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미래통합당이 뒤늦은 후회나 반성이라도 하는 것일까?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21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8.15 광화문 집회를 ‘코로나19’ 확산의 난장판으로 만들었던 전광훈 목사에 대해 "공동선(善)에 반하는 무모한 일을 용서할 수 없으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한 톤으로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느슨해지면서 코로나가 재확산했다. (방역 수준을 늦춰선 안 된다는) 전문가들 의견을 정치적 이유로 무시했다”며 “그런데 자꾸 우리 당을 포함해 특정 집단을 희생양으로 만들려 한다. 국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국민 분열에만 열중한다"고 퉁명스런 불만을 덧붙였다.
전날 당 비대위에서는 “민주당이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방역당국과 정부여당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미래통합당과 8.15집회를 엮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다”며 “우리 통합당이 (집회를) 주최하지도 않았고, 참가를 권하거나 독려한 일도 없으며, 우리 구성원들이 마이크를 잡고 연설한 적도 없는 그런 상황"이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들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당시 집회를 주관하고 참석을 독려하고 마이크 잡고 연설까지 한 이들은 모두 통합당 전직 의원들이었기 때문이다.
집회 주관자가 현재 인천연수을 당협위원장인 민경욱 전 의원이고, 집회에서 마이크 잡고 침 튀기며 소리쳤던 이들이 김진태 차명진 김문수 전 의원 모두 통합당 소속 정치인들이었다. 심지어 “당원들 스스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독려에 이어, 전국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집회에 몰려든 이들 또한 통합당 현직 당협위원장들이나 시의원들이었다.
해당 집회에 참석한 교회 사람들은 전 목사의 종교적 신념에 따른 것이라 치더라도, '해서는 안 되는'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인솔까지 한 사람들은 모두 통합당 소속 정치인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그는 일언반구 사과는커녕 ‘오불관언(吾不關焉)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광화문 집회로 인한 책임의 화살을 어처구니 없게도 방역당국과 정부여당으로 돌리는 가운데 전 목사를 솎아내는 비겁함을 드러냈다.
이는 다분히 비판여론을 의식한 ‘선 긋기’이자 ‘꼬리 자르기'이며, 전광훈으로서는 일종의 ‘토사구팽(兎死狗烹)’을 당한 것과 비슷한 경우다.
김두일 칼럼니스트는 "지금까지 전광훈 옆에서 사진 하나 찍어서 표를 받으려던 통합당 정치인들이 지금 졸지에 '테러수괴'가 된 전광훈을 모른 척 하는 것은, 전광훈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들의 정치적 정체성이 원래 배신도 불사하는 정치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통합당은 결국 집회에 대한 진정어린 후회나 반성 대신, 전광훈을 솎아내 토사구행하는 방식을 택했고 타이밍에서는 발바닥만큼이나 무딘 순발력을 보여주고 말았다.
이에 방송인 김용민 PD는 “가수 변진섭의 노래가 생각난다”며, 히트곡 '너무 늦었잖아요~♬'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