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준의 직설] 때 아닌 이승만 우상화, 의도가 무엇인가?
[조하준의 직설] 때 아닌 이승만 우상화, 의도가 무엇인가?
계속되는 뉴라이트 세력들의 역사 반동, 퇴행 시도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4.02.1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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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를 비롯한 수구 진영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는 이승만 우상화 다큐멘터리 영화
윤석열 정부를 비롯한 수구 진영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는 이승만 우상화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 차원에서의 역사 퇴행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초대 대통령이자 독재자였던 이승만이 마치 국부(國父)라도 된 양 추켜세우려는 반동적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나온 것이 바로 〈건국전쟁〉이라는 이승만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다. 현재 수구 진영에서는 〈서울의 봄〉에 맞서 〈건국전쟁〉 띄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급기야 지난 13일에는 TV조선 단독 보도로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참모들에게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대한민국 건국 과정과 그 중심에 서있었던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진실을 담아낸 작품"이라며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고 한다.

또 윤 대통령은 "건국 당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각자가 방향을 잡았고, 6·25 전쟁 이후 나라가 망할 뻔 한 것을 각고의 노력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이런 나라를 잘 지켜서, 자유와 번영의 나라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부터 앞장서서 〈건국전쟁〉 홍보에 나서며 이승만 추대를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윤석열 정부는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에 앞장섰고 홍범도 장군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하는 어처구니 없는 역사왜곡을 벌였다. 또 최근엔 월남 이상재 선생 기념사업 예산도 마음대로 끊어버렸다.

이렇게 독립운동가 기념사업은 홀대로 일관하면서 난데없이 이승만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매우 심각한 반동적인 역사 퇴행 시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윤석열 정부의 행보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필자는 높은 확률로 윤석열 정부 내에서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뉴라이트 세력들이라고 본다.

뉴라이트(New Right)란 집단은 직역하면 ‘새로운 우파’란 뜻이고 약간 의역을 하면 ‘대안우파’ 정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자칭일 뿐 실상 국내의 뉴라이트란 세력들은 극단적인 친일, 숭미 반민족세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반대급부로 북한, 중국, 러시아 등에는 극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고 친독재정권 성향이 매우 강한 집단들이다.

이 뉴라이트 세력들은 이승만을 국부(國父)로 추대하려 기를 쓰는 집단인데 한 예로 그들은 8월 15일 광복절을 ‘광복절’이라 부르지 않고 ‘건국절’이란 해괴한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으니 그 날이 대한민국이 ‘건국’된 날로 건국절이란 것이다. 이런 집단들이 정부 내 요직을 차지하고 있으니 때 아닌 이승만 숭배가 벌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윤석열 정부의 반동적인 움직임에 대해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대사 분야에선 새로운 자료가 발굴되거나 비문 글자 하나만 달리 봐도 역사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하면서 이승만 시대의 역사상은 수많은 기록과 증언, 기억이 남아 있기에 “이승만을 우상화하려 만든 영상물들을 편집해 만든 다큐멘터리 하나로 달라지지 않는다”고 일침했다.

즉, 수백~수천 년 전의 역사는 우리가 살았던 시대가 아니고 남은 서지학적 자료나 고고학적 자료를 통해 연구하는 것이기에 새로운 자료가 발굴될 경우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지만 현대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이기에 수정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승만 독재정권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아직도 상당수가 살아 있다.

또한 전우용 박사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그 기록과 증언, 기억들을 토대로 ‘불의에 항거한 4.19’라고 명시해서 이승만을 ‘불의’로 확정했다”고 강조하며 “이승만 다큐를 보고 역사를 제대로 알았다고 말하는 건, 자기가 무식하다는 걸 고백하는 짓”이라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그 다큐를 보라고 남에게 권유하는 건, 자기 무식을 자랑하는 짓”이라고 덧붙였다.

필자 또한 그 말에 동의한다. 이승만은 명백히 공보다 과가 더 큰 인물이었다. 우선 그는 자신의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헌법을 2번이나 뜯어고쳤다. 1952년에 있었던 발췌개헌과 1954년에 있었던 사사오입 개헌이 바로 그것이다. 자신의 정권 연장을 위해 법을 무기로 악용한 사람이니 ‘법치’와도 전혀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발췌개헌 당시 이승만은 이범석의 족청계와 이들이 주축이 된 (원외) 자유당의 관제 시위를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이종찬 장군에게 명령해 2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임시수도였던 부산에 배치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했다. 이에 ‘참장군’이란 별명을 갖고 있었던 이종찬은 군이 정치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이승만의 명령을 거부했다.

그러자 이승만은 자신의 명령을 거부한 이종찬에게 치졸하게 뒤끝을 부렸고 결국 그를 육군참모총장에서 사임하도록 손을 썼다. 결국 이 발췌개헌은 이승만의 친위 쿠데타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그를 윤석열 대통령의 말대로 ‘선각자’라고 볼 수 있는가?

그리고 불과 2년 후엔 자신의 종신 집권을 위해 사사오입 개헌을 일으켰다. 당시 이승만과 자유당은 정족수의 2/3 이상이 찬성해야 개헌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무시했다. 그 때 국회의원 정족수는 203명이었고 203의 2/3는 135.333...이라는 무한소수다. 135.333....이상의 인원이 찬성해야 하니 개헌을 위한 커트라인은 그보다 큰 자연수인 136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해괴하게 반올림을 들먹이며 1표 차로 부결됐던 법안을 이틀만에 날치기로 통과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렇게 이승만은 자신의 임기를 위해 헌법도 2번이나 뜯어고쳐 누더기로 만들었던 인물이었다. 또한 1960년에는 3.15 부정선거를 일으켜 민주주의를 훼손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한 사람이고 초대 대통령이었다고 해도 명백히 그는 독재자였고 4.19 혁명으로 국민의 손에 의해 쫓겨난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재평가하려는 것은 반동적인 역사 퇴행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런 독재정권 외에 그를 용서할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주인공 이진태(장동건 분)의 약혼녀 김영신(故 이은주 분)의 모습. 전쟁통에 쌀 배급을 받기 위해 보도연맹에 가입했으나 우익 청년단장(김수로 분)에게 끌려가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사진 출처 : 나무위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주인공 이진태(장동건 분)의 약혼녀 김영신(故 이은주 분)의 모습. 전쟁통에 쌀 배급을 받기 위해 보도연맹에 가입했으나 우익 청년단장(김수로 분)에게 끌려가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고 만다.(사진 출처 : 나무위키)

이승만 정권 시절엔 숱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 발생했다. 1948년 여수·순천 10.19 사건 당시 민간인 학살, 6.25 전쟁 중 발생한 보도연맹 학살사건, 거창 양민 학살사건 등이 그것이다. 이 학살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아직까지도 완전히 다 파악되지 못했고 진상 규명도 요원한 상태이다.

이 민간인 학살은 대부분이 국군과 우익 청년단 등의 ‘빨갱이 사냥’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정말 ‘빨갱이’들이었느냐 하면 대부분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어 보도연맹 사건의 경우 진짜 ‘빨갱이’ 출신들은 소수였고 대다수 회원들은 공무원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강제로 동원한 무지몽매한 농민들이었다.

당시 공무원들은 보도연맹 회원 숫자를 늘리기 위해 아무 것도 모르는 농민들에게 쌀 배급을 해준다는 명분으로 억지로 가입하도록 했고 배가 고팠던 농민들은 덜컥 도장을 찍어버려 보도연맹 회원이 됐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전쟁통에 ‘빨갱이’들로 낙인찍혀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승만은 죽을 때까지 그 어떤 반성의 말도 남기지 않았다.

국정 책임자이자 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상황을 통제할 의무가 있음에도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공포한 비상조치령과 같은 전시법령이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냈던 것을 감안하면 학살의 최종적인 책임자는 이승만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승만은 어떠한 존경을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또 이승만은 독립운동가로 추앙하기에도 뭔가 미심쩍은 행적들이 많다. 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 씨가 쓴 『이승만 평전』을 보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광복 후엔 반공 우선 정책에 입각해 친일반민족행위자 청산을 위해 발족시킨 반민특위를 무력화시킨 장본인도 바로 이승만이었다.

또한 그는 비록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었으나 1922년 당시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에게 위임통치 청원을 한 사실이 적발되어 탄핵당해 쫓겨나기도 했다. 임시정부가 창조파와 개조파로 나뉘어 분열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그 이승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라이트 세력들이 들어찬 윤석열 정부는 이 독재자 이승만을 우상화하려는 반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그 의도는 무엇인가? 아직도 이승만 정권을 몸소 경험했던 많은 인물들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고 이승만이 어떤 짓을 했는지 고스란히 자료로 다 남아 있는데 뭘 재평가할 것이 있다는 것인가? 역사적 반동, 퇴행은 언제나 준엄한 심판을 받았고 앞으로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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