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21대 첫 국회의장 자리는 사실상 ‘떼논 당상’이었다.
박병석과 김진표 의원의 대결은 이미 진작에 누가 ‘이길 표’고, 누가 ‘진 표’인지, 사실상 승부를 쉽게 가늠할 수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박 의원이 관례상 국회 유일 최다선(6선)이라는 순리적 요구에 들어맞았고, 문재인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를 함께 공유할 입법부 수장으로서 그만한 인물 또한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관측이 정치권에서는 일찍부터 나왔다.
여기에는 경쟁자로 예상됐던 김 의원이 갖고 있는 흠결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보인데 따른 반사이익도 없지 않았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말 이낙연 전 국무총리 후임 설이 돌았을 때도 그가 정세균 의원에 밀려 좌절된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진보진영에서는 김 의원에 대해 개혁성과 정치적 성향에서 사실상 적잖은 괴리감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지역안배에 대한 정치적 고려 또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충청권 좌장격인 이해찬 대표가 퇴임을 앞두고 있는 터에, 여전히 충청권은 차기 대선에서 캐스팅보터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무적 판단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시절에나 통할 케케묵은 소리로 일축하는 이도 없지 않았지만, 이는 정치초년생이 푸념처럼 늘어놓는 치기 어린 소리에 불과하다.
더욱이 현직 행정부 장관 자리 하나 없는 충청권(대전-충남지역)임을 감안해보면, 결정적인 순간에 ‘지역홀대론’이라는 소모전에 휘말릴 수 있다는 현실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 20대 국회 전반기 의장 경쟁에서 9표를 얻어 정세균·문희상 의원에 이어 3위를, 후반기에는 47표를 얻어 문 의원(67표)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2연속 쓰라린 고배를 마신 그가 3수 끝에 드디어 달콤한 트로피를 거머쥐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