하다는 검사결과를 서둘러 발표했으나 국민들은 이를 신뢰하지 않는 듯하다.

가정에서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려면 첫째, 각종 플라스틱 용기의 재질별 특징을 이해하고 용기별 주의사항 및 사용방법을 숙지하고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너무 강한 열이나 장시간 높은 열에 플라스틱을 노출시키면 아무리 고분자 화합물이라도 조직이 이완되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둘째, 형광등이나 건전지를 아무 곳에나 버리지 않고 분리 배출해야 한다.

셋째, 합성세제는 적당량을 사용해야 한다.

넷째, 되도록 유기농산물을 섭취해야 한다.

다섯째,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주방기구의 세척은 너무 강한 재질로 문지르지 말고 부드러운 재질로 세척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몇 가지 주의사항들은 환경호르몬을 억제하는 최소한의 노력에 불과하므로 관계기관의 정책적 노력과 더불어 시민들의 노력과 기업의 노력이 어우러져야 할 것이다.

호르몬은 체내에서만 생성되는 물질이고 환경호르몬은 외부에서 체내로 들어가 마치 체내에 있는 호르몬처럼 작용하면서 체내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내분기계 교란 물질’이라고 함이 적절한 표현이라 하겠으나 1997년 일본의 NHK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한 이래로 관용화되면서 그냥 환경호르몬이라 부르고 있다.

신조어를 잘 만들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시청자 편의를 위해 만들어낸 용어가 결과적으로 호르몬 전체에 대한 부정적 선입관을 초래하고 만 셈이니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정통 호르몬인 엔드로핀이나 도파민이 알면 스트레스 받을 일이다.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것들이라면 그것들을 잘 알고 친하게 지내는 것이 더 지혜로운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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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기 2016-02-04 15:27:11
일본의 이따이이따이병, 미나마타 병, 정말 무섭죠. 우리나라의 페놀오염, 절대 경시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서영기 2015-12-23 09:16:17
김원장님의 말씀을 읽으면 항상 엔돌핀과 도파민이 마구 분출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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