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①] 5가구가 하루아침에 15가구로… 불법 천태만상
[커버스토리 ①] 5가구가 하루아침에 15가구로… 불법 천태만상
다가구주택 불법 증·개축-어떤 형태로 왜 발생하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9.06 05: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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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 ‘방쪼개기’에 대전 신도시 망가진다 

지난달 23일 대전 유성구청이 발칵 뒤집혔다.
경찰의 압수수색이 발단이었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수사대는 유성구 건축과의 인·허가 및 준공 관련 서류 등 일체를 압수해 갔다.
현재까지 알려진 소문은 이번 압수수색이 유성구 원신흥동 등 도안신도시 다가구 주택에 대한 불법 증‧개축과 관련, 공무원과 업자 간 유착관계에 초점이 모아졌다는 전언이다.
경찰은 이 사안에 침묵을 지키고 있어 궁금증만 커져가고 있다.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짚고 넘어가야할 사안이 있다.
문제의 발단인 다가구 주택에 대한 불법 증‧개축이다. 불법 증‧개축은 교통난과 화재 위험 등 다양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 증‧개축이 비단 유성구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건축주들이 일명 ‘방쪼개기’ 등을 통해 보다 많은 임대 수익을 노리려고 이 같은 일을 벌인다는 전언이다.
다가구 주택 불법 증‧개축의 실태를 점검해봤다. [편집자 주]

[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 A씨는 대전 서구 도안동에서 지상 3층, 총 5가구의 다가구 주택을 건설하겠다고 구청에 건축허가를 냈다.

당초 건축허가와는 달리 A씨는 건축물 사용 승인을 받은 후 방실을 분리하는 방법으로 15개의 방을 추가로 만들었다. 임대 수익을 위해서다.

A씨는 설계당시부터 방실을 분할하기 쉽게 설계를 건축사 B씨에게 부탁했고 시공 과정에서 15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배관, 전기시설 등을 미리 설치해 벽속에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A씨와 건축허가를 받게 해준 B씨 등 64명은 건축법위반 혐의로 지난 2014년 11월 경찰에 입건됐다.

다가구 주택에 대한 불법 증‧개축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일부 건축사와 대전 지역 자치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문제는 주로 유성구 원신흥동, 서구 도안동, 대학교 근처 등 임대 수요가 있는 곳에서 주로 발생한다.

방법도 다양하다.

위 사례처럼 일명 ‘방쪼개기’ 형태가 대표적인 예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가구 수를 늘리려면 해당 지역의 도시계획 규정에 맞춰야하는데다 주차 면적을 확보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도안동 등 신도시 지역은 주차난 해소를 위해 1가구당 주차면 한 개를 확보하도록 규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사례는 주차공간을 위해 필로티 형태로 조성된 1층 주차장에 불법 증‧개축을 한 것이다.

건축물 사용 승인은 당초 설계한 대로 1층 필로티 형태로 받지만 사용 승인 이후 필로티 기둥 사이에 벽면을 세워 주거 및 상가 시설을 만드는 방법이다. 배관, 전기시설은 바닥에 미리 설치된다. 이는 주로 상가 임대를 염두에 두어 놓는 경우다.

이외의 사례는 옥상 지붕에서 벌어지는 불법 증‧개축이다. 건축물 사용 승인 후 옥상에 누다락을 짓고 이를 밑에 층과 연결해 복층을 만든다. 기존 가구보다 임대료가 비싼 것은 당연지사다.

또 누다락과 같은 층에 기둥과 벽면을 세우고 지붕으로 덮어버리는 사례도 있다는 게 일부 건축사들의 증언이다.

이런 불법 증‧개축은 약 10여 년 전 충남대 근처 원룸과 2,3년 전 도안신도시 지역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 건축사는 “요즘 들어 사례가 줄어드는 편이지만 몇몇 곳에선 여전히 불법 증‧개축된 건축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과 세입자들이 입는다.

방쪼개기나 1층 필로티 형태의 주차장을 악용한 상가시설의 구축은 주변 주차난을 가중시킨다.

이중 주차, 갓길 주차 등 교통체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다 방쪼개기의 경우 화재시설도 구축돼있지 않은 경우가 있어 자칫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제천스포츠타운 화재 참사 역시 불법 증‧개축에 따른 대형 인명피해였다. 해당 건물에는 방화문과 방화구획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았다.

대전 한 자치구 건축과 관계자는 “불법 증‧개축은 외관상 잡아내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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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 2018-09-06 11:14:10
좋은 기사네요.
외관상 대충봐도 불법 건축물 인지 알겠는데
집중 단속해서 뿌리 뽑았으면..
기사 감사합니다.

오렌지 2018-09-06 09:17:01
아! 그런거였군요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제발 잔대가리 굴려서 돈 벌생각좀 버리고 열심히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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