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전문가칼럼] “나이든 소형견의 잦은 기침, 혹시 심장병?”
[반려동물 전문가칼럼] “나이든 소형견의 잦은 기침, 혹시 심장병?”
김학현 충북대학교 수의대 교수(수의내과학교실)
  • 신상두 기자
  • 승인 2023.02.15 11: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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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는 123만여가구(전체 가구의 15%)로 나타났다. 또, 반려동물을 키우는 연령층은 50~59세 18.9%, 40~49세 16.5%, 60~69세 14.4%, 29세 이하 12.4%등으로 다양했다. KB경영연구소의 반려인 추산치는 더 많았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604만 가구, 1,448만 명('20년 말 기준)에 달했다.
바야흐로 누군가에게 ‘반려동물’은 ‘가족 이상’의 의미를 갖는 시대가 됐다는 걸 의미한다. 이 같은 사회변화에 발맞춰 <굿모닝충청>은 충북대수의대와 손잡고 각종 반려동물 관련 정책과 건강관리 정보 등을 연재한다.

 

심장병이 있는 강아지들의 기침은 호흡수의 증가나 호흡곤란 여부와 함께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전문의와 잘 상의해 기침의 원인에 대한 판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굿모닝충청=김학현 충북대학교 수의대 교수)
심장병이 있는 강아지들의 기침은 호흡수의 증가나 호흡곤란 여부와 함께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전문의와 잘 상의해 기침의 원인에 대한 판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굿모닝충청=김학현 충북대학교 수의대 교수)
김학현 충북대학교 수의대 교수(굿모닝충청=세종)
김학현 충북대학교 수의대 교수(굿모닝충청=세종)

[굿모닝충청=김학현 충북대학교 수의대 교수]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내원하는 노령 강아지들, 특히 말티즈, 시추, 요크셔테리어, 미니어처 푸들, 포메라니안, 치와와 등의 소형견에서 기침을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빈도가 적고, 흥분 시 등 특정 상황에서 관찰되는 기침에 대해서는 강아지 보호자들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보호자들께서 키우는 강아지가 심장병을 앓고 있거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유병율이 증가하는 점액종성승모판막질병(이첨판막폐쇄부전증)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노령 강아지가 기침 증상을 보일 경우, 보호자의 불안감은 극대화되는 경향이 있다.

신체의 모든 장기가 다 중요하지만, 특히 심장은 전신에 혈액을 공급해주어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펌프 역할을 하기때문에, 질병으로 인한 기능저하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강아지의 기침은 과연 심장병에 의한 것일까?

이것을 이해하려면 우선 기침을 왜 하는지, 심장병이 있는 강아지는 어떠한 변화를 겪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기침은 외부의 이물질이나 가래와 같은 자극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는 일종의 방어작용이다. 기침은 호흡기도내의 자극, 호흡기 상피의 염증, 또는 호흡기도의 압박의 원인으로 발생한다. 기침 발생은 호흡기도인 인후두, 기관, 주기관지 및 기관지에 위치한 기침 수용기에 자극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보다 작은 호흡기도인 소기관지, 세기관지, 폐포 및 폐실질에는 기침 수용기가 존재하지 않아 자극요인이 있더라도 기침을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키우는 소형견에서의 심장병은 약 75%이상이 점액종성승모판막질병(이첨판막폐쇄부전증)이다. 이 질병은 왼쪽 심장의 심방과 심실사이에 위치한 이첨판막의 변성으로 발생하며, 심장 박동에 따라 혈액이 좌심실에서 좌심방쪽으로 역류하는 질병이다. 질병이 진행되면서, 폐에서 좌심방으로 들어온 혈액과 좌심실에서 좌심방쪽으로 역류한 혈액이 지속적으로 저류함에 따라, 좌심방의 혈액량이 점차 증가하고 압력도 증가하면서, 폐에서 좌심방으로 혈액이 들어오지 못하게 된다.

결국에는 폐에 존재하는 모세혈관까지 혈액이 정체되면서, 혈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분이 모세혈관을 빠져나가 폐실질에 저류하게 되며, 이를 우리는 폐부종이라고 부르게 된다. 폐부종에서는 폐에 저류된 수분으로 인해 호흡기도를 통해 들어온 신선한 산소가 혈액에 잘 녹아들지 못하게 되므로, 우리의 강아지는 호흡곤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심장병을 가진 모든 강아지들이 폐부종을 겪는 것은 아니며 질병의 진행단계를 살피게 된다.

어려운 설명이 있었지만, 기침의 원인과 심장병의 경과를 종합하여서, 심장병을 가진 개에서 기침을 하는 경우는 어떠한 경우일까?

우선, 호흡기도와 인접한 심장의 해부학적 위치를 염두하고 보면, 좌심방이 너무 커져서 인접한 기관과 주기관지를 압박(호흡기도의 압박)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것이 과거부터 많이 받아들여져 왔던 심장병을 가진 개들에서 추정되는 기침의 원인이다.

하지만 과거 연구에서 흉부 엑스레이로 보이는 좌심방의 증가된 크기와 기침 발생 빈도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아, 이것은 더 이상 주요한 원인으로 고려되지 않는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소형견들의 경우 호흡기 질병으로 기관기관지연화증이나 만성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미 심장병을 가진 소형견들이 병발한 호흡기 질병으로 인하여 호흡기도내의 자극이나 염증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 호흡기 질병으로 인한 기침은 다소 강한 기침과 구역감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심장병으로 인한 폐부종이 발생한 강아지들은 체내 산소부족으로 인하여 거의 모두 호흡곤란, 운동능력저하 및 기력저하를 특이적인 증상으로 보이며, 기침을 보이는 개체들은 60% 내외이다.

폐부종이 발생한 상황에서 보이는 기침의 경우, 폐실질을 넘어서서 기도 내강으로 수분이 저류되어 이것이 호흡주기에 따라 기관지를 자극한 경우일 것이며, 따라서 이미 폐 및 하부 호흡기에 수분이 저류된 상황으로, 폐부종이 발생하여 기침을 보이는 개들은 반드시 호흡곤란이나 호흡수의 증가(분당 30회 이상)를 겪고 있는 것이 합당하다. 이 경우에 보이는 기침은 얕고 습윤한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종합해보면, 심장병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 폐부종이 없는 상태의 심장병을 가진 강아지들은 병발한 호흡기의 질병과 함께 기침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폐부종을 겪고 있는 상태의 강아지들의 경우는 호흡곤란이나 호흡수의 증가가 선행된 얕고 습윤한 기침을 보인다는 것이다.

위에 복잡한 설명들을 옆에 두고, 우리가 키우는 강아지가 기침을 하는 모습을 기억해내거나 관찰해보면 좋을 것이다. 우리 강아지가 수차례 기침과 간혹 구역질과 같은 증상을 보이고 있지만 호흡수의 증가나 호흡곤란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의 강아지의 기침은 심장병 때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우리 강아지가 분당 30회 이상의 호흡수 증가와 기력저하, 그리고 얕은 기침을 보이고 있는가? 응급상황이니 최대한 빨리 동물병원에 내원해야만 한다. 또한, 폐렴에 의한 경우도 호흡수의 증가와 호흡곤란을 보일 수 있으므로 이 역시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심장병을 가지고 있는 강아지들의 기침은 호흡수의 증가나 호흡곤란 여부와 함께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우리는 이를 염두하고 수의사와 잘 상의하여 기침의 원인에 대한 판단과 치료를 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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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04-21 14:57:03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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