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번지수 잘못 찾은 황교안 대표 단식투쟁
[노트북을 열며] 번지수 잘못 찾은 황교안 대표 단식투쟁
  • 지유석 기자
  • 승인 2019.11.20 17: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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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가 20일 단식에 돌입했다. 9월 삭발에 이은 고강도 투쟁이다. 그러나 실효성은 의문이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황교안 대표가 20일 단식에 돌입했다. 9월 삭발에 이은 고강도 투쟁이다. 그러나 실효성은 의문이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9월 삭발에 이은 또 한 번의 고강도 투쟁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판단이다. 

황 대표는 20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앞에서 단식에 들어갔다. 황 대표는 단식에 앞서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에서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선언했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중단 저지와 공수처법·연동형 비례대표제 철회 등이 황 대표가 내세운 명분이다. 

황 대표는 먼저 지소미아는 대한민국 안보에 있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법에 대해선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에 반대하는 자, 문재인 정권의 안보정책에 반대하는 자, 그리하여 자기 직을 걸고 라도 대한민국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 그들을 탈탈 털어 결국 감옥에 넣겠다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규정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뼈대로 하는 선거법도 "국민의 표를 도둑질해서 문재인 시대, 혹은 문재인 시대보다 더 못한 시대를 만들어 가려는 사람들의 이합집산법이며, ‘자신들 밥그릇 늘리기 법’"이라고 맹비난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지소미아 파기 철회, 공수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을 요구했다. "대통령께서 자신과 한 줌 정치세력의 운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운명, 앞으로 이어질 대한민국 미래를 놓고 결단을 내려달라"는 게 황 대표의 요구다. 

문제는 황 대표의 요구사항이 실현 가능한지 여부다.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하다. 

문 대통령은 15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규제 조처를 한 일본에 대해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19일 '2019국민과의 대화'에서도 다시 한 번 지소미아 종료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신속처리안건은 국회 안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특히 선거제 개혁에 앞장서 나섰던 정의당·바른미래당이 이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패스트트랙은) 단식으로 되돌릴 수 없는 일"이라면서 "오히려 원내를 잘 다스려서 제정당과 제대로 된 협상을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른미래당 최도자 수석대변인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 난맥이나 지소미아 연장이 황교안 대표 한 명의 단식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도 아니다"라면서 "황 대표가 제1야당의 품격을 되찾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회복하는 데 노력하라"고 주문했다. 

보다 근본적으로 황 대표의 요구는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게 국회 입법 과정에 개입하라는 주문이나 다름 없다. 한 마디로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난다.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 영입 논란, 보수대통합 파열음, 김세연 의원 불출마 선언 등 일련의 흐름은 황 대표의 리더십에 적잖은 내상을 입혔다. 이번 황 대표의 단식농성도 리더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면전환이라는 지적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황 대표로선 제 자리를 찾는 게 급선무일 것이다. 황 대표가 있어야 할 자리는 거리가 아니라 국회라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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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인 2019-11-21 12:42:19
세 가지 사안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면 단박에 지지도가 40%를 웃돌텐데.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고 있는게 맞아.
훤한 대낮에 길못찾고 헤매고 있는거지.

지나가다 2019-11-21 09:34:35
기자정도가 야당대표의 처신을 번지수 잘못찾았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써대는게 적절한지 묻고싶다.
너무 편향적이란 느낌을 지울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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