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기기는 우리의 삶을 빠르고 편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인터넷 뱅킹의 대중화로 은행에 가지 않고도 웬만한 업무는 다 처리할 수 있을 정도다.
‘스마트(똑똑한)’한 생활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이용자는 급증세다. 한국은행이 이달 발표한 금년 2분기 국내 인터넷뱅킹 이용현황에 따르면 6월말 현재 17개 은행과 우체국 등에 등록된 인터넷뱅킹 고객 수는 9163만명에 달했다.
인터넷뱅킹을 위한 공인인증서 발급은 2577만 건으로 전분기 말보다 1.8% 증가했다. 모바일뱅킹 등록고객 수는 4432만 명으로 전분기 말보다 7.8% 늘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뱅킹서비스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용건수와 금액도 확장세다.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의 일일 이용 건수와 금액은 각각 5399만 건, 33조34여 억원이었다. 이는 전분기 보다 각각 2.2%, 0.8%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용자 급증에 따른 부작용은 심각하다. 과거 구닥다리(?)장비에서는 상상도 못했을 각종 사기수법이 등장했다. 인터넷(모바일) 뱅킹의 맹점을 이용한 ‘스미싱’과 ‘피싱’, ‘파밍’, ‘메모리 해킹’ 등이 그것인데 서민들의 통장을 손쉽게 털어가고 있다.
경찰청 자료를 보면 금년1월부터 7월까지 파밍 피해접수는 1263건(63억여원), 메모리 해킹 피해는 112건(7억원)이었다. 인구 11만명인 세종시에서도 올 3월부터 7월까지 접수된 신종 사기범죄는 118건에 달했다. 어떤 피해자는 통장에 있던 4000여만원을 한 순간에 날린 경우도 있었다.
‘똑똑하면서 탈 많은’ 스마트(SMART) 기기. 누가 붙였는지 모르지만 작명에 선견지명이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흔히 알고 있기는 스마트가 ‘영리한’ ‘깔끔한’ ‘세련된’ 등 좋은 뜻이다. 그러나, 이 단어의 어원을 보면 전혀 딴판이다.
영어 어원사전에는 ‘Old English smeortan ‘be painful’ from West Germanic smert.’라고 설명돼 있다. 독일어 smert에서 왔고 이것이 고대 영어 smeortan(고통스럽게 하다)으로 변형돼 현재의 smart가 됐다는 설명. 똘똘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고통을 주는’ 스마트기기의 속성을 꿰뚫고 있는 셈이다.
세종 경찰서 어느 수사관은 말한다. “우린 항상 은행에 직접 가서 처리해요. 절대 컴퓨터로 안해요. (스마트폰은요?) 그건 더 믿을게 안돼죠!”
세련됨과 편리함(스마트)이 대세인 요즘에 수사관의 아날로그식 원칙(?)이 마음에 와 닿는 건 뭘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