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김갑수 기자] 지난 14일 전후 발생한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충남 부여군과 청양군 수해복구 현장에 더불어민주당과는 달리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보이지 않아 뒷말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지역 자치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감지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는 확산될 전망이다.
28일 충남도와 양 지자체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공공시설과 사유재산 등 약 800억 원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다행히 지난 22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농작물 등 피해는 회복 불가능한 지경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농촌의 현실 상 복구를 위한 일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추석 명절 이전, 피해 복구를 통해 농민들의 일상 회복이 가능하도록 전 실‧국이 나서서 일돈 돕기와 복구 등에 총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여‧청양 집중호우로 약 800억 원 피해…수해복구 자원봉사 이어져
박정현 부여군수에 따르면 27일 현재 236개 기관‧단체에서 연인원 8550여 명이 수해복구 현장에 투입돼 구슬땀을 흘린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국민의힘 충남도당(위원장 이정만)과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 복기왕) 간 이번 수해 대응에 상당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민주당 충남도당의 경우 복기왕 위원장이 8만 여 권리 당원들의 정성을 모아 총 2000만 원의 성금을 26일 양 지자체에 전달한 상태다.
민주당 당원과 지역위원회 차원의 봉사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천안지역 민주당 여성 당원들과 천안갑지역위원회(위원장 문진석 국회의원) 관계자들이 부여군 은산면 등에서 봉사 활동을 펼쳤다.
민주당 이정문 국회의원(천안병)을 비롯한 천안지역 당원들과 더위드봉사단 관계자들도 27일 부여군 규암면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작은 일손이지만 복구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보령·서천지역위원회 나소열 위원장과 전익현 도의원(민주, 서천1) 등도 같은 날 부여군 은산면 홍산리 포도농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맹정호 전 서산시장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충남지역 전‧현직 선출직 인사들도 삼삼오오 팀을 꾸려 수해복구 현장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충남에 별다른 지지세가 없는 정의당 역시 힘을 보태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은주·강은미·배진교 국회의원과 신현웅 충남도당 위원장 등은 지난 20일 부여군 은산면 장벌리를 찾아 수해복구 활동을 벌인 뒤 박정현 군수에게 성금을 전달했다. 이들 모두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아 주민들은 국회의원인지조차 몰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충남도당과 11개 당원협의회 차원에서 이뤄진 성금이나 봉사활동은 28일 현재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충남도의회와 각 상임위, 천안시의회와 당진시의회 등 차원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거나 구호품을 전달한 사례는 있지만 국민의힘 충남도당과는 무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 충남도당‧정의당 등 힘 보태…국민의힘 충남도당 차원은 전무
백성현 논산시장이 부여군에 성금을 전달했지만 이 역시 국민의힘이 아닌 개인적인 차원으로 확인됐다. 이창수 천안병 당협위원장이 부여군을 다녀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26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고도 정작 부여‧청양에 방문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만약 국민의힘 의원들이 부여 롯데리조트에서 연찬회를 갖고, 윤 대통령과 함께 수해복구 현장을 찾았다면 큰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도청 기자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할 거란 이야기가 나돌면서 도 정무라인 쪽에 확인을 요청하는 문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집권세력이 충남도민이 입은 큰 피해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기서 도의원(민주, 부여1)은 이날 <굿모닝충청>과 통화에서 “예기치 않은 재난은 언제, 어디서든 닥칠 수 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당연히 피해 주민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는 것이 정치권이 할 일”이라며 “(만약) 지자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민의힘이 이를 주저한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이정만 국민의힘 충남도당 위원장은 “충남도당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일선 당원협의회를 도와주고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성금의 경우 정치자금법상 어떤지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해당 지역 지자체장이 민주당 소속이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한 뒤 “우리 당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공주‧부여‧청양)님도 열심히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반박했다.
계속해서 이 위원장은 “아직 (충남도당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도 안 한 상태다. (조직이) 바뀌는 과정에 있다. 9월 추석 전에는 임명장 수여식과 취임식 비슷한 절차를 밟고자 한다”며 “제가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천안을의 경우 매월 한 번 씩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곳도 열심히 하면 좋겠다. 그런 체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국힘 댓글러들 글러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