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 박사? 위장병이 준 선물”
“약초 박사? 위장병이 준 선물”
[굿모닝충청人] 김종민 대전시청 총무과 주무관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3.04.26 13:5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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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동 기자] ‘약초박사’의 손님맞이는 정성스레 우려낸 약초 물을 대접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대전시청에 약초박사가 있다는 소문에 이끌려 찾아간 곳은 총무과 인사계. 인사랄 것도 없이 겨우살이 차를 따라주는 김종민(47) 주무관의 얼굴에서는 그윽한 약초향이 배어나오는 듯 했다.

그가 약초박사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은 위장병 때문이란다. 약초를 달여 마시면서 고질적인 위장병에 큰 도움을 얻은 그는 본격적으로 약초 공부하기 시작, 약용식물관리사 자격증까지 땄다.

지금은 제법 전문가적인 식견을 갖추고 가족과 친·인척, 주변 지인들의 상담을 받아줄 정도가 됐다. 직장 동료들도 김 주무관 덕분에 사시사철 몸에 좋은 약초를 달여 마실 수 있단다.

전국 각지의 산자락과 산골마을을 돌며 심마니들과 함께 보고, 듣고, 배우고 자격증까지 취득한 김 주무관을 만나 약초박사 탄생과정을 들어봤다.

-약초박사로 소문이 자자하다. 공부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15년 이상 앓았던 고질적인 위장병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2009년 우연히 자연 채취한 ‘삽주’라는 약초를 장기간 달여 마시면 효과가 좋다고 해서 도움을 얻었다.

그 때부터 약초를 배우고 싶어 공부를 시작했다. 틈만 나면 금산 약초시장을 찾아 구별법을 배우고 주말이면 전국 각지 산을 돌아다니며 직접 보고, 듣고, 체험을 했다. ‘산에 나는 자생식물은 모두가 약이다’라는 말처럼 범위가 너무 넓어 쉽지 않았지만 ‘약 성분은 뿌리에 있다’라는 개념을 터득하면서 길이 열리기 시작하더라.

약초시장에서 배우고, 현장에서 체험하고, 책에서 이론을 얻고, 인터넷 강의까지 1년 반 정도 열심히 했다. 의무가 아니고 관심과 재미로 접근하니 색다른 취미가 됐다.

-자격증도 있다던데.
한국자격개발원이 발급하는 ‘약용식물관리사’ 자격증을 땄다. 민간 자격증이지만 자격증 자체보다는 그만큼 공부를 했고 식물감별이 가능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실력(?)이 뛰어난 초야의 고수들도 많다. 그들의 이론은 체계적이지 않다. 자격증은 대대로 내려오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정립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지 실력이 뛰어남을 공인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대전 공무원교육원 교육과정에 포함돼 몇몇 공무원들도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안다. 나는 그들보다 조금 빨랐을 뿐이다.

-다소 생소하고 전문적인 분야다.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앞서 말한 것처럼 위장병을 고쳐보려고 약초를 접했다가 배우고 싶다는 욕구를 느꼈다.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흥미를 갖게 되니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더라.

어떤 계기로 인해 관심을 느끼게 되면 재미와 흥미가 생기고 그것이 인생을 새롭게 장식할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 일상에서 약초와 관련된 것들이 많을 텐데.
주말과 휴일 시간을 내 각지의 산을 돌아다닌다. 지리산 자락에서는 1년에 1번 약용식물관리사들의 모임과 토론이 있다. 이들의 주 관심사는 산에 있는 약초들을 밭으로 옮겨 재배에 성공하는 방법이다.

나도 요즘에는 밭에 15종정도의 약초를 재배하고 있다. 첫 재배인데 비료와 약을 안주고 기르는 방법을 연구해보는 것이다. 성공하면 전문적인 종목 개발도 시도해 볼 것이다.

-본인과 가족 건강을 유지하는데 약초 공부가 도움이 되고 있나.
주변에서 약초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체질에 맞는지를 따져보고 필요하면 구해준다. 예를 들어 감기에는 배와 자연산 도라지를 삶아 먹으면 좋다. 관절, 암, 당뇨 등에 좋은 겨우살이는 차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약초는 양약과 같이 곧바로 증상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이 우선이다. 증상이 생기기 전에 수시로 먹어야 하며 특히 경험상, 장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 약초의 도움이 클 것이다.

-독초 때문에 위험할 수도 있다던데.
독초가 섞일 때가 있다. 그래서 고수들은 ‘자기가 모르면 건들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을 철저히 지킨다. 버섯의 종류는 1600여 가지인데 식용은 20%에 불과하다. 어설프게 보고 들은 사람들이 독버섯을 접할 수 있는 것이다. 정확하게 구분이 가지 않으면 건들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면 독초를 먹을 일이 없다.

흥미로운 얘기를 해주겠다. 예로부터 약초를 캐려면 산세를 보고 산에 간다고 한다. 산세에 따른 약성이 다 틀리다고 한다. 실제 최고의 명약인 산삼은 ‘동북간’에 난다. 주역에 ‘간방’이라는 것이 있는데 그게 동북방이다. 심마니들이 새벽에 일찍 산에 가는 이유는 첫 햇살이 들어오는 곳을 찾아서다. 동북방에 햇살이 처음 비친다. 지구상으로는 우리나라가 동북방이다.

-일반인들이 약초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시간과 노력을 어느 정도는 투자하라고 하고 싶다. 평생교육 프로그램 등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요즘에는 약초를 공부해 약초시장에서 직접 사다 먹는 사람이 많아졌다. 자신의 속이 냉한가, 뜨거운가를 알고 약초가 열이 있는 것인가, 냉한 것인가만 알아도 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결명자가 눈에 좋다고 무작정 먹으면 안 된다. 결명자가 찬 성분을 품고 있기 때문에 속이 냉한 사람이 먹으면 속 다 버린다.

-그렇다면 약초와 독초를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실전으로 배워야지 별도 구분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다. 또 함부로 구별하려 해서도 안 된다. 맹독초인 투구꽃은 사약을 만드는 재료다. 버섯은 1600여종 중 20%만 식용이 가능하다. 비슷한 것들이 너무 많아 전문가들도 구별이 어렵다. 실전으로 보고, 듣고, 체험하고 배우는 것이 제일 현명한 방법이다. 모르면 반드시 건들지 말아야 한다.

-직장 동료들이 덕을 많이 보겠다.
특별이 덕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다. 지금 마시는 겨우살이 차도 1㎏에 7000-8000원 정도인데 혼자 먹으면 1년 내내 먹어도 남는다. 겨울에는 겨우살이를, 더울 때는 오미자 효소를 내려 동료들과 함께 시원하게 마신다.

나무에서 기생하는 겨우살이는 차로 일반화 됐다. 참나무에서 나는 것이 제일 좋으며 암, 관절, 당뇨 등에 효과가 좋다. 오미자는 오장에 다 좋다. 일반인들보다 조금 더 아니까 수시로 나누는 것뿐이다.

-하고 싶은 일이나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
언제든 내가 가야할 길이 발견된다면 약초를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계속 관심을 갖고 공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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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과신입남자 2013-04-26 17:40:22
이렇게 색다른 재능을 가지고 계신지 몰랐습니다. 저도 한번 약초물 얻어마실 수 있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한동네 사람 2013-04-26 16:11:03
종민이 팬님 잘생겼다는 얘기는 빠졌네요..ㅎ 님이 있어 든든합니다~

자몽주스 2013-04-26 16:05:53
말씀도 잘하셔서 거의 약장사 수준 다 되었습니다.앞으로 자기 개발 꾸준히 하셔서 약장사에게 압승하세요

종민이 팬 2013-04-26 16:04:58
일도 열심히 하시면서, 약초 뿐만 아닌 마라톤, 야생화, 사진, 인문고전 등..
지속적으로 자기계발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도 그모습 변치마시길!~

블루베리 2013-04-26 15:59:16
역시 박학다식한 주무관님! 우리 직원이 설명해 주니까 귀에 쏙쏙...
언제 약초물 마실수 있는 영광을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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