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한끼 식사비로 무려 450만원이 결제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큰 가운데, 해당 회식비의 내역은 물론 결제 당사자와 경비처리 용도 등에 관해 대통령실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KBS 최경영 기자는 31일 “구둣발이 닳도록 일하다가 잠깐 짬을 내서 청담동에서 술을 먹었다 치자”며 “누구 돈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사비였다면 난 문제가 없다고 본다. 국민정서는 다르겠지만...”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6인 회식비 450만원이란 숫자가 나왔다. 그래서 이건 대통령실에서 확인해줘야 한다고 본다”며 “물론 기자들이 먼저 질문해야 하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나온 다음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지척에 있는 출입기자들이 질문을 할 것인가 여부”라며 “우리는 우리 언론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시대의 화두는 공정이다. 그래서 결국 장르는 공포물이 된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이슈에도 예외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대다수 기자들의 한계를 모르지 않으면서도, 그는 취재기자로서 당연히 던져야 할 질문내용을 훈수 두 듯 조목조목 열거했다. '용산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을 아예 수습기자 수준으로 깔아뭉갠 듯한 뉘앙스의 질문으로 읽힌다.
① 누구와 함께 몇 시까지 술을 마신 건가?
② 사생활로 봐야 하나?
③ 유튜브 〈열린공감TV〉가 폭로한 그 청담동 유명 식당, 그 금액이 맞나?
④ 메뉴판 보니 한정식만 먹어서는 그렇게 안 나오겠던데, 해당 언론사가 오보를 한 건가?
⑤ 그럼 금액을 밝혀달라. 돈은 누가, 어떤 경비로 낸 건가? 대통령 사비였나, 공금이었나?
⑥ 사비였더라도 서민들은 인플레이션 때문에 수입산 돼지고기도 사 먹기 힘들어 관세를 인하하는 상황에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힘든 것 아닌가?
⑦ 와인은 가격이 적히지 않은 곳이던데, 고가의 와인이 나온 건가? 재벌 임원들이 회식할 때 기본 100만원짜리 와인이 나오긴 한다만.
⑧ 대통령은 와인보다 그 집에 있는 특정 브랜드의 소주를 좋아하지 않나? 그것도 20만원도 하지 않아 해당 보도대로 그 액수가 나오긴 힘든데.
⑨ 그럼 다 모두 오보인가? 그렇다면 해당 시간 대통령은 어디 계셨나?
이와 관련, 같은 KBS의 나신하 기자 역시 생각이 결코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는 “대통령을 내려다 보듯, 째려 보듯, 다그치듯 몰아 세우던 살기 등등 기세가 사라졌다”며 “청와대 출입 기자 다르고 용산 출입기자가 달라서 그런 건가. 최고존엄이 등극해서 그런가”라고 갸웃거렸다.
그는 “하이에나떼가 토끼떼가 된 것 같다”며 “그날 얼마나 취했는지, 술값은 얼마 나왔는지, 누가 냈는지, 국가적 비상상황에 그래도 되는지... 이런 상식적 질문도 감히 외람돼서 못하는 거냐”며 “일본에서 정치 분야 취재 기자들의 지위는 한국보다 높지 않다. 그래도 꼭 해야 할 질문은 한다”고 말했다.
과거 일본 도쿄 특파원 시절 직접 겪었던 일본 취재기자들이 보여준 나름의 결기를 떠올리며, 그들보다 형편없이 유약한 이른바 '용산 대통령실 출입 외람이들’을 머릿속에 그려본 것이다.
그는 “아베 정권 시절, 대답을 회피하고 돌아서 가는 총리 뒤통수에 대고 큰소리로 고함치듯 질문을 하던 일본 기자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요즘 우리 기준으로 보면, 대단히 외람된 일이다”라고 장탄식의 한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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