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역혐의자 가족까지 살해"…충남 아산에서 벌어진 잔혹사
"부역혐의자 가족까지 살해"…충남 아산에서 벌어진 잔혹사
진실화해위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 현장서 개토제…"국가 공식 사과해야"
  • 김갑수 기자
  • 승인 2023.03.07 10:1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실화해위는 7일 오후 2시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 현장에서 ‘부역혐의 유해발굴 개토제’를 진행한다. (진실화해위 제공: 유해 매장 추정지/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진실화해위는 7일 오후 2시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 현장에서 ‘부역혐의 유해발굴 개토제’를 진행한다. (진실화해위 제공: 유해 매장 추정지/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1950년 9월 말에서 10월 초, 충남 아산시 염치읍 대동리(황골) 공동묘지에서 주민들이 마을 청년들에 의해 맞아 죽거나 생매장당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H 일가 희생 사건은 부역이나 사상 문제가 아닌 사적 감정에 의한 결과였습니다.”

지난 2008년 11월 인근 마을 경로당에서 이 모 씨가 증언한 내용이다.

이밖에도 “1950년 9.28 서울수복 직후 1.4 후퇴 시기까지 부역혐의자나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배방면 세출리에서도 많은 주민들이 연행돼 살해됐다”거나 “1.4 후퇴 시기 배방지서 옆 창고에 주민들을 가둬놓고 끌어다가 성재산 방공호에서 죽였다”는 진술이 있는 등 이른바 부역혐의로 인한 민간인 학살이 폭넓게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이같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1950년 9월 말부터 1951년 1월 초까지 최소 77명 이상이 인민군 점령 시기 부역했다는 혐의와 그 가족이라는 이유로 온양경찰서 소속 경찰과 치안대에 의해 배방면 남리 배방산 방공호와 수철리 폐금광, 염치면 대동리 새지기, 염치면 산양1구 방공호, 선장면 군덕리 쇠판이골, 탕정면 용두리1구 뒷산 그리고 신창면 일대 등에서 집단 살해됐다”고 지난 2009년 5월 결정했다.

진실화해위는 또 “이 사건의 희생자들은 부역자 처리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찰과 치안대에 의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살해됐고, 특히 부역혐의자의 가족들은 단순히 가족이라는 이유로 살해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진실화해위는 “전시 계엄하에서 국민의 기본권이 제한되는 시기였다 하더라도 무장한 경찰 및 치안대가 단지 부역했다는 혐의 또는 그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민간인을 적법한 절차도 없이 살해한 행위는 명백한 위법이고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그러므로 본 사건의 진실이 규명됨에 따라 국가의 공식 사과와 함께 유가족들에게 위령사업 지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등을 비롯한 명예회복조치를 적극 강구할 것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진실화해위는 7일 오후 2시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 현장에서 ‘부역혐의 유해발굴 개토제’를 진행한다.

1950년경 공수리와 백암리 일대에서 희생된 민간인 유해는 약 380여 구로 추정되고 있다. 진실화해위는 1억5000만 원을 들여 올 상반기 중 유해 발굴을 완료할 방침이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이번 아산지역 유해 발굴은 진실화해위가 처음으로 발굴하는 부역혐의 관련 사건”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ㄱㄷ 2023-03-08 10:12:41
슬픈 일이다. 전쟁ㆍ재난 시에는 법이 작동하지 않는다ㆍ 그러나 진실화해위원회는 꼭 국군 ㆍ미군의 잘못만 발굴하여 이슈화하는가? 공산군 점령시 그들의 만행은 훨씬 무자비하였다는 말을 나는 선친으로부터 참 많이도 들었었는데, 그쪽 만행은 일체 발굴이 없다 ㆍ 그 이유는 뭔가?~~~~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