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열며] ‘이슈 블랙홀’ 전락한 조국 후보자 자질시비
    [노트북을 열며] ‘이슈 블랙홀’ 전락한 조국 후보자 자질시비
    본질 이탈한 정치권·언론 의혹제기....청문회 일정부터 확정하라
    • 지유석
    • 승인 2019.08.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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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 JT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밝혔다. Ⓒ JT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요 며칠 사이 정치권, 그리고 언론은 온통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관련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보수 자유한국당은 지명 시점부터 조 후보자만큼은 낙마시키겠다고 벼르는 양상이다. 언론 역시 조 후보자 주변을 캐며 '단독' 보도를 이어나가는 중이다.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 언론은 물론 상대적으로 중도성향의 <한국일보>, 진보로 분류되는 <한겨레>, <경향>까지 가세했다.  

    지금 조 후보자를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은 1) 사모펀드 투자 2) 동쟁 위장이혼 3) 딸 장학금 논란 등이다. 이에 앞서 자유한국당은 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전력을 문제 삼기도 했다. 황교안 대표는 조 후보자를 겨냥해 "국가 전복을 꿈꿨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될 수 있냐"고 날을 세웠다. 한편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조 후보자 부친 묘소를 찾아 사진을 찍은 뒤 이를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관련 의혹을 적극 해명하고 있다. 또 김진태 의원을 향해선 사생활을 보호해 줄 것을 호소했다. 

    법무부 장관은 이 나라의 법무행정을 총괄하는 동시에, 검찰 조직을 지휘하는 자리이기에 무게감 있게 다뤄질 만한 의제다. 그러나 적어도 조국 후보자만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은 장관 후보자도 드물다. 

    그런데 보수 야당의 비판이나 언론의 의혹제기 모두 본질을 비켜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 후보자는 19일 "내일이라도 (인사청문회를) 열어주신다면 즉각 출석해 하나하나 다 말씀드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장이혼 의심을 받는 조 후보자 친동생과 제수 모두 입장문을 통해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결국 인사청문회가 분수령일 텐데, 정작 정치권에선 인사청문회 일정은 잡지도 못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행정부 부처 장관 지명자가 입법부 의원 앞에서 자신의 비전과 소신을 피력하고, 질의응답을 통해 이를 검증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그간 관행을 보면, 후보자를 흠집내거나 본질과 무관한 정쟁으로 일관하기 일쑤였다. 물론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중대한 흠결이 드러나 낙마한 사례도 있었지만 말이다. 

    조 후보자의 경우, 그간 나온 의혹이 논란의 소지가 없지 않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엔 뒷맛이 개운치 않다. 

    그러나 후보자 스스로 적극 해명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이제 속히 청문회 일정을 정하고 논란을 정리해야 할 시점이다. 부처 장관 공백은 곧장 행정 공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성한 의혹제기, ‘한 방’은 없다 

    무엇보다 조 후보자 논란은 지나치게 과열된 측면이 없지 않다는 판단이다. 특히 일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향해 보수·진보 언론 할 것 없이 의혹을 제기한 건 무척이나 이례적이다. 하지만 결정적 '한 방'을 날렸냐면 답은 ‘글쎄요’다. 

    한 예로 KBS1TV ‘9뉴스’는 18일 조 후보자 동생의 위장이혼 의혹을 10분 넘는 시간을 할애해 상세히 다뤘다. 그러나 이 의혹이 왜 뉴스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앵커와 취재기자 모두 말끝을 흐렸다. 

    이 지점에서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과 언론이 다른 목적으로 조 후보자를 향해 공세를 이어나가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마저 든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아산 을)은 1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 주자 황교안이 볼 때 잠재적 대선 주자로 본 거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선 정치권은 인사청문회 일정을 속히 확정하기 바란다. 지금 조 후보자는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노릇을 하고 있다. 

    한일 갈등, 북한 미사일 발사 등 중차대한 문제가 여전히 진행형인 와중이다. 특히 24일로 임박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 여부를 두고 정부가 중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문제를 사실상 좌우할 한일 외무장관 회담은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런 와중에 조 후보자 의제가 블랙홀이 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이 참에 인사청문회 제도 보완을 고민하기 바란다. 개인적인 관점임을 전제해서 말하자면, 조 후보자 논란은 곧 가라앉을 것이다. 인사청문회 절차상 국회는 후보자를 불러 청문회를 열고,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면 대통령은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한다. 

    만약 후보자 자질이 부적격이라고 판단했을 경우 국회는 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의중이 확고하다면 보고서 채택 여부가 장관 임명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지금 이렇게 논란이 뜨거워도 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이 바뀌지 않는다면, 조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제껏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음에도 장관에서 낙마한 사례는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송영무 국방부·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에 임명됐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더 이상의 자질 시비는 소모적이다. 차기 대선구도를 염두에 둔 정치공학적 판단 역시 역시 금물이다. 정치권은 인사청문회 취지를 잘 살려 후보자 검증에 나서주기 바란다. 제도 개선에 대한 고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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