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청년취업 지원 ‘탁상행정’] ① 희망카드 “사용방법 외우다 ‘골머리’”
[대전 청년취업 지원 ‘탁상행정’] ① 희망카드 “사용방법 외우다 ‘골머리’”
매번 증빙하고 영수증 찍어 올리고 번거로워
쓴 만큼 다음달 환급 방식… 일시불 선결제 부담
주 30시간 이상 알바해도 취업 간주, 지원 못 받아
  • 윤지수 기자
  • 승인 2021.07.27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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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차세대 경제주역인 청년들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지원 정책을 통해 청년친화도시를 지향하고 나섰다. 기댈 곳 없는 청년들의 정주여건은 물론 다양한 소통 채널로 젊은 세대의 제안을 시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그 중 현 젊은 세대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문제는 취업과 일자리다. 대전 청년 취업 정책의 소개, 검토, 보완 방향 등을 시리즈를 통해 알아본다.

2021년 대전 청년 취업 희망카드 홍보물. 대전시 제공 /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2021년 대전 청년 취업 희망카드 홍보물. 대전시 제공 /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사용방법 숙지하느라 6개월 간 스트레스… 어렵다, 어려워”

대전 청년취업희망카드는 대전에 거주하는 미취업 청년들의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월 50만원 (식비 20만원+교육비 30만원)씩 6개월 동안 최대 300만원의 취업 경비를 지원해주는 정책이다.

2017년 7월 첫 시행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하지만 대전 청년취업희망카드는 취준생들의 기대와 달리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먼저, 지원 대상의 자격부터가 까다롭고 복잡하다. ‘만 18-34세 청년 미취업자 지원 가능’ 이라고 적혀있지만 지원을 희망하는 신청인이 단순히 미취업자이기만 하면 안된다.

최종학교 졸업·자퇴 후 2년 경과 또는 졸업학년 재학·휴학 중인 학생이어야 한다. 그리고 주 30시간 이상의 근로를 하고 있어도 불가능하다.

정규직 여부 및 근속 기간에 상관 없이 주 30시간 이상 근로 할 경우 ‘취업 성공’으로 간주해 지원금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취준생들은 “주 30시간 이상 근로하는 것이 어떻게 취업인가요?”, “주 30시간 이상 알바를 하며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취준생들도 있다”고 하소연 했다.

주 30시간 이상 근로는 최저 시급으로만 따져도 한달 100만원 조금 넘는 월급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취업 성공 조건으로 ‘정규직 여부 및 근속기간’을 따지지 않는 것 역시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취업 준비 경비를 자비로 일시불 지출 후 다음 달에 환급 받는 시스템이 취준생들에게 적합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취업에 필요한 한 달 교육비의 경우 적게는 30만원, 많게는 50만원 이상인데 대전 청년 취업 희망카드는 이 지출을 취준생이 일시불로 선결제 후 다음 달에 환급받는 방식이다.

다음 달 환급해 준다고는 하지만 50만원 이상의 교육비를 일시불로 선부담할 여유가 없는 취준생들이 허다하다는 것이다.

희망카드 교육 영상을 시청한 취준생(m***)은 “자비 50만원을 먼저 카드에 넣어놓고 써야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1-2만원씩 밥 먹고 책 사는거야 괜찮지만 학원비는 몇 십만원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애초에 그 돈을 할부도 아닌 현금 일시불로 선결제할 여유가 없다”고 호소했다.

희망 카드 홈페이지를 통해 기프티콘을 구매하면 구매 금액이 카드가 아닌 포인트에서 빠져 나가 현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마저도 편의점, 패스트 푸드, 일반적인 도서만 구입 가능해 취준생들의 편의를 도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급이 가능한 취업 경비 지출 기준도 까다롭고 모호하다. 

면접 비용 지원의 경우 숙박비는 오전 면접일 때만 가능하며 면접복 구매, 주유비, 톨게이트비, 찜질방, 택시비는 지원이 불가능하다.

대전 청년 취업 희망 카드 /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대전 청년 취업 희망 카드 /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대전의 한 취준생 이씨(26)는 “너무 복잡하다. 대전 희망카드 쓸 바에 50만원 씩 넣어주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이나 내일배움카드가 훨씬 편리하다. 무슨 제한이 이렇게 많냐”고 성토했다.

다른 취준생(아***)은 “지원금 받기 위해 6개월간 숙지하고 있어야 할것이 너무 많다”며 “취준생들 공부하기도 바쁜데 매번 뭐 살때마다 영수증, 증거 사진 출력해서 증빙해야 하고… 이 시간에 자소서 쓰는게 이득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다행인 것은 올해 시행되는 희망카드는 30만원 이상의 일시불 결제건에 대해서만 영수증, 증거 사진 증빙을 해야 하는 것으로 완화됐다.

대전시 청년정책과 희망카드 담당자는 “내년부터는 대전 희망카드가 국민 취업 지원제도와 중복되지 않으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중위소득 120~150% 사이의 청년으로 지원 기준이 변경됐다”며 “면접복 역시 대여만 가능했지만 구입도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그 밖에 지원 분야 항목도 청년들의 민원을 고려해 더 넓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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