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열며] 충남도의원들의 피해의식
[노트북을열며] 충남도의원들의 피해의식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7.12.17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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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갑수 충남본부 팀장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지난 7일 오전 열린 충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에서는 허승욱 정무부지사의 중국 출장 문제로 한바탕 소동이 빚어졌다.

주한중국대사관의 초청을 받아 8일부터 5박 6일 간 중국 방문길에 오르는 허 부지사에 대해 “예결특위가 열린 상황에서 정무부지사가 외유를 가는 것은 도의회와 210만 도민을 무시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그 이유나 들어보자”거나 “그동안 예결특위에서 정무부지사를 부른 적이 있었나?”라고 맞섰으나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는 못했다.

결국 40여 분의 격론 끝에 정회됐고, 허 부지사는 속개된 예결특위에 출석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의원들의 지적은 일정부분 설득력이 있다. 정무부지사의 핵심 업무 중 하나가 도의회와의 관계이고, 내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중차대한 시점에서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

허 부지사가 예결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도 지휘부에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은 점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날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공격은 윤석우 의장(한국, 공주1)의 탈당 및 더불어민주당 입당 관련 보도로 인한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 내부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고도의 전략일 거란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자신들의 손으로 뽑은 도의회 의장이 당을 떠난다는 것은 충격 그 자체이자 배신행위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낮은 당 지지율로 인해 침통해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일 수도 있다.

뒤늦게 윤 의장은 “탈당을 결심한 바 없다”며 자신의 말을 주워 담으려 했으나 때는 늦었다는 지적이다. 그게 가능한 일도 아니지만 말이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의원들에게 무시 받는 것에 대한 심각한 피해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겼다.

돌이켜보면 의원들은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도의회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충남도 주최 대형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의전 상 소홀함이 있었다”는 문제 제기가 늘 뒤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부활을 시도했다 무산된 일선 시‧군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역시 그 이면에는 “시장‧군수들이 의원들을 무시한다”는 반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어떤 이유로든 의원들이 무시당해선 안 된다.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정신을 놓고 볼 때도 그렇다.

그러나 그것이 “감히 네가 나를 무시했어?”라는 식의 대응이라면 볼썽사나운 일이다. 오히려 그것은 의원들 스스로 도의회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행위다.

“우리는 절대 무시당해선 안 된다”는 식의 조직문화 보다는 문제 발생 시 자신들부터 돌아보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210만 도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올바른 자세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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