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남현우 기자] 요즘 거리를 걷다보면 으레 보이는 곳이 있다. 1년 전만 해도 분명 생소했던 곳인데 지금은 몇 발짝만 옮기면 보이는 그곳, 바로 인형뽑기방이다. |
업자들은 인형뽑기방이 청소년 탈선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지자체의 단속 근거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인형뽑기방 영업을 위해서는 청소년게임진흥법 17조(게임물 관련사업자의 준수사항)에 규정된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규정 사항은 ▲허가증, 신고증이나 등록증을 출입자가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부착 ▲1인이 동시에 2대의 게임물을 이용할 수 없도록 관리 ▲가로50cm, 세로 50cm 이상의 이용 안내문 게시 ▲밀실이나 밀폐공간 설치 불가 ▲40룩스 이상 밝기의 실내조명 설치 ▲외부에서 볼 수 있도록 튜명 유리창 설치 ▲흡연구역 별도 설치(영업장이 금연구역인 경우 제외) 등이다.
기존 인형뽑기방은 유원시설과 청소년게임물시설로 두 가지로 신청이 가능했다.
유원시설의 경우 운영시간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형뽑기방도 마찬가지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했다.
그러던 중 뽑기방 열풍으로 1년 새 40배 이상 영업장이 급증하고 방문객의 상당수가 청소년이라는 점 때문에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유원시설로의 영업허가가 불가, 신규 영업장은 청소년게임시설로 등록해야 하고 기존의 인형뽑기방도 올해 12월까지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
업주 “탈선 조장 장소 아냐”
은행동에서 인형뽑기방을 운영하는 업자 A씨는 “영업장이 훤히 보이는 데다가 사각지대를 없애야 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흡연이나 집단 폭행 등 일탈행위를 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유원시설로 운영되도 크게 문제될 일이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준수사항을 지킨 영업장에 대해 허가해놓고 막상 장사를 시작하니까 우려된다고 하면 규정은 왜 만들어 놓은거냐”며 “청소년 출입시간이나 운영시간을 제한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뽑기방을 탈선의 장소로 생각하는 인식이 잘못됐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뽑기방의 경우 CCTV로 24시간 녹화와 함께 원격으로 출입문 개폐가 가능하며 폐점 전에 예고 방송까지 설정해 놓는다.
업자는 “간혹 폐점 시간이 늦어지는 경우는 방문객이 마감 직전에 와서 인형뽑기를 하는데 금방 나가야 하는 언질 이상은 하기 어렵다. 마감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도 많다. 일부러 문을 늦게 닫는 곳은 한 곳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구청 입장과 처벌 수위
이에 대해 경찰과 구청 등 지자체는 대부분의 인형뽑기방이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관련 부분에 대해 제재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경찰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준수사항을 갖춰 운영이 된다 하더라도 업주가 영업장에 상주해 있지 않는 경우에는 즉각적인 제재가 어렵기 때문에 청소년 출입 제한시간이나 운영시간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관계자는 “인형뽑기방의 관련 법률이 상당 부분 실정과 맞지 않아 단속을 하면서도 이대로 단속을 해야 맞는건가 싶은 적이 있다”고 털어놓아 업주들의 주장에 일부 동의를 표했다. 경품 금액이 현실에 맞지 않지만 단속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또 “지역마다 단속 규정도 천차만별이다. 단속에 걸려도 지방에서는 보류나 수십만 원대의 과징금에 그치지만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인형뽑기방의 불법 운영에 대해 영업정지 처분까지 내리는 등 차이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행법에 대한 문제는 경찰이 가타부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관련 법안에 대한 개정의 요구는 입법권한이 있는 행정부처 혹은 의회에 요청해야 할 사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