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9년 차인 대전마케팅공사. 도시마케팅을 통해 대전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한다는 막중한 업무를 맡고 있다. 온라인상에서 대전은 일명 ‘노잼(재미없는)의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마케팅공사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올해는 대전 방문의 해(2019~2021) 원년이다.
관광분야 전국 지방 공공기관 중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음에도 마케팅공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자체 사업도 적은데다 대전시가 마케팅공사의 적자를 보전하는 전출금에 의존하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마케팅공사의 문제점을 진단하려 한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올 대전마케팅공사 주요 사업이 대부분 대전시 대행 사업인 것으로 드러나 따가운 눈총이 나오고 있다.
대전마케팅공사 인력은 전국 관광분야 지방 공공기관 중 가장 많은 반면, 사업은 대행 사업에 치중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케팅공사가 올 초 시의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 등에 따르면 올 마케팅공사 사업은 ▲도시브랜드 향상 ▲MICE 산업 내실화 ▲관광산업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세부적인 사업 대부분이 대전시로부터 위탁 받은 사업이다.
실제로 도시브랜드 사업의 경우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견우직녀축제, 대전 EDM 페스티벌, 대전 K-POP 뮤직페스티벌 등 모두가 대전시 사업으로 마케팅공사는 실행만 옮기고 있을 뿐이다.
MICE 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첨단국방산업전, 로봇융합페스티벌 모두 대전시 대행 사업이다. 조만간 개최될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 역시 모든 예산을 대전시로부터 지원 받았다.
다음 달 열리는 대전국제농업기술전만이 코트라와 함께 치르는 행사다.
관광산업은 의료관광 사업이 한 축이다.
지난 2009년부터 대전을 찾은 외국인 의료 관광객 수는 지난 2016년 1만 897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7831명으로 집계됐다.
관광객 감소는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마케팅공사의 부족함으로 평가할 수 없다.
2016년 사드 배치가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이다. 대전을 향한 중국인 의료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겼다.
의료관광 사업도 대전시 위탁 사업이다. 마케팅공사는 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대전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행사를 마케팅공사가 대행, 행정의 신속성을 보장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다.
올해부터 2021년까진 대전 방문의 해다.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마케팅공사가 대전의 도시브랜드 향상을 위해 신규 사업 발굴 등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케팅공사 조직은 전국에서 가장 크기 때문에 이런 지적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로 지방공공기관통합공시 사이트인 클린아이에 따르면 임원진을 제외한 마케팅공사 인력은 202명으로 전국 7개 관광분야 지방 공공기관 중 가장 많다. 2위는 142명의 제주관광공사로 마케팅공사보다 60명이나 적다.
때문에 대행‧위탁 사업에 치중했던 마케팅공사가 자체 사업 발굴로 방향을 돌려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직 규모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아야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전시의원 “대전시 브랜드 확립과 도시 홍보를 맡는 마케팅공사가 현재 위탁대행 사업에 지나치게 몰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대전 관광을 위해 투자 방향을 모색하는 등 기능을 재정립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마케팅공사는 심기일전 자세를 갖겠다는 입장이다.
마케팅공사 관계자는 “대전시가 예산을 지원해준다고 해서 마케팅공사가 단순히 대행 사업만 치르는 것처럼 보여 저희 나름대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 대전시의 마이스 산업을 추진하면서도 새 사업을 발굴에 노력하고 있다”며 “그동안 적자 구조도 있었고, 현재 대전시에서 산하기관 기능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관광 산업 분야도 더 열심히 새 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마케팅공사는 2021년 대전국제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 예정됨에 따라 신규 전시회 개최와 관련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