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호영 기자] 권선택 대전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잃게 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내년 지방선거 후보 조기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대법원이 14일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확정됨에 따라 권 시장은 곧바로 시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 출마도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당내 후보군들은 권 시장의 재판이 계류 중인 상황을 고려해 내년 대전시장 출마에 대한 언급을 삼가 왔지만, 20년 만에 잡은 첫 민주진영 시장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된 만큼 후보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4선의 이상민 의원. 이 의원은 이미 권 시장의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내년 대전시장 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선거캠프는 차리지 않았지만 지역별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빠르게 조직을 갖춰가고 있는 중이다. 지역 정가에서도 이 의원의 출마는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 들어서는 자신의 지역구인 유성구을을 넘어 대전 전 지역으로 보폭을 확대,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이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출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재선의 박범계 의원도 유력한 후보군이다. 박 의원은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권 시장의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도의에 어긋난다”며 출마 가능성을 일축해 왔지만, 이제 권 시장이 낙마한 만큼 거취에 대한 고민을 안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충청권을 대표해 당내 최고위원직에 오르고, 그동안 이명박·박근혜 정권 저격수로 활약하면서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시선이 많다.
허태정 유성구청장도 그동안 재선을 거치며 젊고 참신한 일꾼이라는 이미지로 꾸준히 후보군에 거론돼왔다. 본인 스스로도 구청장 3선 도전보다는 정치적 성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년간 구정을 이끌며 행정력은 물론 소통과 화합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데다 일명 안희정계에 속해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확장성이 크다. 다만 이상민 의원이 시장에 출마할 경우 지역구를 물려받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어 당분간 확실한 입장 표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박병석 의원은 그동안 누차 국회의장직 도전을 강조해온 만큼 후보경쟁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경우에 따라서 후보 추대가 될 경우 고민은 가능하지만 현재로선 후보군이 두텁기 때문에 현실성은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직접출마 보다는 대전 최다선 5선 의원이라는 중량감으로 전체 선거방향을 주도하는 ‘키맨(Keyman)’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