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③] “우승팀 해체 무책임… 유예기간이라도 달라”
[커버스토리 ③] “우승팀 해체 무책임… 유예기간이라도 달라”
아산무궁화축구단 존폐 위기 - 아산 시민들의 호소
  • 이종현 기자
  • 승인 2018.11.02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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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강승우 시민팬, 박명화 경영지원팀장.  최익형 골키퍼코치
좌측부터 강승우 시민팬, 박명화 경영지원팀장. 최익형 골키퍼 코치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경찰청이 선수 수급 중단이라는 기존 방침을 유지한다면 무궁화축구단 소속 프로선수는 물론 산하 유소년 선수, 그리고 코칭스태프와 사무국 프런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다양한 아산 시민들을 만나봤다.

지난 10월 25일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굿모닝충청>과의 인터뷰에는 박명화 경영지원팀장, 최익형 골키퍼 코치, 시민 강승우 씨가 참여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산에 축구단이 정착하면서 지역에 미친 효과는.

강승우 : “공연을 기획하는 입장에서 한 장소에 2000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건 대단한 일이다. 축구는 그동안 시민들이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최익형 : “예전에는 아산하면 떠올랐던 게 온천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축구라는 콘텐츠가 아산시민의 자부심이 되어버렸다. 관중의 70%이상인 중‧고등학생들은 무궁화축구단이 생기면서 축구를 알게 됐다고 생각한다. 만약 팀이 없었다면 축구라는 걸 모르고 지내지 않았을까?”

박명화 : “선수들이 군경팀인데도 불구하고 사회공헌활동을 열심히 했다. 이유는 아산에 축구를 알리기 위해서였다. 작년에는 시민들이 축구 경기를 한 번도 본적이 없어서인지 경기장 좌석도 몰라서 해매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데 지금은 가족 단위의 관중이 많아졌다.”

강승우 : “요즘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많이 줄어들었다. 반면 축구는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축구장에 가족 단위 팬들이 많은 것 같다.”

선수 수급 중단 통보 소식 접했을 때 심정은.

박명화 : “사무국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이 사실을 언론을 통해 들었다는 게 지금도 아이러니하다. 경찰청은 시와 무궁화축구단, 연맹에 언론 보도 이후 2주 만에 다 알려진 내용을 형식상 공문으로 통보했다. 사무국 입장은 아직까지도 그 통보를 인정할 수 없고 경찰청이 정말 무책임하게 일처리를 하고 있다는 생각뿐이다.”

강승우 : “피를 토할 것 같았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기관이 일체의 협의도 없이 문서 한 장으로 통보했다. 상식적으로 민간인 사이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무궁화축구단이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 2년 간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가까이에서 지켜봤기에 당장이라도 뛰어가서 힘만 있다면 그들의 멱살을 잡고 싶었다.”

최익형 : “탁상 행정이 무서운 걸 새삼 느꼈다. 충분히 3자 협의를 했어야 했는데 기분 정말 안 좋았고 욕 밖에 안 나왔다.”

아산시는 충남도에 도민구단 창단을 건의했다. 하지만 도는 난색을 표하는데.

박명화 : “마냥 경찰청을 원망하고 질타한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문제는 남은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의 진로다. 저희가 원하는 건 팀을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다. 지금 당장 무궁화축구단이 없어지면 이들이 하루 아침에 갈 길을 잃게 되니 준비할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강승우 : “아산시가 국내‧외에 지역을 홍보하기 위해 어느 정도 예산을 사용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아산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다. 그런데 주세종, 황인범 선수가 월드컵,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아산을 알렸다. 반면 3일간 약 15억 원을 투입한 성웅이순신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육성축제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그런데 올해 19억5000만 원을 투입한 무궁화축구단축구단은 두 선수를 통해 국내‧외에 아산을 알리지 않았나.”

최익형 : “무궁화축구단이 존속하면 ‘더 큰 아산, 행복한 시민’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오세현 시장은 시민구단 창단을 공약으로 내걸고 도에 떠넘기고 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강승우 : “이 와중에 시는 550억 원을 투입해 1000석 규모의 문예회관을 짓겠다고 한다. 왜 정작 시민구단 창단은 어렵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경기장도 잘 지어져있고 축구라는 건강한 문화콘텐츠가 자리 잡고 있는데 말이다.”

무궁화축구단을 아산의 문화이자 자랑으로 생각한 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무궁화축구단을 아산의 문화이자 자랑으로 생각한 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경찰청이나 충남도, 아산시에 건의할 내용이 있다면.

박명화 : “정부의 2023년 의경 폐지 정책 동의한다. 다만 하루 아침에 올해부터 선수 수급을 중단하겠다고 하면 남아 있는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의 미래는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셨으면 한다.”

강승우 : “1조의 예산을 가지고 움직인다는 시가 이제 와서 예산이 없다고 하는 건 정말 무책임한 일이다. 리그 우승팀이 해체되는 건 전 세계적 망신이다. 제발 방안을 마련해달라.”

최익형 : “프로선수가 운동을 1년 쉬고 다시 선수로 뛴다는 게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쉬는 시간에 개인운동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 무책임한 말이다. 그 친구들을 대변 해줘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너무 속상하다. 대책을 준비할 수 있는 유예 기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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