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학교 31곳 여전히 친일 교가 부른다
충남 학교 31곳 여전히 친일 교가 부른다
충남교육청 일제 잔재 청산 작업 ‘지지부진’
학생생활규정 삭제·개정 대상 254개교 중 54곳만 완료
일본인 학교장 사진 게시 대상 29개교는 철거
  • 이종현 기자
  • 승인 2019.08.19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안 고남초등학교 교가.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태안 고남초등학교 교가. 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충남 태안에 있는 고남초등학교는 지난달 18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교가를 바꾸기로 했다.

교가를 만든 김동진이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려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동진은 1940년부터 1950년까지 일제 침략전쟁을 옹호하는 노래를 작곡했다며 민족문제연구소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앞서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지난 2월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현장 일제 잔재를 청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친일 음악인 작사·작곡 교가(31개교) ▲공개 장소에 일본인 학교장 사진 게시(29개교) ▲학생생활규정 중 징계 항목(254개교) ▲교훈(713개교)이 대상이다.

6개월이 지났다. 얼마나 바뀌었을까?

자료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자료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충남도교육청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72개교를 대상으로 학교 일제 청산 이행 점검에 나섰다. 조사 결과 개정 대상 31개교 중 교가를 바꾼 곳은 한 곳도 없었다.

태안 고남초를 포함 12개교는 동문회와 학교 구성원 의견을 수렴했지만, 19개교는 여전히 손을 쓰지 않았다.

학생들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김성태(11개교), 이홍렬(6곡), 김동진(3곡) 등이 만든 교가를 여전히 부르고 있다.

학생생활규정은 어떨까.

교육청은 학생생활규정 징계 항목에 ‘백지동맹’, ‘동맹휴학’, ‘이적행위’, ‘정치 선동’ 같은 용어가 있는 학교 254개교에 삭제·개정을 권고했다.

이 중 선도중과 삽교중 포함 51개교만 개정을 완료했다. 203개교는 삭제(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거나 이행하지 않은 상태다.

친일 잔재를 청산하겠다는 김 교육감 의지가 무색한 모양새가 됐다.

이밖에도 덕목 중심 교훈이 담긴 학교 중 서천여중 포함 2개교는 교육을 개정하거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덕산중 포함 4개교는 개정 의향만 밝혔다.

충남에 있는 A초등학교에 일본인 교장 사진이 걸려있다. 사진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충남에 있는 A초등학교에 일본인 교장 사진이 걸려있다. 사진 제공=충남교육청/굿모닝충청=이종현 기자.

일본인 교장 사진 철거는 이행이 완료됐다.

충남에서는 ▲초등학교 23개교 ▲중학교 1개교 ▲고등학교 5개교 모두 29개교에서 중앙현관·계단 벽면, 복도에 일본인 학교장 사진을 게시했다.

당진 순성초를 포함 5개교는 사진을 철거하고 역사관에 보관해 교육 자료로 활용 중이다. 공주고 포함 22개교는 별도 보관 상태다.

그러나 일부 학교는 어려움을 토로한다. 교가의 경우 동문회나 학교 구성원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홍성지역 A학교 관계자는 “일제 잔재를 청산을 위해 교가 변경 필요성은 느낀다”면서도 “동문회 동의가 쉽지 않다. 이제 와서 바꾸려고 하는 건 보여주기식 아니냐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행 점검을 위해 72개교를 방문하고 컨설팅을 했지만 성과가 크게 나오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학교 구성원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9~10월 중 추가 컨설팅을 통해 추가 이행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