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 교육적 접근을"
[특별기획]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 교육적 접근을"
[굿모닝충청-충남교육청 공동캠페인] ⑨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 방안 연구 결과
윤세병 공주대 교수 "교육공동체 의견 수렴하는 것이 민주주의" 강조
  • 이종현 기자
  • 승인 2022.10.30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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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대표 인터넷신문 굿모닝충청은 충남교육청과 공동으로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특별기획 시리즈를 총 10회에 걸쳐 보도하고자 합니다. 충청인과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

충남교육청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이 성과를 내고 있다. (윤세병 공주대 교수.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교육청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이 성과를 내고 있다. (윤세병 공주대 교수.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교육청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이 성과를 내고 있다.

교육청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기로 나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개 장소에 게시된 일본인 교장 사진과 일본 향나무(가이즈카)를 대부분 제거했다.

친일행위 경력자 작사·작곡 교가 개정과 일본 충혼비 형태의 기념물 철거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다만 공감대 부족으로 현장 추진 동력이 떨어지거나 동문회 반대에 따른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청산 대상들도 남아있다.

교육청이 지난 4월 착수한 ‘학교 내 일제 잔재 조사 연구용역’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용역은 학교 내 일제 잔재 추가 조사를 통해 청산 활동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또한 ▲학교 내 일제 잔재를 청산과 교육자료 활용 대상으로 구분 ▲학교 내 권위주의 문화 형성 배경과 과정 연구 ▲결과물을 토대로 교수·학습 자료(사례) 개발 등을 과업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윤세병 공주대 교수가 연구책임을 맡았으며, 도내 전·현직 역사 교사 5명이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충남 한 초등학교에 걸려있던 일본인 교장 사진. 현재는 모두 철거됐다. (자료사진=충남교육청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 한 초등학교에 걸려있던 일본인 교장 사진. 현재는 모두 철거됐다. (자료사진=충남교육청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윤세병 공주대 교수가 지난 27일 공주시 소재 충남교육청 안전수련원 안전체험관 1층 강당에서 열린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 사업 성과 보고회’를 통해 7개월간 진행된 연구용역 결과를 소개하고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 6월까지 도내 초·중·고 가운데 친일행위 경력자가 교가를 작사·작곡한 것으로 파악된 곳은 43개교다.

이 가운데 동명이인으로 확인된 8곳 등을 제외한 32곳이 친일행위 경력자가 교가를 작사·작곡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

다만 용역 기간 ▲금산여중 ▲금산여고 ▲서천여자정보고 ▲천안 입장중 ▲태안 고남초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교가 개정을 마쳤다.

윤 교수는 친일행위 경력자는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을 기준으로 했다는 사실을 전제한 뒤 “교육청 차원에서도 열심히 하고 싶어도 성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 바로 교가 개정”이라고 운을 뗐다.

윤 교수는 이어 “이유는 졸업생들이 교가에 대한 애착이 크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현재 학교에 다니고 앞으로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을 생각하면 한 번 정도 숙고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가는 입학·졸업식 때 의식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학생들이 친근하게 부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개정 필요성을 부연했다.

윤세병 공주대 교수가 지난 27일 공주시 소재 충남교육청 안전수련원 안전체험관 1층 강당에서 열린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 사업 성과 보고회’를 통해 7개월간 진행된 연구용역 결과를 소개하고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윤세병 공주대 교수가 지난 27일 공주시 소재 충남교육청 안전수련원 안전체험관 1층 강당에서 열린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 사업 성과 보고회’를 통해 7개월간 진행된 연구용역 결과를 소개하고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사진=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이 대목에서 윤 교수는 지난해 교가를 개정한 금산여고 사례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금산여고 학생들은 그동안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김동진이 작곡한 교가를 불러왔지만, 전교생과 학부모, 교직원, 동문회 의견을 수렴해 개정했다.

특히 교가 개정을 위한 교사·학생 합동 TF팀을 구성하고 공모전을 실시, 학생이 직접 작사·작곡한 노랫말과 멜로디로 교가를 새로 만들었다.

윤 교수는 “설령 안되더라도 학교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 자체가 교육적이자 민주적이다. 다른 학교들도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교가를 친일행위 경력자가 작곡·작사했다고 무조건 없애는 것보단 교육공동체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것 자체가 교육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윤 교수는 일본식 충혼비 형태와 친일행위 경력자 관련 기념물이 남아있는 학교를 소개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2021년부터 현재까지 일제 잔재 기념물 확인 학교는 총 24곳(기념물 29개)이다.

구체적으로 충혼비 형태 기념물은 16곳(17개), 친일행위 경력자 기념물은 8곳(12개)이다.

이 중 서천 장항공업고와 서천중 등 6곳은 안내문을 설치했으며, 예산 대술초와 덕산중 등 2곳은 구조물 형태를 변형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령 주산초등학교 교문 앞 비석군과 전재무부장관김공영선공덕비. (사진=윤세병 교수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보령 주산초등학교 교문 앞 비석군과 전재무부장관김공영선공덕비. (사진=윤세병 교수 제공/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윤 교수는 “비석의 경우 공문으로 조사된 보고에 의지하지 않고 가급적 학교를 찾아가 현장을 확인했다”며 “실제로 학교에서 보고한 내용과 현장 조사는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충혼비 형태의 기념물이 전국적으로 많다 보니 학교에서 봤을 때도 ‘이게 일본식이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조사를 통해 파악된 내용보다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윤 교수는 그러면서 “학교 현장에서 유심히 확인하셨으면 좋겠다”며 “철거가 어렵다면 교육적 활용을 위해 눈에 잘 띄든 안 띄든 상관없이 해당 기념물이 일제 잔재라는 것을 밝히는 안내문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윤 교수는 ‘유도리(융통성)’, 왔다리 갔다리(~하거나 ~하거나), 아나고(붕장어) 등을 언급하며 일제 잔재 언어의 우리말, 우리글 사용을 권고했다.

또 학교 규율의 일제 잔재 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윤 교수는 끝으로 “학교 내 일제 잔재 청산은 반드시 교육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의 역사의식과 민주시민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친일행위 경력자 관련 학교 내 잔재 청산 시 이들의 행적이 갖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학생들이 명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와 교육의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과정 못지않게 생활 속에서 이를 학생들에게 분명하게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얘기다.

윤 교수는 그러면서 “친일 행위를 민족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인권과 평화 등 보편적 가치와 관련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교육청도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의 일제 잔재 청산은 교육공동체의 민주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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