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패소 의혹 자초한 법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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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전 장관, 한동훈 장관 향해 "연기하느라 수고 많았다" 조롱
  • 조하준 기자
  • 승인 2023.12.1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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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한 한동훈 법무부의 고의 패소 작전 증거들.(출처 : 델리민주 유튜브 커뮤니티)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19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처분 취소소송 2심 재판 결과 법원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손을 들어줬던 1심 결과를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다수 레거시 미디어들은 무미건조하게 기사를 쓰며 사안을 축소시키려 하고 있지만 이번 2심 결과는 한동훈 법무부의 고의 패소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즉, 윤석열 대통령을 수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레거시 미디어들은 이 사실에 대해서 거의 지적하지 않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가 고의 패소를 노리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은 이미 오래 전부터 포착된 사실이었다. 지난 4월 20일 더불어민주당은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의 커뮤니티에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기자회견문〉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 사실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문제는 ‘한동훈 법무부’가 피고의 지위를 망각한 채 ‘침대 축구’ 식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해 패배하고 싶은 마음이 느껴질 정도입니다.”고 현 법무부의 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법원의 석명준비명령(도과기간 확인)에도 소송절차 진행의견서만 제출한 것이 민주당이 주장하는 대표 사례였다. 고의로 소송에서 지려고 이렇게 직무태만을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또 민주당은 “재판부가 소송 당사자에게 특정 사안에 대한 설명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답변 제출 기한까지 정해주었음에도 법무부 대리인인 정무법무공단은 재판 절차에 대한 의견만 제출했습니다. 통상 재판에서는 보기 힘든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민주당의 주장에 따르면 법무부는 증인 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당시 대검찰청 차장검사,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검사 등 증인 3명을 신청한 것과는 대비되는 일이다. 1심 때만 해도 법무부에서 증인 2명을 신청했고 법무부에 유리하게 증언한 증인들도 있을 텐데 희한하게도 2심 때는 증인 신청을 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 박은정 검사가 수 차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자신을 증인으로 신청하라고 한동훈 법무부에 요청했지만 그들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장관 취임 이후 법무부가 1심을 승소로 이끈 변호인을 정무법무공단 소속 변호인으로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법무공단은 법무부 산하 기관으로 법무부 장관의 지시·감독을 받는 기관이란 것이다. 이런 기관에 속한 사람들이 1심 재판 당시 변호인들처럼 열성적으로 재판에 임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실제로 정부법무공단 소속 변호사들은 지난해 7월 선임 이후 첫 변론기일이 열리기 전까지 준비서면을 딱 한 번 제출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준비서면을 5차례 제출하고 수차례 서증, 사실조회신청서, 문서송부총탁신청서, 문서제출명령신청서 등을 제출한 모습과 비교하면 재판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말 그대로 ‘최선을 다해’ 재판에서 ‘지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처분 취소소송 2심 재판에서 고의 패소를 위해 '최선을 다한'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조롱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출처 : 추미애 전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처분 취소소송 2심 재판에서 고의 패소를 위해 '최선을 다한'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조롱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출처 : 추미애 전 장관 페이스북 갈무리/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

윤 대통령에게 직접 징계 처분을 내렸던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또한 19일 본인 페이스북에 “참 재판쇼도 잘 합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패소할 결심> 시나리오, 연출, 배우로서 연기 모두 마치느라 수고하셨고, 정치무대로 이동할 일만 남았네요”라고 고의 패소에 전념을 다한 한동훈 법무부장관을 비꼬았다.

추 전 장관은 한동훈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두눈 뜨고 있는 국민을 직면해서 쇼가 안 통한다는 것 실감하셔야겠습니다”고 경고를 날렸다. 즉, 한동훈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들을 기망하고 우롱했다는 날카로운 비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레거시 미디어들은 한동훈 장관의 이런 행태를 전혀 지적하지 않았다.

이번 행정심판 취소 소송이 중요했던 이유는 윤석열 정부의 정당성 문제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를 ‘문재인 정부에 억울한 탄압을 받은 정의로운 검사’란 이미지로 포장해서 보수층의 대결집을 이끌어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리고 대선 기간 내내 ‘공정과 상식’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며 스스로를 ‘불공정’의 늪에 빠져 있다고 믿은 소위 이대남들로부터 동병상련(同病相憐)을 이끌었다.

그러나 추미애 전 장관의 징계 처분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될 경우 그 동안 쌓아왔던 윤석열 대통령의 이미지는 모두 허상에 불과했다는 것이 된다. 즉, ‘문재인 정부에 억울한 탄압을 받은 정의로운 검사’가 아닌 ‘하극상을 밥 먹듯이 저지르다 정당한 처벌을 받은 검사’로 전락하는 셈이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명분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명분도 모두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셈이다.

1심 재판부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저질렀던 사안들이 오히려 면직 이상 즉, 해임 처분을 받을 사안이었다고 지적하며 추미애 전 장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그 사이 정권이 교체됐고 법무부의 수장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오른팔인 한동훈으로 교체됐다. 한동훈 장관은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고의로 패소하려 애를 썼고 결국 이것이 먹혀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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