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나는 이렇게 끊었다
담배, 나는 이렇게 끊었다
단칼에? 서서히? 나에게 어울리는 방식은
  • 황해동 기자
  • 승인 2014.12.26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굿모닝충청 황해동 기자] 담뱃값 인상을 눈앞에 두고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매년 새해 다짐으로 금연을 내세웠던 작심삼일짜리 연례행사하고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금연 결심을 밝히는 애연가들의 의지가 결연해보이기까지 한다.

그런데 막상 “그렇게 즐기던 담배를 어떻게 끊을 건가”라는 물음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 “그냥 안 피우면 되지, 뭐 어렵겠어?”라는 답이 대다수다.

금연에 도전에 보지 않은 사람들의 치기어린 자신감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숱한 도전과 실패를 목도하면서도 금연에 도전하겠다는 안쓰러움으로 비치기도 한다. 담뱃값의 수직 상승과 더불어 불고 있는 금연 열풍을 외면하지 못하는 민초들의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실 애연가들이 금연에 도전해 성공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다. 십 수 년을 끊었다가도 한 순간의 방심으로 또 다시 담배를 입에 무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담배는 일단 시작하면 쉽게 끊을 수 없는 마약과 같은 존재이며, 이를 감안하면 끊는다는 말의 의미는 실제 ‘끊는 것’이 아니라 ‘잠시 피우지 않는 것’이란 해석이 더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연(?)한 의지를 무기로 담배를 지속적으로 ‘피우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방식도 다양하고 나름 노하우를 갖춘 금연 성공담도 들린다.

일반적으로 가장 쉽게 결심하는 타입은 일순간 담배를 멀리하는 방식이다.
회사원 박철희(가명·53) 씨는 39살 12월 31일부터 10년이 넘게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다. 박 씨는 “제야의 종 타종식을 보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두 새해 소망을 기원하더라. 나는 무엇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던 중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끊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담배와 라이터를 버리고 그 때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물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술자리 등에서 풍기는 담배 연기가 구수하게 느껴질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일단 스스로 결심한 것을 지켜보자는 의지로 참았다”라며 “이제는 담배 여기가 역겹다. 돈을 주고 다시 피우라고 해도 피우지 않을 것이다”라고 결연함을 보였다. 스스로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고자 하는 노력의 엿보이는 경우다.

점진적인 방법을 택한 경우도 있다. 40대 후반의 이철호(가명) 씨 역시 금연을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 이 씨는 담배를 처음 배운 대학생 시절부터 금연을 생각해왔다. 그러나 주변 금연 실패자들을 접하며 자신감이 없어졌다. 실제 수차례 금연 시도가 물거품이 되기도 했다.

고민 끝에 이 씨가 자구책으로 선택한 방식이 단계적 금연이다. 이 씨는 “몇 번 실패하다보니 자신감이 사라지더라. 의지가 약한 내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서서히 줄여나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금연 첫 한 달은 ‘식사 후 피지 않기’로 정했다. 한, 두 달이 지나 식후 금연이 습관이 되고나서는 ‘화장실에서 피우지 않기’를 목표로 삼았다. ‘술 마실 때 피우지 않기’, ‘커피 마실 때 피우지 않기’ 등의 방식으로 1년 이상을 노력했다. 단칼에 금연을 시작하는 방식 못지않게 어려움을 겪었지만, 자신만의 노하우를 통해 금연에 성공한 사례다.

스스로에게 흡연의 폐해를 각인시키기 위해 흡연 욕구가 일 때마다 흡연 폐해와 관련된 ‘끔찍한’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금연 결심을 다지는 경우도 있다.

유부남들의 금연 사례는 일견 애달픈 모습까지 보인다. 사랑하는 부인과 아이들의 성화를 이기지 못한 경우도 있고, 스스로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건강을 보살핀 경우도 있다. 아기의 탄생과 더불어 애연가의 길을 포기한 경우도 심심치 않다. 어떤 식이든 가장의 건강을 생각하는 가족들에게는 반가운 일일 것이다.

최근에는 전자담배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담배와 전자담배를 동시에 피우며 흡연량을 줄여가는 방식이다. 전자담배에서 대리만족을 얻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보건소를 찾아 패치를 붙이거나, 병원 약 처방에 의지해 금연에 성공한 사람도 수두룩하다. 더 많은 경우는 몸이 아파 병원 신세를 지거나, 수술대에 올라 본 경험 후의 금연이다. 또 가족과 회사 동료 등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금연 결심을 널리 알리고, 의지가 박약해질 때마다 벌금이나 벌칙 등으로 힘을 얻는 타입도 있다. 타인에게 의지하는 방식이다.

이도저도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한정된 공간과 시간동안에만 흡연을 하는 방식으로 금연의지를 불태우는 경우도 있다. ‘술자리에서만 피우기’, ‘밥 먹고 나서만 피우기’ 등이다. 단계적 금연과 상반되는 경우지만, 이 또한 담배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 보인다.

금연에 성공한, 아니 금연 결심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주변 여건에 맞는 방식을 택하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어떤 방식이든 금연은 쉽지 않다”라며 “무엇보다 ‘금연’에 대한 부담감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자신의 의지력을 다지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