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심성이 참 고와, 만나면 늘 즐거워”
“사람들이 심성이 참 고와, 만나면 늘 즐거워”
건강한 삶 - 논산 강경읍 채운2리 어르신들의 ‘함께하는 삶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5.01.07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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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충남 논산의 한 마을회관. 이곳에는 할머니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윷가락이 부딪히는 소리가 방을 가득 메웠다.
논산시 강경읍 채운 2리에는 80여가구 12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대부분 80세가 넘은 노인들로 최고 연장자는 95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옛날부터 채운리는 오래살고 있는 어르신들이 많아 특별히 지방자치단체에서 장수마을로 지정하지 않아도, 장수마을이라는 별칭이 늘 따라다니는 곳이다.

26일 마을 회관에서 만난 할머니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박옥선(89) 할머니는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내년이면 90세가 되지만, 허리가 안 구부러지고 정정하며, 일도 열심히 하고 있어 다른 할머니들의 부러움을 사는 듯 보였다.

특별하게 하는 운동은 없지만 박 할머니는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풀도 깎고, 콩도 심고 고추도 따는 등 소일거리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어 자칫 할머니의 건강상태가 염려됐지만, 함께 윷놀이를 하고 있던 할머니들은 손사래를 쳤다.

한 할머니는 “이 마을에 한 달에 수차례 국선도 강사가 찾아와 국선도를 알려준다. 박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다른 할머니들도 하루에 40~50분 동안 국선도를 하면, 밭을 매거나 풀을 깎을 때 몸에 별 무리가 없다”며 “혈액순환이 잘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국선도 전문가에 따르면 국선도는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과하게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들로 이뤄졌다. 준비운동과 단조호흡, 정리운동 등 3단계로 구성되는 국선도는 조금만 해도 온몸에 땀이 흠뻑 적실 정도로 큰 운동이 되며, 혈액순환에도 좋다.

아울러 할머니들은 이 마을에서 진행되는 장수마을 사업에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꽃꽂이와 전통공예 강사들이 이 마을 찾아 할머니들에게 다양한 취미 생활을 알려주고 있다.
또 귀에 붙이는 이침과 뜸뜨는 법을 알려주는 한의사 등 건강 관련 전문가들도 이 마을에 들리고 있으며, 할머니들은 두부를 만들고 파는 등 수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수마을의 경우, 된장 등을 만들어 파는 사업 등으로 마을과 노인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 있다.
임정희(83) 할머니는 “매번 시나 도에서 선생님들이 나와 풍물놀이도 가르쳐주고, 이를 발표하기도 했다”며 “또 전라남도 진안까지 가서 마을주민들과 함께 여행도 가곤 했다. 눈이 굉장히 많이 내렸어도 할머니들과 함께 여행을 가니 마음도 상쾌해졌다”고 밝혔다.

또 채운2리는 불우이웃 돕기와 열무 축제 등 다양한 사회공헌 및 행사 등이 진행돼 주민들이 쉴 틈이 없이 바쁘다.
채운2리는 지난해 자체적으로 ‘제1회 콩밭열무축제’를 개최했다. 이는 수십 년 전부터 콩밭을 가꾸고 고랑 사이에 열무를 심어 여름철이 되면 강경장에 내다 파는 등 읍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콩밭열무의 명맥을 이어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자하는 취지로 개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할머니들은 예로부터 이 마을 사람들이 심성이 곱다고 입을 모은다.
한 할머니는 “작년에 쌀 22가마를 모와 불우이웃을 도와줬다. 우리 채운2리는 다른 동네랑 다르다”며 “다른 마을에 비해 여기 사람들은 심성이 곱다. 공기도 좋고 살기도 좋으니 마음씨들이 다들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채운2리 마을사람들처럼 함께 모여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것이 장수의 비법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들 중 25%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로 인해 노인 자살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어르신들은 자칫 잘못하면, 우울증, 치매, 수면장애, 알콜중독 등 다양한 정신 질환을 앓을 수 있다. 외로움은 노인들이 겪고 있는 3가지 어려움인 경제적 빈곤, 건강에 속한다.
외로움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만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겨울철, 농사일이 바쁘지 않은 농한기를 맞이하면 노인들은 할 것이 없어 무기력해질 위험이 커진다.

또 우울증이라는 것이 혼자 집에만 있으면 더 심해지기 마련인데, 이에 따라 노인들끼리 서로 만나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충남도 관계자들은 “몇몇 마을의 경우, 그림 그리기 등 심리치료를 병행, 자살률을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또 여러 가지 수익 사업을 통해 장수마을이 생산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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