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태원 클럽發 코로나19 확산… 식지 않는 대전 유흥가 열기
[르포] 이태원 클럽發 코로나19 확산… 식지 않는 대전 유흥가 열기
지난 9일 자정 무렵 찾은 서구 둔산동 번화가, 클럽·감주 등 영업 ‘활발’
  • 정민지 기자
  • 승인 2020.05.1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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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자정께 대전 서구 둔산동 번화가 일대 모습 /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코로나 때문에 클럽 문 안 열었으면 어떡하지?"

지난 9일 밤 취재차 찾은 대전 서구 둔산동 번화가 일대. 그 곳에서 한 시민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아닌, 코로나에 따른 유흥시설 휴업으로 클럽을 가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이었다.

이러한 마음은 비단 이 시민 한 명뿐이 아닌 듯했다.

이날 둔산동의 길거리는 마치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하기 전으로 돌아간 듯했다. 술집이 모여 있는 거리엔 술집 안팎 모두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느 술집으로 갈까?’하며 길거리를 맴도는 사람들부터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까지 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한산함’이란 단어는 이 곳에서만큼은 존재조차 하지 않는 것처럼 그야말로 젊은이들의 유흥가 그 자체였다.

‘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전국 확산’이란 소식은 이곳까지 채 못 닿은 것만 같았다. ‘유흥시설 운영자제 행정명령’도 마치 사람 없는 길거리에 나부끼는 현수막 글귀처럼 전혀 상관없다는 냥 영업은 활발했다.

둔산동 내 한 클럽 앞,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둔산동 내 한 술집 안 빼곡히 들어찬 사람들의 모습 / 사진=독자 제공

클럽과 감성주점 앞엔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개중엔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이들의 표정에선 코로나에 대한 걱정은 뒤로 하고 잠시 후 있을 음주가무에 대한 기대만이 엿보였다.

일반 술집에서도 사람들의 즐거운 대화소리가 큰 음악소리를 뚫고 들려왔다.

그 중에선 이태원 클럽 확진자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하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둔산동 술집을 찾았다는 A(27) 씨는 “아직까지 클럽은 위험해서 가기 꺼려진다. 또 이태원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는 얘길 듣고 나선 더욱 가기 무섭다”며 “술집도 어쩌면 위험할 수 있겠지만 클럽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 생각한다. 클럽은 몸을 부대끼고 춤을 추는데 술집에선 친구들과 저녁 먹듯이 대화만 하니까 조금은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둔산동 번화가 거리.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몇몇 시민들의 눈빛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에 대해 한 시민 B(51) 씨는 “며칠 전 코로나19 때문에 두 달 동안 쉬지도 않고 일한 의료진의 손 사진을 본 적 있다. 그 사진을 보고 난 뒤에 몇몇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고 자유롭게 거리와 술집을 다니는 것을 보면 화까지 난다”며 “누군 정말 열심히 온몸 바쳐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노력하는데, 그 노력을 비웃는 것도 아니고… 정말 이기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현재까지 총 5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에선 해당 클럽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된 시민 16명 모두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다.

이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잠복기 등을 고려해 향후 2주간 자가격리 조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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