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그곳에선 과연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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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장기 미제사건 - 잡히지 않은 범인
  • 이정민ㆍ정종윤 기자
  • 승인 2016.02.01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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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천군 카센터 방화사건의 모습
   
▲ 서천군 카센터 여주인 A씨가 발견된 곳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다?

[굿모닝충청 이정민ㆍ정종윤 기자] 결정적인 증거도 목격자도 없다. ‘완전 범죄는 이 세상에 없다’라는 말은 장기미제 사건 앞에선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한 해, 두 해 시간만 흐른다. 유가족의 눈물과 함께.
‘얼굴 없는 범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항상 뜨겁다. 대전‧충남 지역도 마찬가지.

지난해 8월 살인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폐지된 태완이법 발효 이후, 전국적으로 장기미제 사건에 대한 관심은 한층 뜨거워졌다.

대전에서의 대표적인 예는 국민은행 살인사건. 복면강도가 은행직원을 권총을 쏘아 숨지게 한 사건이다. 마치 영화에서나 다룰 법한 사건이지만, 범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또 충남 카센터 방화 살인 사건은 의문의 화재로 여주인 자녀 2명과 이웃주민 한 명이 사망했다. 그런데 이후 카센터 여주인 역시 칼에 찔린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사건이 일어난 지 10년도 넘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물론 8년 만에 잡힌 범인이 대전 대성동 살인 사건도 있다. 하지만 장기미제사건은 어려운 과제다. 시민 제보에 의존해야하고, 경찰 역시 수사하는데 부담이 적지 않다.
우리 지역의 장기미제사건, 그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봤다.
 

무고한 시민들이 끔찍하게 살해당했다.
대전지방경찰청은 지난 2011년 미제사건 전담팀을 발족해 풀리지 않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피해자는 억울하게 죽었지만,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갈마동 여중생 살인사건(1998.08.21)
미제사건 전담팀에서 수사하고 있는 사건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지난 1998년 8월 21일께 대전 서구 갈마동 한 빌라 앞에서 발생한 여중생 살인사건이다. 당시 집을 나갔던 여중생 A(15) 양이 숨진 채 낙엽에 덮여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택시를 타고 갈마동 남자친구 집으로 향한 A양은 옷이 벗겨진 채 발견됐다.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2001.12.21)
지난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1층 주차장에 권총을 든 괴한 2명이 침입, 현금을 수송하던 피해자 B(43) 씨를 살해하고 현금 3억 원이 든 가방을 빼앗아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B 씨는 국민은행 용전지점 현금출납과장으로 당일 쓰일 운영자금 6억 원을 금고로 운반 중이었다. 청원경찰 2명과 함께 현금 3억 원이 든 가방 2개를 수레에 싣고 이동하던 중 갑자기 지하주차장에 승용차 한 대가 이들 앞을 막았다. 차에서 내린 괴한 2명은 B씨에게 총 두 발을 발사, 살해하고 돈 가방을 가로챈 뒤 도망갔다. 괴한들은 사건 발생 20여 일 전 경기도 수원 영통에서 절취한 차량(경기65러 5432 그랜저XG)을 이날 범행에 이용했다. 이후 수사과정에서 범행에 쓰인 권총이 경찰들이 사용하는 38구경임이 밝혀져 현역 군인 등 3명이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에 붙잡혔지만 증거불충분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갈마동 빌라 여성 살인사건(2005.10.28)
지난 2005년 10월께 대전 서구 갈마동 한 빌라 204호에 사는 C(26·여) 씨가 목 졸려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당시 C씨는 옷이 벗겨진 상태로 현장은 부침가루가 뿌려져 훼손돼 있었다. 함께 살던 전남편이 출장 갔다 돌아오면서 C씨가 숨져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시점을 10월 28일 오후 8시 53분부터 11월 2일 오후 1시 51분 사이로 추정했다.

송촌동 택시기사 살인사건(2006.04.11)
대전 대덕구 송촌동의 한 초등학교 뒤편. 택시 기사가 택시 안에서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시동이 걸린 택시가 화물차에 부딪친 채로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주민이 신고했다. 주민은 현장을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했다. 사건발생은 2006년 4월 11일 오전 7시 27분께로 택시기사 D(56) 씨는 운전석에서 얼굴 등을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양동 여교사 살인사건(2006.08.31)
독일 월드컵의 열기가 식어가는 2006년 여름. 대전 동구 자양동에 살고 있는 중학교 여교사가 자신의 집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8월 31일 오전 3시께 피해자 E(26) 씨는 동생과 함께 잠들어 있다가 집안으로 들어온 괴한이 휘두르는 흉기에 살해됐다. 다행이 함께 있던 동생은 목숨은 건졌지만 동생으로부터 사건의 결정적인 단서를 찾는 데에는 실패했다.

법동 아파트 살인사건(2006.12.17)
대전 대덕구 법동의 한 아파트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2006년 12월 17일 오전 4시께 모두가 잠 든 시각, 50대 남성으로 보이는 괴한이 집으로 침입해 피해 남성을 살해하고 도주했다. 피해자의 사망원인은 두개골 골절. 피해자 아들이 아버지가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아파트 CCTV에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이 찍혔지만 아직까지 사건은 미제로 남아 있다.

서천군 카센터 방화사건(2004. 5.2)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범 강호순. 그의 검거로 세간의 주목을 또 다시 받게 된 사건이 있다. 서천군 카센터 방화 살인사건이 그것이다.
당시 의문의 화재로 여주인 F씨의 쌍둥이 자녀 2명과 이웃 주민 한 명 등 총 3명이 숨졌다. 그런데 사건 발생 8일 뒤 F씨는 한 저수지 근처에서 목에 칼이 찔린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이 사건은 한동안 미궁으로 빠졌다. 그러다 강호순의 고향이 서천인 점에 경찰은 수사를 전개했지만, 전말은 밝혀지지 않은 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았다.

천안 모여고생 실종사건(2004.10.9)
천안 모여고생 G양(당시 15세)은 지난 2004년 10월 오전 수업을 마치고 한 백화점과 서점 등을 방문한 뒤 오후 3시쯤 해당 학교 운동장에 들렸다.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 모습이 됐다.
다음날, G양의 책가방과 안경, 옷들이 천안의 한 유흥가에서 발견됐다. 특히 G양의 시력이 마이너스임에도 안경까지 발견되자 범죄 관련성이 더욱 짙어졌다.
경찰은 수년간 수사와 수색을 진행했지만, 아직까지 생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이 살인사건으로 밝혀지지 않음에 따라 충남경찰의 장기미제사건으론 분류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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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무능함? NO, “시간이 조금 걸릴 뿐”
대전·충남 장기 미제사건 - 8년만의 해결 사례

“시간이 걸릴 뿐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을 꼭 밝혀 드리겠습니다”
미제사건 전담팀이 발족하면서 대전청이 자체 선정, 당시 홈페이지에 공개한 ‘대전 7대 미제사건(살인)’ 가운데 8년 만에 해결된 사건이 있다.

‘대성동 부녀자 살인사건’
지난 2004년 12월 5일, 한 밤 중이던 오전 3시 30분.

대전 동구 대성동 한 아파트 107동 주차장에서 문모(42·여) 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은 아파트 경비원이 오랜 시간동안 문 씨의 차량에 비상등이 켜져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내부를 살펴보다 피를 흘리고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다. 피해자 문 씨는 부검한 결과 10여 차례 흉기에 찔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강력반 5개팀 37명으로 전담팀을 편성, 수개월에 걸쳐 동일수법 전과자 등 용의자 1500여 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수사를 펼쳤다. 하지만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하고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다.

그러던 2012년 1월, 드디어 범인이 잡혔다. 미제사건 전담팀이 개설된 지 1년만이다.
전담팀은 ‘칼집을 감은 청색 테이프 안쪽 접착면’에 찍힌 ‘쪽 지문’에서 사건 발생 8년 만에 용의자를 특정하고 검거했다.

전담팀은 칼 같은 날카로운 흉기를 사용한 강도 전과자 79명을 상대로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쪽 지문’과 대조하던 중 경찰청 과학수사센터로부터 증거와 일치하는 용의자 김모(53) 씨의 인적사항을 통보받아 조사해 범행을 자백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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