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미의 세상읽기] “괜찮아유!” 희망고문, 유성터미널 잔혹사
    [김선미의 세상읽기] “괜찮아유!” 희망고문, 유성터미널 잔혹사
    예견된 좌초, 대전시 몰랐다면 무능 알았다면 대시민 사기극
    대참사에도 도시공사 사장은 평화롭게 퇴임, 대전시는 뒷짐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20.09.23 16:01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불길한 예감은 왜 틀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지난 주말 대전도시공사는 민간사업자인 “KPIH와 체결됐던 ‘유성복합여객터미널 사업협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잘못될 수 있는 일은 결국 잘못되기 마련이다”라는 ‘머피의 법칙’을 입증이라도 하듯 위태위태 불안불안했던 유성터미널 조성 사업은 결국 하릴없이 세월만 낚다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하릴없이 세월만 낚다가 속절없이 무너진 유성복합터미널 사업

    장밋빛 청사진이 가득 담긴 ‘계획’이 아닌 공식적인 사업 실행의 첫 단계인 민간사업자 공모부터 시작해도 10년이다.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는 10년 동안 “걱정 말아요. 그대! 다 잘 되고 있어요.”라며 대전시민을 희망고문 해왔다. 결과는 ‘유성복합터미널 잔혹사’다. 대전시 최대 숙원사업인 대규모 사업이 번번이 나동그라진 것이다. 

    그래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 “잘 해결해 보려고 했는데 사업자 때문에 안 됐어요.”라고 하면 끝이다. 제대로 된 대시민 사과조차 없다. 이게 인구 150만 명 대전시 행정의 현주소다. 구멍가게도 요즘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연이은 4번의 좌초, 정확히 말하면 5번째 실패나 마찬가지다. 4차 공모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손을 드는 바람에 재공모 없이 후순위사업자인 ㈜KPIH(케이피아이에치)와 본계약 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3번의 좌초 후 우여곡절 끝에 협약을 체결한 4차 공모사업은 출발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약속 불이행에도 패널티 대신 특혜성 편의 제공한 대전시‧도시공사

    민간사업자인 ㈜KPIH는 8000억원짜리 공사를 하겠다면서도 첫 단추부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토지매입대금 지각 납부와 납부기한 연기, 불법 사전 분양 의혹, 주주간 내부 갈등 등 온갖 악재가 불거졌다. 

    그럼에도 공사 발주처인 대전도시공사와 대전시는 민간사업자에 대해 약속 불이행에 대한 책임을 묻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방지하고, 패널티를 주기는커녕 거꾸로 온갖 특혜성 편의를 제공하기에 급급했다. 

    관이 주도하는 민자사업은 계약하기 전까지는 관이 ‘갑’이지만 계약을 체결하는 순간 민간사업자가 ‘갑’이 되고 관은 ‘을’로 전락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히 선출직 기관장일수록 요란하게 내세웠던 사업이 무산될 경우 후폭풍과 업적 쌓기에 매몰돼 특혜성 시비를 무릅쓰면서 민간사업자의 손을 들어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수십 년 지역 숙원사업도 수천억 원짜리 사업도 대충대충 넘어간다. 내 집 짓는 것도 아니고 내 돈 들어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약 순간 ‘을’이 된 공기관, 내 돈 들어가는 일 아니니 대충대충

    책임 소재에서도 자유롭다. 책임을 지지도 묻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그랬다. 유성복합터미널 4차 무산은 사업자의 잘못도 잘못이지만 대전시와 도시공사의 무책임, 무능, 무사안일의 종합판을 보여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이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경이롭기까지 하다. 

    도시공사는 나비의 가벼운 날갯짓이 거대한 폭풍을 일으키듯 사려 깊지 못한 작은 빌미 하나가 망친 3차 사업 사태를 겪고도 허술한 협약으로 유성터미널 사업을 또다시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했다. 더 어이없는 것은 대전시다. 도시공사 단독으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그렇다면 대전시는 도시공사에 혹독한 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3차 사업 실패 때는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도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겨우 임기만료 1개월 남은 도시공사 사장만 사퇴했을 뿐이다. 

    관대(?)하기 짝이 없는 대전시, 이번에도 책임 묻지 않고 그냥 넘어가나 

    무산과 책임이라는 측면에서 4차 무산은 3차와 데칼코마니다. 책임질 사람이 없다. 유성터미널 사업을 공모하고, 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하고, 해지한 도시공사 사장은 공교롭게도 협약 이행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 임기만료로 퇴임했다. 

    아예 책임을 물을 수도 없게 된 것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계산을 하고 일정을 그렇게 잡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도덕적 해이 운운하기에도 민망할 지경이다. 

    대전시가 이 사실을 몰랐을까? 민간개발 공모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금조달 계획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실행 주간사인 하나금융투자사는 2번째 연기한 최종 기한 마감 2달 전에 이미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대전시가 이를 몰랐다면 무능의 극치이고 알고도 대처하지 않았다면 대시민 사기극이나 다름없다. 

    신뢰 추락, 정상화 방안도 미덥지 않아 어디까지 감내해야 하나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의 변명을 언제까지 듣고 감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재무구조가 부실하고 자본력이 약한, 검증되지 않은 신생 사업자에 문을 열어준 것도 대전시와 도시공사이다. 2년 동안 민간사업자에 무기력하게 끌려다니며 대전시민을 희망고문한 것도 대전시와 도시공사다. 

    그런데도 아직가지 제대로 된 공식적인 사과조차 없다.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평화롭게 퇴임했고, 대전시 행정수장인 시장은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거듭된 행정 신뢰 추락은 정상화 방안마저 구두선으로 들리게 한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유성구민 2020-09-23 18:03:01
    인내심이 참 좋은 시민입니다ㅠㅠ
    사실관계와 책임소재를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다 까발리면 대전시민들 뒤집어집니다ㄷㄷㄷ

    지나가다 2020-09-23 16:10:10
    참으로 어의가 없다.
    이게 대전 시정의 현 주소다.
    잘못뽑은 대전시민도 책임을 피할수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