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영의 하드코어》 '도어스테핑'은 아무나 하나
《정문영의 하드코어》 '도어스테핑'은 아무나 하나
  • 정문영 기자
  • 승인 2022.07.1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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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Door-stepping: 약식 기자회견)’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예방 차원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사진=대통령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Door-stepping: 약식 기자회견)’을 11일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예방 차원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사진=대통령실/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도어스테핑(Door-stepping: 약식 기자회견)’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예방 차원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며 “대통령 공개 행사의 풀 취재도 가급적 최소화하고, 대변인의 브리핑 역시 가급적 서면 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도어스테핑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처음 도입한 소통방식이었다. 처음이다 보니 신선함을 주었으나, 두 달을 못 넘기고 중도하차를 선언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도어스테핑 중단과 함께 취재진의  풀 취재를 최소화하고, 대변인 브리핑마저 서면 중심으로 하겠다고 한 대통령실의 입장으로,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첨단을 달리다 갑자기 100년 전 개발도상 단계로 역주행'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사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숱한 논란을 일으켜왔다. 날이 갈수록 윤 대통령 입을 통해 쏟아지는 워딩은 살얼음판을 걷게 했다. 첨예한 이슈를 놓고 부처 장관이나 집권당인 국민의힘 입장과 전혀 다른 엇박자를 내기 일쑤였다. 

정치는 물론 거의 모든 분야를 통틀어 '무지(無知)와 설익은 판단에 근거한 정제되지 않은 발언'을 마구 쏟아내는 게 일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던 이유다.

박지원 전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이 일찍이 “중단하지 않으면 대형사고가 터질 것”이라고 엄중 경고한 데 이어, CBS 출신 변상욱 대기자도 최근 “도어스테핑은 오바마나 김대중 대통령처럼 기자들이 아무리 흔들어도 넘어가지 않을 만한 정도로 국정현안 파악이 돼 있는 사람들한테나 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장관 업무보고도 독대 형식으로 받겠다고 한다. ‘화끈한 끝장토론’을 기대하며 정책 집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낙관하는 이도 없지는 않으나, 국정을 모르는 ‘정치 초보자’로서 토론자체가 성립할 수 있을까를 우려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적어도 1대1 압박 면접을 하려면 면접자인 윤 대통령이 장관보다 관련 업무에 대해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따라서 각 부처 실무자들은 긍정적 기대보다는 도리어 장관의 국무수행을 방해하는 훼방꾼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부작용을 우려,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동아일보는 전날 온라인 전용 〈데이터토크〉를 통해 “5월 11일부터 7월 8일까지 24차례에 걸쳐 이뤄진 도어스테핑에서 윤 대통령이 가장 많이 쓴 단어는 ‘글쎄(요)’라는 말이었다”라고 분석했다.

매체는 “우선 대통령이 한 말을 텍스트로 옮겨 데이터베이스를 만든 후 단어를 하나하나 떼어내 빈도수에 따라 정렬했더니, 가장 많이 쓴 단어는 ‘글쎄(요)’였다”며 “이 표현은 총 52회나 언급돼, 뒤따르는 ‘우리(30회)’ ‘문제(28회)’, ‘생각(25회)’, ‘국민(24회)’, ‘대통령(22회)’보다 2배 가까이 높은 빈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 최다빈도어인 ‘글쎄(요)’는 어떤 단어들과 연관성이 있을까? ‘글쎄(요)’는 ‘음~’이나 ‘저~’처럼 말문을 열 때 흔히 붙이는 의미 없는 단어다. ‘글쎄(요)’는 다른 사람의 물음이나 요구에 대해 분명하지 않은 태도를 보일 때 주로 쓰는 감탄사다. 정치, 외교 관련 단어와 ‘글쎄(요)’의 연관성이 높다는 건, 이 분야 질문에 대해 ‘확실한 입장이나 명확한 답이 아직 없다’고 말하고 싶은 윤 대통령의 심리가 투영돼 있다고 풀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어 “‘글쎄(요)’와 비슷한 맥락에서 또 하나 주목된 것은 ‘하여튼’의 빈도였다”며 “‘하여튼’은 ‘과거’, ‘상황’, ‘얘기’와 함께 10회 언급됐는데, ‘하여튼’은 ‘무엇이 어떻든’이라는 의미다. 논리를 갖춘 말과는 거리가 멀고, ‘알아서 할테니 너는 그냥 따라와'라는 느낌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는 10일 온라인 전용 '데이터토크'를 통해 “5월 11일부터 7월 8일까지 24차례에 걸쳐 이뤄진 도어스테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많이 쓴 단어는 ‘글쎄(요)’라는 말이었고, '하여튼'이라는 단어의 빈도도 주목됐다”고 분석했다. 그래픽=동아일보/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동아일보는 10일 온라인 전용 '데이터토크'를 통해 “5월 11일부터 7월 8일까지 24차례에 걸쳐 이뤄진 도어스테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많이 쓴 단어는 ‘글쎄(요)’라는 말이었고, '하여튼'이라는 단어의 사용빈도도 높아 주목됐다”고 분석했다. 그래픽=동아일보/굿모닝충청 정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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