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전속가수요? 하하하”
“대전시청 전속가수요? 하하하”
[굿모닝충청人] 여인준 대전시 건설관리본부 주무관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3.06.07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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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동 기자] ‘대전시청 전속가수’가 있단다. 공무원이다. 공직사회에서는 ‘가수’로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여인준 대전시 건설관리본부 주무관 이야기다. 노래를 좋아하신 어머니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노래를 들으면서 살았다. 자연스레 노래가 좋아졌고 지금도 한 곡을 익히려고 수십, 수백 번 듣고 부른다. 튼튼한 목과 좋은 목소리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노래 봉사(재능기부)의 삶을 살고 있다. 나머지 삶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 한다. 여 주무관을 만나 그의 노래 인생을 들어봤다.

-‘대전시청 전속 가수’라고 소문이 자자하다. 각종 시청 행사에서 노래 ‘재능기부’ 활동도 활발히 하는 것 같다.
수년 전 대전시와 5개 구청 환경지킴이 교육 과정에서 고교 후배인 담당 사무관이 부탁을 해서 쉬는 시간에 노래를 불렀는데, 그 다음부터 구청이나 시 각종 행사에 요청을 받고 있다. 얼마 전 김현근 식품안전과장님이 식품안전의 날 행사에 초청해 노래를 불렀는데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많이 알려지게 된 것 같다.

-노래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갖게 됐나. 특별한 계기가 있나.
어머니가 노래를 좋아하셔서 어릴 때부터 노래를 많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노래를 접하면서 노래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많이 부르기 시작한 것은 군 입대 후다. 이등병 시절 고참이 노래를 시켰는데, 그 다음부터 부대에 소문이 나서 여기저기 불려다녔다.(웃음)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실력을 갖췄다는데, 노래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있나.
따로 배운 적은 없다. 노래를 많이 듣다 보니 관심과 실력이 커진 것 같다. 지금도 한 곡을 배우려면 수십 번에서 수백 번을 불러 익히는 스타일이다. 기타 레슨은 받은 적이 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 77년도 고교 졸업 후 첫 월급을 타 털어 ‘워크맨’을 구입한 적도 있다. 그 정도로 노래를 좋아한다.


-노래봉사 활동(재능기부)도 많이 한다는데.

고정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없다. 곳곳 봉사활동 장소나 공무원 교육 장소, 거리공연 등 틈나는 대로 봉사활동을 하는 편이다. 지난해에는 5월부터 10월까지 대청댐에서 거리공연을 한 적이 있다. 하루 4-5시간을 서서 노래하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저나 듣는 사람들이 자발적인 행복을 느낄 수 있어 보람 있었다. 복지시설 등도 자주 찾지만, 듣는 사람들에게 자유로움을 주고 싶어서 거리공연을 좋아한다.

2000년부터는 인터넷 음악방송을 맡아서 하고 있다. MP3 파일을 틀어주는 것이 아니라 신청곡을 받아 라이브로 방송한다. 이제는 팬들도 생겼다. 2010년 6월까지는 거의 매일 방송을 했으나 이제는 일요일 밤 8시부터 10시까지만 한달에 두 번 방송한다. 세이클럽 ‘인주니’를 찾으면 들을 수 있다.
라이브로 노래를 하다 보니 지금은 발라드, 7080, 트로트 등 레퍼토리가 1000여곡이 넘는다. 랩이나 댄스곡은 솔직히 소화하기가 어렵다.(웃음)

-노래를 부르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나 에피소드가 있나.
인터넷 음악방송에서의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느 날 우울증을 앓던 청취자의 남편이 이메일과 선물을 보내왔는데, 사연이 뭉클하다. 내 노래를 들으면서 부인의 우울증이 많이 호전돼 너무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이민을 가게 돼 더 이상 방송을 못 듣게 됐다며 직접 만든 한지공예 시계를 보냈다.
노래를 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 내 노래가 이런 힘과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그 후로도 꾸준히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힘이 됐다.

-직업 가수가 될 생각은 해본 적이 없나.
제의도 많이 받고 업소에서 노래도 많이 했지만 돈은 받지 않았다. 내 노래를 돈을 받고 파는 것 자체가 내키지 않았다. 앞으로도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럴 실력도 안 된다. 다만 창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내 노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언제든 달려가 노래할 것이다.
-시청 동호회 활동도 활발했다는데. 모임이나 회식에서도 인기가 좋을 것 같다.

교통정책과 전각규 주무관과 ‘오아시스’라는 동호회를 만들어 보컬로 활동했다. 당시 앰프 등 공연 장비 일체를 구입할 정도로 열정이 뜨거웠다. 지금은 동호회 활동을 접고 혼자서 통기타와 함께 노래한다.
모임에서도 노래는 빠지지 않는다. 초등학교 동창 모임 총무를 보고 있는데, 한 시간씩 노래를 한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술도 덜 마시게 되고 분위기도 건전하게 바뀌어 친구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총무의 힘 아니겠나.(웃음)

-노래(봉사)를 통해 특별히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가 통하느냐는 것이다. 노래를 통해 청중들과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큰 행복인 것 같다. 멜로디와 가사를 서로 공유하고 느낌을 함께 한다는 자체가 소통의 매개체로서의 노래가 가진 힘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소심하고 보수적이었다. 나 혼자만의 틀에서 못 벗어나 사회생활, 대인관계 등이 어려웠는데 노래를 하면서 마음이 열리고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마인드가 긍정적으로 변하면서 업무에서도 내 생각을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는 등 큰 도움이 된다.
노래의 힘은 소통과 교감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노래나 악기 둘 중에 하나는 꼭 해봐야 한다고 추천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노래를 부를 것인가. 퇴직 후를 계획한 것이 있나.
우선은 지금의 활동을 꾸준히 할 것이다. 퇴직 후에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만나 노래와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끝까지 노래와 함께 할 것이다. 가족들도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
문제는 체력을 유지하는 것인데, 그래서 새벽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술도 자제하고 담배는 입에 대지 않는다. 내 목소리가 필요한 곳, 필요한 사람을 위해 살 것이다. 튼튼한 목을 물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자신의 노래 실력을 평가한다면.
실력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달렸다. 보통 음정과 박자를 중요시 하지만, 듣는 사람이 즐거워하면 그것이 음악이고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내 스스로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실력이 뛰어나다고는 못하겠지만 남들이 듣기 편하고 좋다고 말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좋아하는 가수는.
해바라기 유익종을 좋아한다. 팬클럽에도 가입해 자주 만난다. 유익종 씨의 노래는 노랫말도 좋지만 노랫말을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 ‘이연’이라는 노래를 특히 좋아한다.

-노래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많이 듣고 많이 불러야 한다. 자신의 노래는 꼭 녹음해 다시 들어봐라. 자신이 듣고 편안해지면 다른 사람들도 잘 한다고 평가하더라.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노래를 잘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라는 말을 하고 싶다. 노래뿐 아니라 자신의 재능을 나눈다면 그것이 ‘함께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 힘이 된다고 믿는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행복이 찾아오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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