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일 대전시청 공무원노동조합(이하 조합)이 어김없이 베스트-워스트 간부 공무원을 투표를 통해 선정, 발표하자 일부 공무원들이 눈총을 보내고 있다.
노조 측은 “신바람 나는 직장 분위기 조성으로 간부 공무원과 직원 간 존중과 신뢰의 직장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 보다는 위화감 조성과 일부 권력 부서로 표가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에 본 취지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제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공무원들은 “베스트로 뽑힌 사람도 스스로 자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겸연쩍고 부끄러워한다. 워스트 명단은 공개되지 않지만 동료들 사이에 수군거림과 뒷말까지 무성해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반발한다.
또 “대부분이 승진, 자리이동 등 인사와 관련해 자기부서의 장에게 표를 던질 수밖에 없으며 인사권에 가까운 일부 실·국장들이 아무래도 표를 더 받지 않겠냐”며 “조직 발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더 높을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올해 베스트 간부 공무원에는 이원종 대전시 건설관리본부장, 김광신 자치행정국장, 유세종 교통건설국장을 비롯해 양승표 건설도로과장, 정무호 도시디자인과장, 신상열 기업지원과장, 송치영 신성장산업과장, 유강준 건설관리본부 건설부장 등 8명이 선정됐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본청 및 사업소 사무관급 이상 간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합원 유효선거인 1445명의 94.5%인 1365명이 참여해 투표한 결과 이 같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선정 기준은 청렴성, 업무능력, 민주성, 개혁성, 리더십 등 5개 항목. 기존 인기투표 방식이 아닌 공정성 확보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는 이들 명단을 내부 인터넷에 공개하고 점수가 가장 높은 국장과 과장은 직원 직장교육 때 기념패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 워스트 간부 공무원과 조직 발전을 저해하는 10가지를 염홍철 시장에게 전달하고 좋은 직장 만들기에 더 많은 관심을 당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