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한남희 기자]대전시 야외스케이트장이 지나치게 낮은 요금을 책정해 기존 실내빙상장 운영업체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는 다음달 23일부터 대전 엑스포시민광장에 야외아이스링크(1800㎡)와 민속썰매장(900㎡)을 운영할 계획으로 최근 민간사업자를 선정했다.
이를 위해 시는 대전도시공사에 사업비 5억 원 출자를 요청했고, 현재 대전마케팅공사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업은 민간사업자에게 시설설치비와 인건비를 포함한 운영비 일체(5억원)를 지원한 뒤 이용료는 모두 마케팅공사 수입으로 잡는 위탁 운영 방식이다.
이용료는 단돈 1000원. 시민 입장에서는 사실상 ‘공짜’로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인근 남선공원종합체육관 내 실내스케이트장(아래 남선공원 스케이트장)을 운영하고 있는 민간업체와 사업이 중복된다는 점이다. 야외스케이트장이 들어설 엑스포시민광장에서 2㎞ 남짓 떨어진 이곳은 대전 서구청 소유로 현재 민간업체가 연간 1억 원 가까운 수탁료를 내고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이곳 이용료는 6000원으로 야외스케이트장의 6배다.
이용객 절반 감소 예상…“전기요금도 못내”
남선공원 실내스케이트장은 연중 개장하지만 스케이팅이 겨울스포츠인 만큼 이용객은 겨울방학인 12월 중순부터 이듬해 2월 중순까지 두 달 사이에 집중된다는 게 위탁운영업체 측 설명이다. 이 기간 매출이 연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사활이 걸려 있는 때다.
대전시가 야외스케이팅장을 운영할 기간은 다음달 23일부터 내년 2월 10일까지 50일간으로 남선공원 실내스케이트장의 겨울 ‘한철 장사’ 시기와 겹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체 측은 이용객 감소에 따른 적자운영을 걱정하고 있다.
남선공원 위탁업체 관계자는 “겨울방학 하루 평균 500명가량이 스케이트장을 이용하는 데 인근에 같은 규모의 스케이트장이 하나 더 생기면 이용객이 분산될 것은 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남선공원 측은 겨울철 하루 평균 500명 정도인 이용객이 절반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럴 경우 월 3000만 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조차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체 측 주장이다.
업체 측은 대전시가 나서서 시민들에게 스포츠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민간업체가 입을 피해에 대해선 시가 간과했다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갖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시설물 소유자인 서구청과 예상손익에 따라 수탁료를 정한 뒤 계약해 위탁을 받아 운영 중인데 중간에 이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 업체는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사정을 뻔히 알고 있을 대전시가 대책 마련도 없이 사업을 강행한 게 야속하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기존 실내스케이트장의 경우 피크타임에 이용객이 너무 많아 이용이 불편하다는 문제가 있다”며 “실내와 실외 성격이 다른 만큼 기존 스케이트장의 이용객 감소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